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의 시간

조은정 · 소설
2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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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1부 - 미나의 시간 - 오늘의 종착지는 따뜻한 온기 - 1인분의 사랑 - 길고양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 수수께끼를 푸는 심정으로 - 카프카의 시간 - 이제는 안녕이라고 말해야겠어요 - 새로운 신호를 감지했습니다 - 너의 세계에서 여전히 - 운명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두드렸다 - 끝나지 않은 계절 속 우리는 2부 -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을 기억해 같이 음악 들어주는 사람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을 기억해 29살의 겨울 편지 핑크색 양말 그로부터 아주 먼 훗날 모기 안녕 3부 - 바다 고양이 어떤, 진실 같은 것 파인애플 바다 Ⅰ 바다 Ⅱ 인스타그램 사진을 영화로 만들어드립니다. 작가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그 시절 우리가 두고 온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살아가는 것들에 대해, 불멸하는 것들, 좋아했던 것들, 그런 것들에 대해. 누구에게도 차마 얘기할 수 없는 오늘에 대해.” 이토록 사랑스러운 이야기라면 언제든 환영해. 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기록했다. 애틋한 연애 소설부터 각양각색의 짧은 소설들까지 따스하고 다정한 열다섯 가지 시선. 2020년 대구시립극단 10분 희곡 공모전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최고점을 받으며 당선된『당신의 베를린』의 작가 조은정이 첫 소설집을 선보인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여자의 애틋한 러브스토리 「미나의 시간」과 지난 5년간 문예지 베개에 발표했던 3편의 짧은 소설「같이 음악 들어주는 사람」, 「핑크색 양말」, 「바다」를 포함해 총 15편의 소설을 묶었다. 1부 「미나의 시간」은 중편소설로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여자, 미나의 이야기다. 소설은 작가를 꿈꾸는 미나를 화자로 내세워 평범한 현재 속에서 과거 연인과 즐거웠던 한 때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미나는 소개를 받은 남자와 새로운 만남을 이어나가지만 매 순간 그 애와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만드는 동시에 그러한 자신의 내면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그녀는 프라하에 함께 가자고 했던 그 애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프라하행 열차에 올라탄다. 거기에서 작가는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여성의 감정선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했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진정한 인연을 찾는 여정을 생기로운 서술과 반짝이는 청춘의 시간들로 그려낸다. 2부와 3부는 모두 한강이 배경인 짧은 소설들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실연의 아픔을 지닌 사람 「같이 음악 들어주는 사람」, 진실을 말할 수 없는 통역가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을 기억해」, 귀신을 보는 사람 「29살의 겨울」 뿐만 아니라 고양이 「고양이」, 모기 「모기」, 양말「핑크색 양말」까지 다양하다. 작가는 생을 지속시키는 다정한 시선으로 익숙한 한강 풍경들을 바라보며 주변에 희망이 있음을, 여전히 행복은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처럼 2부, 3부의 짧은 소설들은 꽤나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허구의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작가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곳곳에 드러나는 현실의 파편들이 작품의 전체적인 환상성과 맞닿으면서 각각의 눈부신 순간을 선물한다. 마음을 두드리는 애틋한 연애소설 「미나의 시간」, 한강을 배경으로 한 짧은 소설 열네 편. 그리고 작가가 직접 촬영한 꽃 사진까지 다채로운 서사가 인상적. 표제작 소설 「미나의 시간」은 이별을 경험한 여성 내면의 흐름에 집중하면서 그녀가 지나온 겹겹의 계절을 섬세히 그려냈다. 작가는 눈부시고도 아릿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을 통해 사랑으로 아파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며 그들을 따스한 세계로 인도한다. 또한 오랫동안 꽃을 응시하며 찍은 작가의 사진들은 소설의 온도를 높인다. 운명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불쑥 찾아오는 것을 나는 경계하고 또 경계했다. 어쩌면 지금껏 그 애로부터 쌓아온, 내가 만든 모든 의미가 한순간에 사라질까 봐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내게 다가온 운명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그 애와의 시간 속 아무 의미 없던 것들에 나는 이름을 붙이고 또 생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그 애의 세계 속에서 매일 나무 한 그루씩을 심었다. 마침내 나무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것을 천천히 지켜보면서 속으로 기뻐했다. 언젠가 그 애가 이곳에 찾아와 우거진 저 나무들을 마주하게 되리라.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오만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어느덧 고개를 돌려보니 내가 서 있던 그 애의 세계는 거대하고 울창한 숲이 되었다. 나의 운명은 지도를 들고 이 숲을 개척해나가는 것. 그리고 동시에 그 애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온전한 나의 길을 찾는 것. 문득 프라하에 함께 가자고 했던 그 애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그 시절 끝내 이루지 못했던 우리의 약속이 지금 내 앞으로 굴러온다. 나는 그것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그것은 어떤 맑고 애틋한 빛을 담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한없이 푸른색이기도 했다. 고심 끝에 그것을 잡기로 마음먹었다. - <미나의 시간> 124p 생경함 대신 익숙함으로, 경쾌한 문장으로 서술된 산뜻한 이야기들. 세계를 확장시키는 힘. 열네 편의 짧은 소설은 모두 한강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익숙하면서도 다채로운 서사가 돋보인다. 재기발랄한 문체로 섬광처럼 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에게 안개가 걷힌 아스라한 생의 풍경을 선사한다. 나는 버스가 지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웃으려고 노력했다. 얼굴이 조금 일그러진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손도 흔들었는데 잘 찍혔으려나. 740번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내가 온전히 잡을 수 없었던 과거의 어떤 시간들처럼. 마음 붙일 곳 없던 요즘에 불씨 하나가 튀어 연기가 피어올랐다. 점차 해가 기울어지자 윤슬이 한강 전체를 감쌌다. 사방에서 플래시를 터트리듯 아른거리며. - <안녕> 225-226p 물살을 가르며 천천히 나아가는 일. 세상에 무엇 하나 하찮은 존재는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나는 끊임없이 물방울 사이로 미끄러지고 부딪혔다. 어떠한 기약도 없이 최선을 다하는 삶에 대해. 드넓게 펼쳐진 바다에 다다르기를. 그리고 바다를 꿈꾸는 일은 멈추지 말 것. 물속에 떠다니는 분절된 문장을 잡아 가파른 호흡으로 내뱉었다. 들을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 2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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