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어른, 방금 소에게 뭐라고 하셨는지요
미련하기가 무학 같다고 했소이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요
요즈음 무학이 새 도읍지를 찾으러 다니는 모양인데 좋은 곳은 다 놔두고 엉뚱한 곳들만 찾아다니니 어찌 미련하고 한심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소 무학 대사는 그 노인이 보통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공손히 합장하며 인사를 올리고 나서 말했다. 제가 바로 그 미련한 무학 이옵니다 제 손견으로는 이 곳이 좋은 도읍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노인장께서 일깨워주셨으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 나라의 천년 대계를 위해 더 좋은 도읍지가 될 곳이 있으면 일려 주십시오
그러자 노인은 채찍을 들어 서북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여기서부터 10리를 더 걸어간 뒤에 주변의 지형을 자세히 살펴보시오 예정말로 고맙습니다. 무학대사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보니 노인과 소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