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다크 버네사

케이트 엘리자베스 러셀 · 소설
5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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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크 버네사 _009 감사의 말 _537 옮긴이의 말 _541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제는 세상이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을 차례다. “한 다발의 다이너마이트 같다.” 스티븐 킹(소설가) <뉴욕 타임스>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어린 여자애를 해치려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요? 어린 여자애가 그 일을 극복하려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요? 둘 중 누가 더 강한 사람일까요?” 십대 시절 데뷔해 스타가 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피오나 애플이 어느 인터뷰에서 했던 이 말은 『마이 다크 버네사』를 관통하는 중대하고 핵심적인 질문이다. 소설가 케이트 엘리자베스 러셀의 장편소설 『마이 다크 버네사』는 열다섯 살에 사립 기숙학교의 남자 교사와 성적인 관계를 맺게 된 주인공 버네사가 이후 십여 년의 세월에 걸쳐 그와의 관계가 사랑과 애정이 아닌 교묘한 강압과 폭력에 의해 작동해왔음을 자각하게 되는 과정을 고통스러울 만큼 생생하고 대담하게 그려낸다. 2018년 하퍼콜린스 출판사의 임프린트인 윌리엄모로가 거액의 선인세를 지불하며 판권을 산 이 화제의 데뷔작은 2020년 출간되어 소설가 스티븐 킹으로부터 “한 다발의 다이너마이트 같다”는 평을 들으며 단숨에 〈뉴욕 타임스〉와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남성 권력자들이 자행한 성범죄와 성적 학대에 대한 고발과 폭로가 이어지는 현실의 맥락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았으나, 소재의 시의성과 별개로 한 소녀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번민과 모순을 한 치의 타협 없이 과감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해내는 필력, 이야기의 진성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서사적 긴장감과 속도감을 유지하는 능력은 그 자체로 작가의 탁월한 문학적 재능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믿어주고 이해해주지 않았던 현실의 돌로레스 헤이즈들과 버네사 와이들을 위하여” 케이트 엘리자베스 러셀은 이 소설을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집필했다. 어린 소녀와 성인 남성의 성적인 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문학사에서 걸작으로 손꼽히는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러셀은 열네 살에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돌로레스 헤이즈, 일명 롤리타라는 소녀가 겪는 슬픔과 절망에 공감했고, 소설의 화자인 험버트가 롤리타에게 가하는 성적 대상화가 대중문화나 현실 속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열여섯 살에 본격적으로 한 여학생과 남자 교사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것이 작가로서 러셀이 내디딘 첫발이자 『마이 다크 버네사』의 시작이었다.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러셀은 메인대학교 파밍턴 캠퍼스와 인디애나대학교, 이어 캔자스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는 동안 수많은 참고 자료를 찾아보고, 다양한 시점과 형식을 시도하며 버네사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다듬어나갔다. 원고를 읽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큰 힘이 되기도 했지만 때로는 좌절을 안기기도 했다. 남교사로 인해 끊임없이 상처받으면서도 그와의 관계를 놓지 못하고, 때로는 쏟아지는 비난에 맞서 그를 옹호하는 버네사를 몇몇 지인들은 답답하고 불쾌한 주인공이라 평하며 캐릭터를 수정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러셀은 서사적 통쾌함을 위해 진실로 가는 버네사의 느리고 힘겨운 과정을 잘라내거나 매끈하게 다듬고 싶지 않았다. 결국 열다섯 소녀가 서른두 살의 성인이 되는 동안 이어졌던 억압과 학대의 역사, 그리고 마침내 남교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되는 오백여 페이지의 기나긴 과정은 오로지 버네사의 시선으로만, 버네사의 일인칭시점으로만 서술된다. 그리하여 이 이야기에 얼마나 많은 비극과 좌절과 실패가 있든, 버네사가 누군가에 의해 얼마나 대상화되고 타자화되든, 작가와 독자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가 이 이야기의 유일한 ‘주인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이것은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버네사 와이의 이야기다 서른두 살 버네사 와이의 삶은 엉망이다. 