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 책은 『뉴욕 타임스』 금요일판에서 눈여겨봤던 뉴욕 역사걷기모임이나 향토걷기모임에서 발로 뛰어 얻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보신 분들이 지도 한 장 들고 골목골목을 걸으며, 오래된 건물과 그곳 사람들이 간직한 진짜 뉴욕 이야기를 읽어내길 바란다. “마음이 이미 어디론가 떠나 있다면, 그곳 지도를 하나 구해서 방 한가운데 붙여두길 권한다. 모니터 바탕화면에 깔든 프린트해서 식탁 밑에 깔든 수시로 들여다보자. 처음엔 눈에 잘 안 들어오겠지만 조금씩 조그만 거리 이름 하나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언젠가 그 거리를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진짜 여행이란 그 동네 사람이 되어보는 것 “설계를 하려면 아예 그 동네 가서 몇 달이고 방을 잡아야 해. 밤이고 낮이고 할 것 없이 돌아다니면서 완전히 그 동네 사람이 되어야 해.” 저자는 어느 날 학교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된다. 그때까지 머릿속에 도시 설계니 건축에 대한 개념조차 잘 세우지 못했던 그녀에게, 이 말이 변화의 계기를 가져다준다. 저자는 책상 위에서가 아니라 길거리에서 얻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알게 된 건 그때부터라고 말한다. 도시공학을 공부한 저자가 들려주는 세계적인 도시, 뉴욕의 생생한 이야기 저자는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다니다 뉴욕의 대학원에 오게 된다. 그런데 졸업 논문을 쓰던 중, 경기침체가 시작된다. 험한 미국땅에 석사학위 하나 달랑 든 그녀. 인터뷰 자리에 가면 이런 질문만 잔뜩 받았다. “네가 미국을 알고 뉴욕을 알면 얼마나 알겠어?” 저자는 뉴욕에 대해 아는 게 학교에서 배운 지식뿐이었다는 걸 깨닫고, 속부터 뉴욕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녀에게는 학창시절 서울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전통 도시구조를 죽어라 공부한 경험이 있었다. 환경이 바뀌었지만 자기 방식으로 뉴욕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뉴욕 타임스』에서 눈여겨보았던 뉴욕 역사걷기모임이나 향토걷기모임에 나간다. 주말마다 시간표와 동선을 짜서 걷기모임을 몇 탕씩 뛰는 청춘이 시작된 것이다. 백인중장년층 모임에, 동양인은 그녀 혼자였다. 그들이 말하는 남북전쟁의 장군들이나 한국에 번역된 적도 없는 작가 이름을 알아들을 리 없었다. 하지만 미국인도 잘 모르는, 뉴욕에 대한 모든 걸 알겠다는 각오로 공부했다. 뉴욕의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건물들에 숨어 있는 미국 역사와 뉴욕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이런 독자에게 권한다 안나킴이 생각하는 여행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초급 여행자는 자유의 여신상이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가서 열심히 사진을 찍는 사람. 중급 여행자는 센트럴파크의 녹음을 거닐다, 가로등에 씌어진 숫자를 눈여겨보는 사람. 고급 여행자는 뉴욕 지하철 역사에 있는 엄청난 껌 자국을 보면서도 그 연대와 역사를 추정해보는 사람이다. 이 책은 동네 슈퍼에서 장을 보고, 센트럴파크에 누워 반딧불을 구경하는 중급 이상의 단계를 다루고 있다. 그러니, 뉴요커가 아니라 뉴욕 동네 주민의 삶이 여행의 콘셉트인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 동네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에서 그곳을 느끼다 오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책일 것이다. 이 책은 ‘뉴욕’하면 흔히 떠올릴 자유의 여신상이나 소호의 카페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 저자 안나킴은 과감하게도, 그런 여행을 원하는 독자라면 서점에 있는 다른 여행서를 볼 것을 권한다. 그녀는, 남들 다하는 5번 애비뉴 쇼핑이 아니라 숨겨진 골목길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 뉴욕의 어디를, 어떻게 걸을까? 시와 도 개념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주(state)와 시(city) 개념은 낯설기만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뉴욕의 중심부는 뉴욕 주가 아니라 뉴욕 시, 그중에서도 맨해튼을 일컫는다. 뉴욕 시는 뉴욕 주에 포함되는 여러 도시 가운데 하나이고, 맨해튼은 뉴욕 시에 속하는 행정구역인 셈이다. 이 책은 뉴욕, 맨해튼의 걷기 여행 코스를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저자는 뉴욕 맨해튼에서 꼭 한번 걸어봐야 할 열 개 구역을 정해야 했다. 