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제 죽을지, 어떻게 들려줄까

요하나 헤드바 · 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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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아픈 여자 이론이 한국에 번역돼 소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요하나 헤드바의 첫 에세이집. 만성 질환자, 신경다양인, 장애인, 논바이너리로서 저자는 비장애중심주의가 모든 억압의 이데올로기를 감염시킨다는 사실을, 자본주의는 비장애중심주의 없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낱낱이 폭로한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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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우리가 언제 죽을지, 어떻게 들려줄까 아픈 여자 이론 장애의 폭발 반경 이-인을 위한 변론 쾌차하세요 액티비즘에 대한 단상(또는 실패에 대한 단상) 젊은 의사에게 보내는 편지 소프트 블루스 때려도 돼? 더 프릭 트래시 토크에 관한 단상(또는 공동체에 대한 단상) 지구상의 그 어떤 색보다 더 멀리서 보이는 것: P. 스태프에 관하여 피로 물든 흰 나이트가운들: 키에르-라 재니스의 『정신병 걸린 여자들의 집』에 관하여 그녀, 기타 등등: 수전 손택과 병의 신화에 대하여 야망에 관한 단상(또는 생존에 관한 단상) 헤드바의 「장애 접근 추가 조항」 방에만 있던 날 부드럽다가 단단해진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할망구 총책 감사의 말 옮긴이들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아픈 여자가 말한다 “미래가 어떤 것이든 장애가 있을 것이다” 2016년 한국에 「아픈 여자 이론」(Sick Woman Theory)이 당도했다. 웹진 오프 매거진(off-magazaine)에서 번역해(번역자 허지우) 배포한 이 선언문은 ‘아픈 여자’가 겪는 구조적 취약성을 고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어 외에도 10개국 언어로 번역되며 세계 곳곳에서 「아픈 여자 이론」과 요하나 헤드바라는 낯선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2-3년 뒤, 한국에서도 장애, 아픈 몸, 신경 다양성, 질병 서사, 만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여성과 의학의 관계 등 전방위적인 질병/병에 대한 경험과 비판적 사유가 터져 나왔다. 요하나 헤드바가 다시 한국에 도착했다. 2024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옴니버스 전시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에 단채널 비디오 작품 「모든 두려움은 매혹적이다(협업: 론 에이시)」를 공개하고, 아티스트 토크를 위해 직접 찾아와 한국의 관객 및 독자를 만났다.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음악가, 저술가인 요하나 헤드바는 논바이너리, 만성 질환자, 신경 다양인으로서 이 책을 썼다. 때로는 며칠에서 몇 달이나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겪는 그는 이 책을 쓰는 데에 10년을 쏟았다. 무엇보다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하는 이 책은 고통과 돌봄, 주고받음의 정치, 불구의 시간 등 우리가 장애에 대해 알아야 할 “한 가지 이상”(401쪽)을 낱낱이 다룬다. 언제나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것이 몸 돌봄의 장기 지속을 위해 필요한 인식의 틀을 제시하다 저자는 이 작업의 주체로 ‘여자’란 용어를 택했다. 물론 생물학적 이분법을 거부하는 저자는 “여자라는 정체성이 여러 사람(특히 유색인 여성과 트랜스젠더/논바이너리/젠더플루이드)을 지우고 배제해”왔음을 알지만, ‘여자’라는 용어에는 “여전히 돌봄을 받지 못하는 사람, 이등 시민, 피억압자, 없는 사람(the non-), 아닌 사람(the un-), 못 미치는 사람”(80쪽)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아픈 여자의 위치에서 볼 때 비장애중심적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병이 있는, 만성적으로 아픈, 장애가 있는 상태는 언제나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되거나 극복해야 할 것이 된다. 그렇다면 돌봄 역시 일시적인 것일까? 저자는 몸은 언제나 무언가를 필요로 하며 지원을 요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한다. 이 책은 살아 있는 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돌봄을 필요로 함을 깨닫게 한다. 