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무관심 속에 버려진 다락방 타자기의 낡고 오래된 것들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사랑스러운 글과 그림으로 담아 낸 명작!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 대표적인 사무기기였던 수동 타자기를 중심으로 삼대에 걸친 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의 홍보를 담당하는 펄은 업무에 도움을 받고자 타자기를 구입한다. 그로부터 20년 후, 펄의 딸인 페넬로페는 같은 타자기로 시를 써서 문학상을 받는다. 그러나 이후 첨단 기기인 컴퓨터의 등장으로 타자기는 다락방 구석을 차지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또다시 한 세대가 바뀌고, 페넬로페의 아들인 파블로는 급한 숙제를 해결하고자 아빠의 노트북을 사용하지만, 자료를 찾는 도중 노트북이 고장 나고 만다. 페넬로페는 불현듯 다락방 구석에 있는 타자기를 떠올리고 아들을 다락방으로 이끄는데……. 과연 오래된 타자기는 파블로의 숙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까? 다락방에서 소환한 과거, 현대와 만나다 첨단 기기가 보편화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낡은 기기나 오래된 방식이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재치 있는 이야기로 담아낸 그림책이다. 글을 쓴 피터 애커먼은 극작가이자 배우, TV 프로듀서 겸 작가로, 2002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각본을 쓴 바 있다. 그 외에도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무비 2>의 각본을 쓰는 등 누구보다도 어린이들의 정서를 잘 읽어내고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방법을 아는 작가다. 그는 이번 그림책에서 삼대에 걸친 가족사의 한가운데로 60년은 됐을 법한 낡은 수동 타자기를 소환해낸다. 이로써 단순한 것이 최고의 도구가 될 수 있으며, 도구가 유용하게 사용되기 위해 반드시 첨단기술이 적용돼야 하는 것은 아님을 깨닫게 한다. 이 그림책의 미덕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거나 사라져가는 것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결국 가족사 전체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린이와 부모 혹은 조부모 세대가 함께 읽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자녀나 손주들에게 지나간 것들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그것이야말로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삼대에 걸친 다인종 가족이 이뤄내는 아름다고 가슴 뭉클한 하모니! 어린이와 부모, 조부모 세대가 꼭 함께 읽어야 하는 책! 이 책의 주인공은 삼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 모두이다. 더구나 다인종으로 구성된 가족이다. 다문화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도 낯설지 않은 모습이며, 어린이들에게 문화의 다양성 혹은 낯선 문화와 공존하는 법을 깨닫게 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페넬로페 가족의 역사는 책 전체를 아우르는 커다란 흐름이다. 멋쟁이 커리어우먼이었던 펄은 어느덧 뚱뚱한 할머니가 되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잔디에 물을 주고, 문학가 기질을 타고난 그녀의 딸 페넬로페는 네 명의 아이를 키우는 주부가 되어 있다. 페넬로네의 집 거실 벽면은 가족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다. 아이들로 북적대는 집에서 1세대인 펄 부부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줬으리라. 사라지거나 잊혔거나 낡은 것들은 우리에게 아쉬움과 상실감을 준다. 하지만 여전히 그것들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많은 추억과 의미들로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한다. 오래된 타자기가 그렇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손주에게 타자기를 물려준 1세대 펄도 그렇다. 무심한 듯 치밀한 맥스 달튼의 삽화가 주는 재미 세계적인 그래픽 아티스트 맥스 달튼의 드라마틱한 디테일은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첫 장을 장식하는 수동 타자기의 등장도 예사롭지 않지만 1960년대를 살았던 펄의 복고풍 옷차림과 머리 모양, 금전출납기 등 그 시대의 상점 풍경, 1990년대 들어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3.5인치 플로피 디스크의 등장을 알리는 광고가 이채롭다. 이와 함께 한 세대가 바뀌었음을 암시하는 이층 단독주택의 소소하지만 상징적인 변화는 한 집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페넬로페 가족이 차지하게 된 이층집은 벽면을 새로 칠하고 출입문도 밝은색으로 바꿨다. 집의 경계를 나타내는 담장도 없앴다. 모르긴 몰라도 페넬로페의 아들 파블로는 그 또래 아이들이 다들 그렇듯 장난꾸러기임이 틀림없다. 물구나무를 선 채로 케이크는 먹는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러나 숙제라는 급한 불을 꺼야 하는 파블로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고장 난 노트북 대신 엄마가 찾아낸 타자기로 숙제를 해결하자 내내 굳어 있던 파블로의 표정은 환희에 차 있다. 단지 입술선 하나로 이러한 변화를 극적으로 표현해내는 맥스 달튼의 노련함이 빛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빈티지한 색감과 유머러스한 디테일로 많은 이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맥스 달튼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전시회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이 63빌딩 63아트 미술관에서 오는 2023년 10월 29일까지 개최되니 꼭 방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