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들의 기록

김진영 · 에세이
7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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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피아노>가 나온 지 햇수로 5년이 지났다. 저자인 김진영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5년이 되어간다. 그사이 철학자 김진영의 이름은 <아침의 피아노>라는 파란 희망 버스를 타고, 우리의 책장마다 오래 머물렀다. 이 마음에서 저 마음으로 무해하게 이야기되었다. 매년 한 권씩 이어서 출간된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 <상처로 숨 쉬는 법>은 각각 “저 먼 이별의 끝에서 뒤늦게 도착한 별사(別辭)”(김연수 소설가)이고, “막막한 사막의 세계 앞에 수로를 터지게 하고”(이병률 시인), “혼곤한 세상을 사느라 우리 안에 깊숙이 은폐된 결핍을 마주 보게 하는”(김겨울 작가) 글들로 곁에 남았다. 이 모두 선생이 남긴 좋은 책이었지만 <아침의 피아노>를 읽고 난 우리에겐 생활의 빗금 같은 캄캄한 갈증이 느껴지던 것도 사실이다. <아침의 피아노>를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만났던, 순수하고 정갈한 마음을 많은 독자가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 했다. 김진영 선생의 미발표 글들을 엮은 이번 산문집 <조용한 날들의 기록>이 그 갈급을 조금은 달래주리라. 철학자로서, 필경사로서, 한 존재로서 더없이 깨끗하고, 정당하게 분노하고, “예민하고 무덤덤한” 아름다운 단어들로 삶 귀퉁이에 조곤조곤 들어앉던, 우리가 사랑했던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들로 꽉 채워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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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기쁨을 생각한다 다시 사랑의 마음을 기억한다 한 문장 앞에서 오랫동안 멈춘다 가장 단단한 손으로 적어 내려간 미덥고 나울나울한 조용한 날들의 기록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 《상처로 숨 쉬는 법》 철학자 김진영 선생의 미발표 산문집 술 먹지 말 것, 담배 피우지 말 것, 꽃을 꺾지 말 것, 잔디에 들어가지 말 것, 쓰레기 버리지 말 것, 음식을 가져와 먹지 말 것, 개에게 용변을 누이지 말 것…… 그러나 오늘 아침 공원의 경고판 위에는 하얗게 눈이 덮였다. 모두 지워지고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다. 금지의 문장들은 백지가 되었다. 아직 아무도 그 위에 문장을 쓰지 않았다. 그 앞에 선다. 그런데 무엇을 쓸 것인가. _본문에서 《아침의 피아노》가 나온 지 햇수로 5년이 지났다. 저자인 김진영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5년이 되어간다. 그사이 철학자 김진영의 이름은 《아침의 피아노》라는 파란 희망 버스를 타고, 우리의 책장마다 오래 머물렀다. 이 마음에서 저 마음으로 무해하게 이야기되었다. 매년 한 권씩 이어서 출간된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 《상처로 숨 쉬는 법》은 각각 “저 먼 이별의 끝에서 뒤늦게 도착한 별사(別辭)”(김연수 소설가)이고, “막막한 사막의 세계 앞에 수로를 터지게 하고”(이병률 시인), “혼곤한 세상을 사느라 우리 안에 깊숙이 은폐된 결핍을 마주 보게 하는”(김겨울 작가) 글들로 곁에 남았다. 이 모두 선생이 남긴 좋은 책이었지만 《아침의 피아노》를 읽고 난 우리에겐 생활의 빗금 같은 캄캄한 갈증이 느껴지던 것도 사실이다. 《아침의 피아노》를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만났던, 순수하고 정갈한 마음을 많은 독자가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 했다. 김진영 선생의 미발표 글들을 엮은 이번 산문집 《조용한 날들의 기록》이 그 갈급을 조금은 달래주리라. 철학자로서, 필경사로서, 한 존재로서 더없이 깨끗하고, 정당하게 분노하고, “예민하고 무덤덤한” 아름다운 단어들로 삶 귀퉁이에 조곤조곤 들어앉던, 우리가 사랑했던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들로 꽉 채워진 채. 암 선고 전 7년, 1348편의 단상 새의 발자국처럼 남겨진 마지막 선물 죽음 앞에서 삶의 모습을 단정한 필치로 기록한 《아침의 피아노》, 이별에 대한 미학적 성찰을 담은 《이별의 푸가》, 비판적 통찰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본 《낯선 기억들》, 열여덟 번의 아도르노 강의를 엮은 《상처로 숨 쉬는 법》에 이어 김진영 일기 산문의 마지막 책으로 출간된 《조용한 날들의 기록》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암 선고를 받기 전 선생이 블로그, 페이스북, 개인 노트 등에 기록한 글 중 1348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선생은 아침 시간의 사색과 저녁 시간의 산책, 골방에서의 책 읽기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 안에 자신의 생활을 투영시킨다. 철학과 문학의 힘으로 멂과 가까움, 안과 밖, 가난과 부유, 아름다움과 결핍, 침묵과 소란 사이의 조용한 일상을 가볍게, 때론 진솔하게 기록하고 사유해낸다. 김진영이 남겨둔 마지막 문장들은 새의 발자국 같다. 앙상하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 때가 많다. 그의 사유가 포로롱 날아갈 때마다 발자국은 거기 멈춰 있었다. 0킬로그램의 무게로 꽉 채운 그의 문장들에 손을 갖다 댄다. 그 무엇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장악하려 하지 않았던 문장들. 황홀하고 관능적이다. _김소연(시인) 우리는 선생이 어떤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는지, 어떤 마음으로 일어나 어떤 마음으로 잠드는지, 누구와 만났고 누구와 헤어져 결국 혼자 어디로 걸어가는지를 훔쳐보면서, 어느 날은 늙어지기도 어느 날은 젊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기쁨을 생각하는 법을, 사랑의 마음을 기억하는 법을, 한 문장 앞에서 오랫동안 멈추는 법을 익힌다. 사랑이야말로 믿음을 넓히는 일이라는 것도.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조용한 날들의 기록》 속 선생의 모습은 《아침의 피아노》에서의 모습과 꽤 많이 닮아 있다. 아니,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의 모습이 조금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아침의 피아노》 속 선생이 삶의 고통 앞에서도 초연한 바늘 끝 천사의 모습이었다면,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그는 한낮의 나태자이자 슬픔이란 이름의 용기를 알고 있는 멜랑콜리커(Melancholiker), 행복과 사랑의 막역한 인우(鄰佑)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선생은 때때로 우울하고 외로워 보이지만, 용기 내어 삶을 이어가려는 마음을 결코 잃지 않는다. 그 모습은 꼭 오늘도 출근길 전철에 몸을 맡긴 채 힘없이 흔들리면서도, 온 마음을 다해 꼿꼿이 서 있는 우리의 모습 같다. ‘우리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우리의 날들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하고 생활인으로서 우리가 늘 궁금해했던 질문들은 《조용한 날들의 기록》을 읽으면서 점차 바뀌어간다. 새롭게 우리 발치에 놓인 질문은 이렇다. ‘우리는 어떤 날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선생의 가장 마지막 책일 이번 산문집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 그 답이 들어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답을 들고 열심히 살아간 뒤엔, 아주 멀리서 불어온 바람처럼, 선생의 이 질문에도 선뜻 답할 수 있지 않을까.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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