얼음의 책

한유주 · 소설
3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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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로>의 작가 한유주가 3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소설집. 2009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에 오른 '재의 수요일'을 포함, 총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유주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지금껏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왔던 사물과 대상의 또 다른 세계를 열어젖혀 보여준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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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나 허구0 너 K에게 흑백사진사 육식 식물 재의 수요일 당신 되살아나다 장면의 단면 서늘한 여름 사냥 막 해설_푸네스의 고독, 셰에라자드의 뜨개질-김형중 작가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모래 위에 곧 사라질 글자들… 서서히 녹아 내려 흔적 없이 지워져갈 나, 너, 당신, 당신들…… 한국 현대소설의 언어를 독창적인 글쓰기로 변주해가는 한유주의 두번째 소설집 지상에는 여전히 그의 이름 붙은 책이 펄럭이고, 누군가 얼음의 책을 읽으며 그의 눈매 그의 미소 그의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들을 기억한다. 사라짐 사라짐으로 저자는 영원히 글 쓰는 자가 된다. 사라지지 않는 문자에 육체를 절여넣고 그는 낡은 외투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최승호, 「얼음의 책」에서 저절로 녹아 사라지는 차갑고 허망한 ‘얼음의 책’, 이 불가능한 텍스트 2000년대 이후 한국 문단에 새롭게 등장한 20대 젊은 작가들 가운데, 소설의 전통적 문법에서 벗어나 단연 독창적인 글쓰기로 주목받아온 한유주가 자신의 두번째 소설집 『얼음의 책』(문학과지성사, 2009)을 펴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문단에 새롭게 등장한 20대 젊은 작가들 가운데, 소설의 전통적 문법에서 벗어나 단연 독창적인 글쓰기로 주목받아온 한유주가 자신의 두번째 소설집 『얼음의 책』(문학과지성사, 2009)을 펴냈다. 황순원문학상후보작(2008)이자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2009)에 오른 「재의 수요일」을 포함한, 총 9편의 단편이 이번 작품집에 실렸다. 첫 창작집 『달로』(문학과지성사, 2006)를 펴낸 지 꼬박 3년 만이다. 2003년 당시 스물두 살의 재학생 신분으로 제3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단편 「달로」)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유주는, 이후 발표하는 소설마다 지금껏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왔던 사물과 대상의 또 다른 세계를 열어젖혀 보여준다. 대상을 관찰하는 익숙한 눈(/시선)의 배반, 일상적 언어로부터의 일탈에서 촉발되는 새로운 감각과 사유,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 텍스트의 다성성은 한유주의 소설을 감상하기 위한 기본 전제에 해당한다. 단어와 문장이 반복, 나열, 부정, 역전을 거듭하면서 직조돼가는, 낯설기 이를 데 없는 그의 소설(/언어) 속에서 화자의 행동과 목소리, 장면의 전환과 배치, 사물의 양태와 변형은 ‘응축’과 ‘폭발’의 과정을 오가며 소멸 직전의 서늘한 미적 감동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그의 소설은 완성된 형태보다는 글쓰기의 과정 그 자체를 중시하고 ‘사물의 편’에 서서 글을 쓰고 또 이미 씌어진 자신의 글을 끊임없이 고쳐 썼던 퐁주Francis Ponge(1899~1988)의 시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경계를 넘어서는 글쓰기의 열망’에 가장 충실하고도 열정적인 작가. 그가 바로 한유주다. "지난 2003년, 2000년대 문학의 수상한 에너지가 한 시대에 새로운 공기를 주입하기 시작하던 무렵, 한국문학은 상상할 수 없었던 한 명의 작가를 발견한다. 그의 소설은 매혹적이고, 모호했으며, 돌연변이적이었다. 그의 소설은 어떤 언어로도 요약될 수 없었으며,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될 수 없는 호환 불가능의 문장들을 뿜어내었다. 작가는 지나치게 젊었으며, 그의 놀라운 등단작이 첫 습작에 해당한다는 사실 등은, 하나의 신화가 만들어지는 극적인 조건들을 만족시켰다. 사람들은 오래고 상투적인 불면 속에서 얼핏 이상한 나라의 그림자를 본 것처럼, 그 존재의 이질성에 놀랐다. 6년이 지난 후, 이 작가가 신화가 된 것은 아니었다. 90년대 이후 한국문학의 모든 신화는 문학시장과 무관하지 않았으며, 이 작가의 소설이 대중적 열광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작가는 한국소설에서 독창적인 어떤 언어를 상징한다. 