책을 위한 선정은 마지막까지 쉽지 않았다. 어떤 기준으로 특정 구역을 넣고 빼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가 뉴욕의 골목골목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본문에 다 수록할 수 없던 곁가지의 이야기들은 매꼭지의 끝부분에 별첨―저자가 이 책을 쓰게 만들었던 ‘뉴욕 역사걷기여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뉴욕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클린턴 커뮤니티 가든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더하여 뉴욕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했다. 이 책 5쪽의 맨해튼 개념도를 비롯하여 각 장의 시작점에 해당지역의 지도를 넣어 골목골목을 걸을 때 건물의 숨겨진 이야기와 그곳 사람들의 성향을 잘 읽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또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뉴요커도 모르는 뉴욕』은 맨해튼 맨 위쪽의 할렘에서부터 제일 아래쪽의 파이낸셜 디스트릭트까지 차근차근 걸어갈 수 있도록 씌어져 있다. 뉴욕 맨해튼의 역사와 생성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제일 아래쪽인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서 할렘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는 게 맞을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의 뉴욕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서 시작하여 점차 커진 과거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거꾸로 할렘에서 파이낸셜 디스트릭트로 걸어 내려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것이 바로 현재에서 과거라는 시간 속으로, 뉴욕이라는 도시로 깊숙이 파고드는 그녀만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통념을 뒤집는, 열 가지 색깔의 뉴욕 걷기 여행 미국을 여행한 많은 사람들이 흔히 뉴욕을 가리켜 위험하다고들 한다. 미국은 총기사고도 많고 범죄율도 높다는 게 그 이유다. 그중에서도 맨해튼의 할렘은 많은 사람들에게 ‘우범지대’, ‘흑인들의 구역’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일반적인 통념을 뒤집어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1. 변화하는 할렘을 걷다에서는 고정관념으론 여전히 위험하기만 한 할렘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 변화와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걷기 여행을 제안한다. 흑인역사의 위인들 이름이 담긴 길을 따라, 곳곳에 숨은 그들의 일화를 듣는다. 「시스터 액트」에서 볼 수 있었던 열정적인 가스펠이 있는 애비시니언 교회와 마이클 잭슨에 대한 추억이 담긴 아폴로 극장, 마지막으로는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이 세운 멀티플렉스 근처에 있는 흑인 레스토랑 만나스에 들러본다. 2. 유서 깊은 건물을 만날 수 있는 모닝사이드 하이츠는 저자가 공부했던 컬럼비아 대학교가 있는 구역이다. 컬럼비아 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며 그곳에 있는 동상 「알마 마터 상」의 숨겨진 비밀을 엿본다. 걷기 여행의 처음과 중간에는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과 리버사이드 교회에 들러서 건물 곳곳에 숨겨진 예술품을 찾아보기도 한다. 여행의 마지막은 신기한 모양의 그랜트 장군묘를 방문하는 것으로 끝난다. 센트럴파크는 우리나라의 난지도 공원보다 열 배나 클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북단과 남단, 두 파트로 나누어 걷는다. 3. 센트럴파크 북단에서 맛보는 뉴요커의 기분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호수를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저자는 뉴욕으로 여행 온 많은 친구들에게 뉴요커의 기분을 맛보게 하기 위해 그 호수를 걷도록 권한다고 한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에 집까지 걸으며 영부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집트에서 빼앗아 온 오벨리스크가 장식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특이한 건축물인 벨베데레 성, 때로 줄을 잘 서면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