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합리적 사고를 포기했는가

버트런드 러셀 · 인문학
3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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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나는 왜 회의주의자가 되었는가? 1장 인간의 꿈과 역사적 사실 2장 과학은 미신의 아들인가 3장 인간의 이성이 우리를 구원한다 4장 20세기 철학의 비판 5장 기계와 감정 6장 행동주의, 가치 문제에 침묵하다 7장 동양과 서양, 행복을 말하다 8장 착한 사람들의 악행 9장 보복주의, 경건주의의 부활 10장 증오심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 11장 우리는 진정 자유로운가 12장 자유의 범위와 그 한계 13장 학교, 자유와 권위의 전쟁터 14장 심리학, 세상을 지배하다 15장 전쟁보다 위험한 신념 16장 희망과 절망, 그 한가운데서 편집자 후기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리 사회는 합리주의를 포기했는가? 17세기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를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의심할 수 있는 모든 존재를 의심하며 회의적 사고를 하는 ‘나’라는 존재를 모든 것의 시작으로 삼은 것이다. 데카르트와 마찬가지로 버트런드 러셀도 《우리는 합리적 사고를 포기했는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기던 모든 것, 체제가 가르치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회의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우리’만이 존재하는 폭력적 사회에서 ‘나’는 실종되고 ‘우리’를 위한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그런데 러셀이 우려한 대로 지금 우리 사회는 마치 ‘나는 느낀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외치며 이성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무비판적 열정과 맹신주의에 빠져 합리적인 사고가 마비된 것이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집권하면 세상이 정말 좋아질까? 러셀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인들이 대중에게 그럴 듯하게 보이는 정책을 채택하느라, 오히려 반드시 채택해야 할 정책은 외면해 그 피해가 대중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사실을 구체적 근거를 통해 증명해 보인다. 또한 정계에서 “국민의 본능적 반응을 일으키는 유일한 호소책은 증오를 통한 것”(172쪽)뿐이므로 결국 증오를 내세운 정책만이 도입될 뿐이라고 러셀은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당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정치적 회의주의자”(172쪽)가 되어 정치 과정을 비판적 시선으로 견제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 정치의 중요성을 지금처럼 광신적으로 믿는 한, 정치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고란 불가능하며, 소련처럼 자유의 부재가 다른 문제로 확대되었을 때 커다란 위험이 초래된다. 어느 정도의 정치적 회의주의만이 이런 불행에서 우리를 구할”(192쪽) 수 있기 때문이다. 착한 순종자가 될 것인가, 못된 회의주의자가 될 것인가? 정치뿐 아니라 종교, 교육, 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성이 사라지고, 합리적 사고가 마비된 우리 사회에 버트란트 러셀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종교가 말하는 대로 당신은 정말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학교가 가르치는 대로 당신의 자녀는 지금 평등한 교육을 받고 있는가?” “국가가 지시하는 대로 당신은 애국심을 생명처럼 여기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이미 ‘착한’ 사람으로 길들어 순종적 인간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러셀이 제안하는 합리적 회의주의란 “모든 관련 사실을 확인하면서 모든 주장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와 의견이 반대인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우리의 편향된 주장을 조정하고, 부적격 판결을 받은 가설은 거리낌 없이 포기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184쪽) 이것은 고대 철학에서 이어져 온, 개인의 내적 평화만 추구하고 모든 가치를 부정하는 허무주의적 회의주의를 넘어 사회변화를 위한 비판력을 기르는 적극적 방법이다. 《우리는 합리적 사고를 포기했는가》에서 러셀은 체제가 우리에게서 어떻게 이성을 빼앗고 어떤 방식으로 체제에 순응하는 착한 인간을 만들어내는지를 예리하고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증명해 보임으로써, 회의적 사고를 하는 길만이 ‘우리’가 아닌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며 결국 ‘우리’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길임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러셀은 이러한 합리적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자신의 회의주의를 뛰어넘어 더 멀리 나아갈 것을 당부한다. 