그 이질성은 물론 현대소설의 장르적 관습으로부터의 배반과 관련되어 있었다. 그 배반의 내용에 대해서는 ‘독백의 다성성’(우찬제), ‘서사시적 성격과 현대적 영성’(허윤진), ‘시적인 것의 현현’(강계숙)이라는 분석이 내려졌다. 2006년 첫번째 소설집 출간 이후, 이 작가는 소설 언어 자체의 자기 분석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면서, ‘부정문의 글쓰기’를 구축한다. 이 작가는 예민하고 미학적 자의식이 강한 예술가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소설 언어 자체가 소설적 탐구의 대상이 되는, 또 다른 변이의 공간을 생성한다. 한국 소설의 유전자 구조로부터 이탈하는 그녀의 소설적 실험은 진행 중이다. 그녀의 이름은 한유주다.” (이광호, 「이야기의 무덤 속에서 글쓰기―한유주의 소설 언어」, 『문학과사회』 2009년 여름호) “흰 페이지들 사이의 적막, 검은 글자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어봐 ‘세계에 대한 묵시록적 관념, 말과 이야기 문화에 대한 혐오, 존재의 야만성에 대한 암울한 성찰, 운문적 특성을 지닌 수사의 원리’ 등으로 요약되는 창작집 『달로』를 통해 소설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흔들어놨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 『얼음의 책』에서, 글쓰기의 과정을 그대로 현전하는 이야기,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행위를 재현한 글의 형태에 맘먹고 집중하고 있다. 일상에서 파악되는 부분과 파악되지 않는 부분들의 틈, ‘현대적 운명’이라 말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과제 앞에 선 존재, 이해할 수 없는 음악이나 추상화를 접했을 때 느끼는 감동과는 사뭇 다른 ‘쾌(快)’,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이 ‘어떤 것’들에 주목하는 한유주의 문장과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우리의 감각이 열리고 새로운 언어의 그림을 그려보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필요하다면 암송과 음독을 통해서라도 그의 소설을 읽고자 하는 마니아 독자들과 평자들의 궁금증과 기대, 그리고 상상력을 늘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켜가며 오늘의 한국 소설을 새롭게 쓰고 있는 작가 한유주. 그의 내일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번째 창작집 『얼음의 책』에서 한유주는 소설 언어에 대한 보다 투철한 자기 분석에 집중한다. 이야기의 선조적 인과성을 버리고, 화자의 정서적 개입을 철저하게 제거하고, 이야기를 통한 인식론적 발견을 완전히 포기한 다음에도 ‘서사’는 남아 있는가? 이 질문 속에서 이야기의 존재론은 글쓰기의 존재론으로 전환된다. 이야기의 인과성이란 시간과 시간 사이의 매듭과 논리적 연결에 의해 구성된다. 하지만 물리적인 시간 자체는 무의미하며, 그 안에는 ‘문법’과 ‘문장’과 ‘단어’가 없다. 장면을 구성하지 않는 것은, 이런 시간 자체의 ‘자연성’ 그 본래적인 무의미성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그것은 사건의 ‘배후’ ‘내막’ ‘전말’을 탐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건의 맥락과 인과성을 밝히지 않을 때, 사건의 인물과 주어들은 지워진다. 유령의 화자, 유령의 글쓰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움직임으로 가지고 있지만,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흔적을 가지고 있지만, 형태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한유주의 소설적 모험은 이야기의 주체화를 끊임없이 저지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구성하지 않고, 이야기의 주체를 비인칭화한다.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지껄이는 사람처럼, 감정의 개입과 의미의 맥락과 장면의 구성을 지워나가는 글쓰기를 밀고 나간다. 궁극적으로는 말하는 자뿐만이 아니라, 보는 자의 시선의 프레임마저 지우려 한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주체, 혹은 시선의 주체는 모두 ‘교활한’ 권력을 소유한다. 기차 속의 시간과 공간을 묘사하는 「막」이라는 소설에서, 묘사의 주체화를 거부하는 글쓰기를 시험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경계, 보는 자가 구성하는 이야기와 보이는 자가 겪는 사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시간과 공간의 궤적을 지워버리면, 그 안에 거주하는 인간들 역시 지워진다. 이야기를 지워버리면, 인간의 얼굴도 지워진다.” (이광호, 「이야기의 무덤 속에서 글쓰기―한유주의 소설 언어」, 『문학과사회』 2009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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