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 전문 저널 「과거와 현재」에 제출된 논문을 기초로 에릭 홉스봄이 엮은 <The Invention of Tradition>(1983)의 완역판이다. 출간 이후 '전통의 창조'와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역사학뿐만 아니라 인접 학문 분야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책이다.
에릭 홉스봄이 쓴 서장을 포함하여, 이 책에 실린 6장의 논문을 관통하는 주제는 '집단적 정체성과 전통의 창조'. 현재의 필요에 의해 과거가 재구성된다는 포스트 모던 사학의 관점에 바탕하여 '전통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상이한 이해관계를 가진 개인과 집단들에게 동질성이 부여되는 과정을 다뤘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유럽. 지은이들은 이 시기에 새로운 국경일, 의례, 영웅, 상징물들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등 '전통의 창조'가 집중적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그로부터 '전통의 발명'과 관련된 정치적 의도를 읽어낸다.
영국의 왕실의례, 웨일즈의 과거 찾기 운동, 프랑스의 국가 및 국경일 지정 등을 예로 들어, 전통의 창조를 통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제,사회,정치적 차이점을 극복하고 '공동기억'에 기초한 '집단적 정체성'을 구축하여 국민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한 정치사회적 의도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