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세기, 왜 인간은 아직도 이상한 것을 믿는가?
미국 성인의 52퍼센트가 점성술을 믿는다. 42퍼센트는 죽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답했다. 35퍼센트가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실제로 심령현상을 겪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67퍼센트였다. 종교와 관련해서는 미국 성인의 96퍼센트가 신의 존재를, 90퍼센트가 천국의 존재를, 79퍼센트가 기적을, 72퍼센트가 천사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이런 여론 조사 결과에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많은 언론들이 놀라움과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수치는 해를 거듭하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 사회와 학교, 대중 매체를 점령하고 있는 모든 “이상한 것들”을 다룬다. 자신이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믿는 사람들, 사람의 마음을 읽고 미래를 예언한다고 주장하는 심령술사들, 과학의 허울을 쓴 창조론자들, 홀로코스트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인종 간에 우열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
마이클 셔머는 이러한 이상한 믿음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로 이성을 내세운다. 그는 비합리주의와 맹신이 가져온 역사의 비극에서 우리를 구하는 열쇠는 바로 과학을 도구로 삼은 회의주의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미국 대중들은 선도하는 데 앞장서 온 셔머의 대표작을 통해 우리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는 최선의 무기를 얻게 될 것이다.
무엇이 이상한 것인가?
이 책은 과학과 사이비 과학, 역사와 사이비 역사를 구분하고 그 차이를 다룬다. 심령술사들과 초감각 지각(ESP), UFO와 외계인 납치, 유령과 흉가는 불안한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사회의 도덕적 공황과 집단 히스테리는 마녀 광풍을 낳는다. 17세기 악마 숭배와 아동 성학대 등의 죄목으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고발했던 마녀 광풍이 오늘날에도 똑같이 재현된다는 사실은 섬뜩하기조차 하다. 과학의 권위를 빌리려는 창조론자들은 공립학교에서 소위 “창조과학”과 진화과학을 똑같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대량 살상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 미국 백인이 미국 흑인보다 아이큐가 15점이나 높다고 생각하는 인종주의 학자들과 함께 이런 주장들은 사회에 해를 가져온다.
이 책에서 셔머는 이런 “이상한 믿음”들을 보여 주는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그런 믿음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과학적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상한 것#1 노아의 대홍수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다?
“노아의 대홍수”가 역사적으로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창조론자들 이다. 40일 동안 폭우가 내려 전 세계가 잠겼다. 노아가 모든 동물을 암수 한 쌍씩 방주에 태웠다. 현재 지구상의 생물은 모두 이 대홍수 때 방주를 타고 살아남은 인간과 동물들의 후예이다. 과연 참일까?
마이클 셔머는 이들이 신화나 종교를 과학으로 바꾸려는 어리석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수백만 종에 이르는 생물들을 각각 둘씩 짝지어 길이 약 137미터, 폭 23미터, 높이 14미터짜리 배 한척에 몰아넣는 일이 가능하기나 할까? 동물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포식자 전용 갑판이라도 만들었단 말인가?
이상한 것#2 심령술사들은 죽은 사람과 대화하는 영적 능력을 가졌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최초로 심령술사가 출연했다. 오프라 윈프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심령술사 는 250명의 방청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심령술사는 어떤 중년 여성이 보트 사 고로 남편을 잃은 것을 맞추어 낸다. “남편은 당신을 아직도 매우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는군요.” 여자는 울음을 터뜨리고 방청객들이 술렁이며 감탄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 심령술사는 정말 죽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영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마이클 셔머는 심령술사들이 쓰는 이런 “콜드리딩cold-reading”의 원리는 사실상 간단하다고 말한 다. 방청객 중 누군가 반응을 보일 때까지 두루뭉술한 질문을 던지다가 표적이 발견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훈련만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심령술사나 점성술사들은 위안과 희망을 얻고 싶어하는 불행한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비판 능력을 마비시킨다.
이상한 것#3 행운의 닭똥을 팝니다!
어느 회의주의 학회 회장이 시험 삼아 신문에 광고를 실었다. “행운의 닭똥”을 판다는 광고였다. 그는 광고에서 자신이 기르는 닭이 어깨에 앉아 있다가 이따금 “실례”를 하는데, 그 닭똥이 자신 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주장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저는 로토에 당첨되었고, 남에게 빌려 주 었다가 까맣게 잊어버린 돈을 돌려받았으며, 최근 출간한 책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 사 람은 닭털을 몇 개 뽑아 점쟁이에게 보였다. 점쟁이는 “탄생 별자리로 보아 그 닭은 전생에 박애 주의자였으니 닭똥을 널리 팔아 행운을 퍼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험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 을까? 그는 닭똥을 판 값으로 20달러를 벌었다! 셔머는 운명과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믿음과 미신 은 종종 이런 우스꽝스러운 현상을 낳는다고 말한다.
이상한 것들에 대한 믿음은 진화의 낡은 산물이다!
마이클 셔머는 인간이 이런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우연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패턴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찾도록 진화한 까닭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두뇌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믿음 엔진Belief Engine”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사냥을 할 때 바람을 등지고 서면 사냥감이 냄새를 맡기 때문에 실패하게 된다. 밭에 소의 배설물을 뿌렸더니 수확이 늘었다. 이렇게 “믿음 엔진”을 통해 의미있는 패턴을 찾아낸 우리 선조들은 진화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불행히도 우리 뇌가 항상 의미있는 패턴만을 찾아낸 것은 아니었다. 기우제를 지내면 가뭄이 물러갈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대표적이다. 마이클 셔머는 이런 마술적 사고는 인과적 사고 메커니즘이 진화하면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부산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런 부산물까지를 진화의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잠에서 깰 때 본 환각이 유령이나 외계인이 되고, 빈집에 울리는 소리가 정령과 폴터가이스트의 존재가 되며, 나무의 음영이 성모 마리아의 얼굴처럼, 화성 표면의 산들이 드리운 그림자가 외계인이 만들어 놓은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상한 것들”은 완전히 현대화된 인간에게 여전히 마술적 사고가 작용하는 사례들이다. UFO, 외계인 납치, 심령현상을 믿는 사람들은 “믿음 엔진”의 잘못된 방향을 보여 준다. 과학의 세기에도 인간이 이런 수렵 ? 채집 시대의 마술적 사고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류의 기나긴 역사에서 과학적 사고방식이 생겨난 역사가 아직은 짧은 까닭이다.
이상한 것을 믿게 만드는 사고의 스물다섯가지 오류
기적이나 괴물, 신비를 믿는 사람들은 어딘가 비정상적인 사람들일까? 마이클 셔머는 이들이 대부분 정상적이고 멀쩡한 사람들이지만 어떤 이유로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누구든지 이상한 것을 믿게 만들 수 있는 스물다섯 가지 사고의 오류들을 지적한다.
-과학적 사고의 문제점: 1 이론은 관찰에 영향을 미친다 2 관찰자가 관찰된 것을 변화시킨다 3 장비가 결과를 구성한다 ? 사이비 과학적 사고의 문제점: 4 일화를 든다고 해서 과학이 되진 않는다 5 과학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과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6 대담하게 진술한다고 주장이 참이 되지는 않는다 7 이설異說이라고 다 같이 올바르다고 판명되는 것은 아니다 8 증명의 부담 9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