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지만지한국희곡선집>은 개화기 이후부터 현대까지 문학사와 공연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희곡 연구와 창작을 돕고 공연에 활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합니다. **1990년대 학번들의 대학 시절을 둘러싼 자전적 이야기다. 사회과학 서점 ‘오늘의 책’에서 만난 주인공들이 ‘민족해방(National Liberation)’과 ‘민중민주(People Democracy)’, ‘국제사회주의(International Socialism)’ 진영으로 나눠 싸웠던 시절을 회고하며 1990년대 학생운동권 후일담을 들려 준다. 실제로 서울 신촌에 있었던 사회과학 서점인 ‘오늘의 책’을 배경으로 극이 펼쳐진다. 교수와 불화 때문에 박사과정을 포기한 뒤 냉소적인 소설가로 변모한 현식, 독립영화 감독 재하, 일간지 문화부 기자 광석, 그리고 이들 모두가 사랑했던 유정은 91학번 동기 사이다. 대학 선배 지원과 결혼했던 유정은 지원이 죽은 뒤 사회과학 서점을 열기로 하고 개업 전에 동기들을 부른다. 현식과 재하, 광석이 차례로 서점에 모여 들고, 대학 시절 읽었던 책을 뒤적이며 과거를 회상한다. “80년대 선배들 눈에 우리는 학생운동 흉내 내는 어설픈 후배”였다는 자괴감과 “이제 고작 서른 넘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옛날 책들에 파묻혀서, 옛날 생각이나 하고 살겠다는 거냐”는 냉소가 겹치면서 ‘386 이후 세대’의 윤곽이 드러난다. 이들은 선배들에게는 어설프게 학생운동 흉내 내는 것처럼, 후배들에겐 낡은 정신에 매달려 폭력이나 일삼는 것처럼 비쳐진 중간 세대였다. 연극은 이들 세대가 겪어야 했던 갈등과 그로 인한 상처를 섬세하게 조명했다. 2006년 김재엽이 연출을 맡아 극단 드림플레이가 혜화동일번지에서 초연했다. 당시 4700여 권의 인문사회과학 서적으로 빼곡한 헌책방 ‘오늘의 책’을 무대에 재현해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