접근성은 왜 ‘추가’의 문제로 다뤄져야 하는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021년부터 꾸준히 벌이고 있는 서울 지하철 출근길 시위는 시민들이 ‘접근성’ 문제를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저자 또한 「아픈 여자 이론」이 파급되면서 미 전역에서 강의 요청을 받게 되는데, 문제는 접근(성)이었다. 장애를 주제로 토론하는 장소에 엘리베이터나 경사로가 없다든가, 장시간 이동이 불편한 몸에 대한 이해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는 초대 등으로 행사 주최 측과 소모적인 논쟁을 겪어야 했다. 장애 활동가로서 수없이 ‘이메일 싸움’을 겪게 된 그는 아예 「장애 접근 추가 사항」 문서를 작성, 이 책에도 그대로 실었다.(343-350쪽) 돈, 시간, 출장 동안 돌봄 지원, 항공 이동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 숙박, 행사장 접근성, 수어 및 자막 지원 등을 요구하는 이 짧은 문서를 읽는 동안 ‘이렇게나 요구한다고? 이게 가능해?’라는 반발이 손톱만큼이라도 들었다면 이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이다. 이런 ‘부기’가 필요치 않은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장애는 항상 거기에 있으며, 질문은 만약이 아니라 언제 그것이 당신에게 도착할지가 되어야 한다. 장애는 어떤 정치적 정체성과도 다르다. 이 행정의 모든 이가 언젠가 퀴어가 되거나 비백인이 되거나 여성이 되거나 식민지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은 될 것”(30쪽)이기 때문이다. 접근(성) 문제에 나중은 없다. 들려줄 수밖에 없는 운명과 들려주겠다는 의지 들려주다(tell)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다. 누군가가 듣고 있음이 확실한 말하기. 방 안에서, 침대 위에서, 입원실에서 혼잣말을 하는 것, 신음을 흘리는 것, 비명을 지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마주 앉을 수 있는 모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살아 있음에 대한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인칭 주어로 쓰였지만 혼자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저자는 말한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노력만큼이나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또 반대로 나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다른 사람이 쓴 듯 읽으려고 노력했”으며, “오랫동안 거부되어온 이야기들을 ... 들려주는 것이 더 적은 삶이 아니라 더 많은 삶을 만들냈음을 깨달았다.”(45쪽) 이 책의 수용력은 남다르다. “이것은 날 위한 글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이 글은 날 위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모을 수 있을지 모르는 어떤 “우리”를 위해, 첫 페이지에서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지금 여기에 있는 바로 그 누군가를 위해, 이 책은 지금까지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427쪽) 본문 디자인에 대해 이 책의 본문 디자인은 고령자, 노안 등 시력 저하를 겪는 이, 저시력자 등 시력 약자를 고려하는 시도를 했다. 서체는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개발한 KoddiUD 온고딕을 주로 사용했다. 세리프가 없는 고딕체가 덜 복잡하게 보여 가독성이 높다고 한다. 접근성을 위한 제안에 따르면, 글자 크기는 보통 13-14포인트여야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른 단행본보다 약간 큰 10.8포인트로 타협했다. 글줄의 시작과 끝이 명확한 오른끝 흘리기와 단락 구분이 상대적으로 뚜렷한 내어쓰기를 택했다. 원서의 이탤릭을 이탤릭 그대로 따르거나 단순히 다른 서체로 바꾸지 않고, 검정색 바탕에 흰색 글자로 구분한 것 역시 색상 반전을 통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러한 설명을 하는 것조차 ‘비장애중심주의적’임을 알고 있다. 저시력자를 위한 디자인이 기본값이었다면, 안경 정도로 시력 교정이 가능한 이들이 낯설어할 이 디자인에 대한 부기는 필요 없었을 것이다. 저자가 물었듯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3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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