차라리 이기주의자가 되라 한동안 ‘이기주의자가 되자’는 주장을 담은 책이 화제가 되었다. 이기주의자가 되면 개인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제대로 된 이기주의가 세상을 바꾼다는 러셀의 주장을 이어받은 듯하다. 평생 합리주의자로 산 러셀은 합리성이 실용주의나 정신분석학에 의해 “수차례 심각한 비판을 당했지만, 그와 상관없이 삶에 길잡이로서 여전히 중요하다.”(52쪽)고 말한다. 그는 합리성이란, “사실을 판단하는 우리 믿음의 근간이 자신의 기대나 편견 혹은 전통보다는 증거에 있다는 것(56쪽)”이라고 정의한다. 이를 현실적으로 적용해보면, 비이성적인 것은 당장의 욕구에 충실하려다 자신에게 더 중요한 욕구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고, 이성적인 것은 진정으로 이로운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 순간 가장 다급한 욕구만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욕구들을 고려하는 습관인 것이다. 질서가 잡힌 사회에서 타인에게 해가 되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경우는 드물기에, 차라리 “제대로 깨닫고 하는 이기주의가 훨씬 낫다”(60쪽)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기주의란 합리성의 한 덕목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비합리성이 널리 퍼진 이유 동물들과 달리 이성을 갖고 사고하는 인간 사회에 왜 비합리적 확신들이 그토록 널리 퍼졌을까? 러셀은 그 이유를 “인간 본성의 고유한 비이성적인 면과 쉽게 믿는 경향 때문”(187쪽)으로 보았다. 또한 이것은 교육과 선전, 경제적 압박이라는 수단으로 더 강화되고 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사상을 가진 자들에게는 교사 자격증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비이성적 믿음에 근거하고 부나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집중되는 선전”(195쪽)의 권한, 기득권에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경제적 압력(197쪽)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학교, 자유와 권위의 전쟁터 학교에 등교해서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는 모습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서 절망과 희망을 본 러셀은 의무 교육의 기원을 탐색하며 정부 주도의 교육이 실은 “기존 체제를 존중하고, 기존 권력에 근본적 비판을 하지 못하게 하고, 다른 나라를 의심과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게끔”(226쪽) 가르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고 말한다. 자율성을 발휘하게 하는 교육보다는 학교 당국이 인정한 교사들, 부모의 경제 수준에 따라 다른 교육을 받게 되는 아이들, 자식의 성공을 자신의 명예로 생각하는 부모들 때문에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지를 결정할 자유와 스스로 배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은 “아이들을 거대한 사회적 계획을 이뤄낼 ‘재료’, 예를 들어 공장에 필요한 미래의 ‘일손’ 혹은 전쟁 때의 ‘총검’ 같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취급”(242쪽)하기 때문이다. 러셀은 가급적 학교에서 다양한 학문적 이견과 그 근거를 접하고, 역사를 “자국인의 관점을 떠나 외부인의 관점에서 가르쳐야”(240쪽) 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이 한 국가의 국민이 아니라, 고유한 권한과 인격을 가졌으며 그 자체로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교사가 될 자격이 없다.”(242쪽)고 지적한다. “인격에 대한 존중은 교육 문제를 넘어 모든 사회 문제에서 지혜의 시작”(242쪽)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기 러셀은 자신이 지적한 모든 문제의 원인을 도덕의 부재만큼이나 지성의 부재에서 찾으며 이렇게 말한다. “관용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증거 자료를 잘 검토하고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는 주장을 완전히 수용하는 것을 자제하는 습관을 가르쳐야 한다.”(200쪽) 우리의 무지를 깨우치고, 그 깨우침을 통해 더 나은 상황을 창조하자는 합리적 회의주의인 것이다. “이런 교육을 통해 양성된 ‘비판적 회의주의(cynical scepticism)’가 점잖은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아 불한당들의 계획을 더 추진하게 만드는 이상주의적 선전에 휩쓸리지 않게”(200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러셀이 말하는 회의주의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신념의 차이와 그로 인한 행위를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촉구하고,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며, 문제와 사건에 부딪힐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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