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니체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자신만의 포스트-근대 철학의 경지를 개척했던 질 들뢰즈의 행동학이 제안하는 ‘되기devenir’ 개념에 착안하여 페미니즘적 입장에서 그 실천적 의의를 규명해낸 페미니즘 철학서 한 권이 출현했다. 『여성-되기: 들뢰즈의 행동학과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되기’ 개념의 윤리적 의미와 정치적 함의를 샅샅이 살필 뿐 아니라, 그것이 페미니즘 주체화와 교차하는 위치를 조명함으로써 동시대 페미니즘을 여성만의 운동이 아닌 연대의 정치운동으로 제시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것은 차이를 역량으로 삼고 체현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집합적 여성 주체의 가능성을 탐구한 로지 브라이도티의 논의까지를 통과한 결과이다. 페미니즘 철학을 철학의 여러 분과 중 하나로나 간주하는 척박한 풍토에서 페미니즘 철학이 단지 안티의 수준을 넘어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새로운 세계를 발명할 인식의 무기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을 보여 주는 값진 성과이다. 게다가 학술서이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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