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영화의 관계를 현대적 인식의 특징이라는 주제 안에서 탐구한 책이다. 영화 형식이 현대 소설 형식과 결합하게 된 기원과 발달 과정을 살폈다. 오스틴과 스탕달에서 시작된 근대적인, 혹은 사실적인 소설이 19세기를 거치며 어떻게 카메라의 눈과 같은 '구상화된(concretized)' 양식 안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발달해왔는지를 밝혀준다.
플로베르에서 제임스 조이스, 헨리 제임스에서 피츠제럴드, 발자크에스 프루스트, 세르반테스에서 보르헤스에 이르는 영미문학, 프랑스문학, 스페인문학의 명작뿐만 아니라 그리피스, 에이젠슈타인에서 로셀리니와 안토니오니에 이르는 명화들까지, 서구 근대소설과 영화에 걸치는 방대한 인용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했다.
1장에서는 기본적으로 핵심 논점을 소개한다. 조이스와 그의 문학적 선배들의 예술에 나타난 시각화 서사의 필수요소에 대해 논했다. 2장에서는 플로베르의 작품에 나타난 서사 형식의 전개를 고찰했다.
3장부터 7장까지는 이 책이 전개하는 논의의 중심에 해당한다. 여기에서는 조이스를 비롯해 많은 20세기 작가들의 소설에 나타나는 영화적 형식의 다양한 구성요소(우연성, 해부화, 피상성, 몽타주)를 탐구한다. 맺음말에서는 현재의 문화적 상황과 관련하여 소설의 운명에 대해 진단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