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서양문화의 근원을 찾아 그리스를 간다 호메로스의 양대 서사시를 비롯한 그리스(희랍) 고전들을 통해 그리스의 신화와 역사를 소개해온 서양고전학자 강대진이 그리스 곳곳을 누비며 그곳에서 대면한 유적과 유물들을 이야기한다. 수천년 동안 간직해 온 신화 속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의 장소들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발굴된 오래된 물건들을 꼼꼼히 확인해 가는 여정은 서양문화의 기원을 찾아가는 일종의 그랜드투어로서 그리스를 둘러보도록 안내한다. 서양문화를 근원부터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어디를 꼭 둘러보아야 하는지, 거기에는 어떤 신화와 역사가 서려 있는지, 유적과 유물들을 볼 때 주목할 점은 어떤 것인지 등에 중점이 있다. -- 저자, 「들어가는 말」 중에서 그리스의 문화적 전성기를 생생하게 복원해 본다 문화적 전성기인 기원전 5~4세기 그리스, 희랍 땅에 세워진 고전기의 건축물과 유물들을 중심적으로 보게 된다. 물론 청동기시대의 크놋소스처럼 이전 시기에 세워진 유적이라도 문명적으로 의미있는 유적과 유물들은 함께 살펴본다. 힘들게 찾아간 황량한 신전 터에서 필자는 오래된 땅의 기운을 먼저 느껴보라 말한다. 그런 다음 이전의 완벽한 형태를 갖춘 화려했던 과거 모습을 최대한 복원하여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도록 관련 이미지들을 함께 제시하며 신전의 모습과 쓰임을 이야기한다. 제우스와 헤라, 아폴론과 아테네 등 올륌포스의 주요 신들을 모시던 신전이 어떤 규칙에 따라 자리잡고 지어졌는지 찬찬히 설명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유적지 지도와 평면도, 복원도 등의 도판을 넣어 당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신전을 둘러쌌던 기둥의 개수도 확인해 보고, 기둥을 장식했던 다양한 양식도 구분해 본다. 대체로 지붕의 양 끝에 박공을 갖춘 맞배지붕의 형태로 신전이 지어졌는데, 그 박공과 벽면을 둘러가며 장식하던 메토프 등에 새겨졌던 신과 영웅들의 무용담과 일반 대중들의 생활상을 꼼꼼하게 짚어가며 들려준다. 필자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마치 2500년 전 희랍 땅에 세워졌던 거대한 신전을 마주하고 있는 듯 생생한 복원이 머릿속에서 이뤄진다. 현장에서 유적지를 살펴본 후엔 지역의 고고학박물관으로 가 그곳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확인한다. 시대별, 지역별로 분류법을 일러주고 우선적으로 보아야 할 유물들을 짚어주어 좀더 수월한 박물관 관람이 되도록 돕는다. 또한 함께 간 답사 일행에게 설명하는 듯한 친근한 말투와 작은 소품이라도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독자와 나누려는 필자의 유적 유물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위트있는 설명은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200점이 넘는 칼라 도판과 고대 그리스와 지중해 세계를 보여주는 깔끔한 지도들이 면지와 본문 중에 들어가 독자들의 공간적 이해를 돕는다. 신화와 역사 속 이야기와 마주한다 필자는 호메로스와 헤로도토스, 투퀴디데스, 희랍의 희비극,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오비디우스 등 많은 고전작품 속에 등장하는 관련 내용과 기록들을 수시로 인용하며 유적과 유물의 문학적 역사적 근거를 재확인한다. 예를 들어, 아테나이(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도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는데, 포세이돈과 아테네가 서로 아테나이의 수호신이 되겠노라 경쟁하다가 결국 아테네가 올리브나무를 선물하여 승리하였다는 이야기가 아크로폴리스에 남아 전해지며(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페르시아의 침입으로 아크로폴리스의 건물들이 다 파괴되어 페르시아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시 세운 것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파르테논과 에렉테이온, 프로퓔라이아 등의 건물군이라는 기록과 이후 파르테논과 주요 건물들이 겪은 비운의 수난사도 함께 들려준다. 그러한 신화와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 나서 바라보는 아크로폴리스는 분명 이전과 다르게 다가온다. 그리스를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둘러본다. 먼저 서양 문화의 근원인 희랍(그리스)의 중심 아테나이(아테네)를 1부에서 살펴본다. 아테나이 아크로폴리스와 아고라를 둘러보고, 아크로폴리스 박물관과 국립고고학박물관의 유물들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오래전부터 도시 아테나이의 영향력 아래 있던 아테나이의 주변 도시들을 돌아보고, 3부에서는 유럽 전체에서 가장 먼저 문명이 꽃피었던 크레테를 비롯하여 산토리니, 델로스 등 몇몇 섬들을 돌아본다. 그리고 펠로폰네소스반도(4부)로 돌아와 코린토스운하를 시작으로 아가멤논의 황금가면이 발견된 뮈케나이, 레오니다스의 스파르타와 올림픽제전이 시작된 올륌피아 등을 거쳐, 희랍 본토로 건너가 5부에서 델포이와 도도네, 알렉산드로스의 도시들을 지나 테살로니키로 향한다. 마지막 경유지로 이스탄불을 덧붙여 소개한다. 산속 외딴곳에 숨어 있어 일반인은 잘 가지 않는 신전을 찾아 들어가거나, 햇빛 찬란한 관광지 산토리니에서 화려한 색감의 청동기 프레스코화들을 찾아보는 등 의외의 장소에서 뜻밖의 아름다운 유적을 마주하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이전에 그리스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면, 그때의 여정들을 되짚어 좀 더 심화된 내용으로 다시 떠올려보는 기회가 될 것이고, 또한 감염의 시대가 종료되어 자유로운 해외 여행이 가능해지는 언젠가 그랜드투어로서 그리스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미리 책으로 떠나는 사전 답사여행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