호텔 안내 데스크에서 하루종일 고객들을 상대하는 일은 진이 빠지고, 퇴근하고 나면 술과 마리화나에 잔뜩 취해 잠드는 게 일상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사실 버네사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스트레인의 교실로 걸어들어가던 그 순간부터라는 것을.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녀가 움켜쥐고 있는, 그녀를 움켜쥐고 있는 그 비틀린 관계 때문이라는 것을. 하지만 아니다, 버네사는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성범죄 사건들은 그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스트레인은 사회적 권력을 이용해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그 수많은 남자들과는 다르다. 그들과 달리 스트레인은 버네사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랬을 것이다. 아마도. “그에게 그렇게 말한 적은 없지만 가끔은 스트레인이 내게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인 것 같다―나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조립하는 것.” _본문 131쪽 그 일이 시작된 건 17년 전, 버네사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00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개학을 맞아 브로윅 사립학교 기숙사로 돌아가는 열다섯 살 버네사의 마음은 무겁다. 1학년 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유일한 친구였던 제니와는 인사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고, 이제 학교에서 그녀는 외톨이 신세다. 버네사의 유일한 취미이자 위안은 글쓰기이지만, 과연 자신이 정말 소질이 있기는 한지 의문이다. 그런 와중에 버네사는 조금 특이한 선생님을 만난다. 수업 첫 시간에 불쑥 비속어를 내뱉으며 학생들에게 당혹감을 안기는 덩치 큰 문학 교사 제이컵 스트레인. 매끄러운 언변으로 시와 소설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늘어놓는, 좀 거만하지만 똑똑한 선생님. 그리고 대학 입시를 위해 올해는 클럽활동을 해야 한다는 지도교사의 조언으로 떠밀리듯 찾아간 문예창착 클럽에서, 바로 그 스트레인 선생님이 버네사를 반긴다. 그는 버네사의 옷차림에 대한 칭찬으로, 그녀가 쓴 글에 대한 찬사로, 점점 버네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들이 점점 가까워지던 어느 날, 스트레인은 수업시간에 버네사를 교실 뒤쪽 자신의 책상으로 불러서 옆에 앉히고 그녀의 글을 첨삭하며 말한다. “네가 쓴 글을 보니 너도 나처럼 어두운 로맨티스트란 걸 알겠어. 너도 어두운 걸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무릎을 만진다. 버네사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고, 정신이 몸밖으로 이탈하는 감각을 느낀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썰물처럼 교실을 빠져나갈 때, 버네사는 이제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영원히 달라졌다고,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느낀다. 하지만 스트레인은 그러한 고립감을 자극하며, 버네사가 외로운 건 그녀가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평범한 아이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특별함을 이해해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암시와 함께. 지금까지 다른 학생들에게는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선생님의 고백을, 그러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그녀를 망치고 말 거라 이야기하는 그의 망설임을, 버네사는 순수한 애정이라고 믿어버린다. 버네사는 그에게 점점 더 많은 것을 허락하고 내어준다. 결국 스트레인이 그녀의 삶 전체를 장악해버릴 때까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버네사는 더이상 그때의 어린아이가 아니지만, 여전히 스트레인 앞에서는 무력한 열다섯 살 소녀가 된다. 스트레인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희생이 무의미해지는 것을 견딜 수 없기에 버네사는 더욱더 그와의 관계에 매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SNS에 스트레인을 성적 학대 혐의로 고발하는 브로윅 졸업생의 글이 올라와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다. 물론 스트레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버네사는 그의 말을 믿는다. 믿어야만 하기에 믿는다. 믿지 않는다면, 오로지 스트레인의 이야기에 의해 지탱되어온 자신을 삶을 전부 부정해야 하니까. 그럼에도 버네사는 알고 있다. 그 위태로운 믿음이 무너지고, 잔인하고도 명백한 진실을 마주해야 할 날이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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