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의 『하워즈 엔드』가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의 98번으로 출간된다. 아카데미 9개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E. M. 포스터의 대표작 중 하나로 E. M. 포스터의 작가적 역량이 절정에 이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워즈 엔드』 발표 당시 영국 문단의 찬사는 대단했으며, 이때부터 포스터의 이름과 함께 <위대한great>라는 수식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그 열기는 포스터 자신이 (로스 디킨슨에게 보낸 편지, 1910년 11월)고 썼을 정도였다. 또한, 만년의 포스터는 자신의 작품 중『하워즈 엔드』를 자신의 최고 작품으로 꼽기도 하였다.
『하워즈 엔드』는 나의 최고의 소설이며 좋은 소설에 근접해 있다. 정교하고 잘 배어든 플롯은 억지스러운 곳이 별로 없으며, 다채로운 등장인물과 사회의식, 위트, 지혜, 개성이 있다.
(비망록, 1958년 1월)
<단지 연결하라>는 특이한 헌사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하워즈 엔드라는 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 어떤 등장인물보다 강력한 위의를 떨치는 집 <하워즈 엔드>를 통해서 현대 사회의 온갖 부서지고 끊어진 것들에 대한 치유를 시도한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세속적인 윌콕스 집안과 이상을 추구하는 슐레겔 집안의 대립과 결합이다. 하지만 윌콕스 집안에서도 세속적이고 성실한 헨리와 세속적이고 무능한 찰스가 대비되며, 슐레겔 집안에서도 이상을 품되 현실을 인정하는 마거릿과 타협할 줄 모르는 이상주의자 헬렌이 서로 충돌한다. 결국 작가는 마거릿이 헨리를 포용하고, 그것을 헬렌이 인정하는 구도 속에서 화해를 이루어 낸다. 낭만적인 열정과 인습의 대립은 포스터의 초기 작품에서 부터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것은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훨씬 원숙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 서로 교차되고 화해하고 갈라지는 수많은 이항들 사이로 포스터 고유의 빛나는 아이러니들이 뿌려지고, 그 위로 영혼의 거처로서의 집과 우산느릅나무라는 상징이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이 작품은 거대하면서도 촘촘하고 아름다운 직조물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