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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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없다>의 오강남 교수 VS. 소장 종교학자 성해영 교수의 유쾌한 대담집 "한국종교 왜 이러나?" 걱정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다른 종교의 성전을 찾아가 땅밟기를 하고 기도를 하지 않나, 다른 종교의 성스러운 예식 중에 들어가 자기 종교 홍보물을 나눠주지 않나, 참으로 일부이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현상들이 종종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다종교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웃고넘길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교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미래의 종교는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할지 모색하고, 우리 종교가 나아갈 길을 찾아보고자 이 책을 기획하고 출간하게 되었다. 심층종교란 무엇인가? 모든 종교에는 표층과 심층이 있다. 표층과 대비되는 심층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표층종교는 문자주의적이어서 문자의 표피적 뜻에 집착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지금의 나, 이기적인 나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결국 표층의 종교는 자신이 잘되기 위한 것이다.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까지도 포함된다. 문자주의의 예를 들자면, “야베스가 이스라엘하나님께 아뢰어 가로되 원컨대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이 구절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지경을 넓히기 위해 ’봉은사 땅밟기’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심층종교는 문자를 넘어서 더 깊은 것을 찾으려 한다. 즉 글의 속내를 알아차리려는 것이다. 문자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것을 알고 문자를 통해 문자가 가리키는 그 너머를 보려 한다. 더욱이 지금의 나에서 벗어나 참나, 큰나, 얼나로 부활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렇게 새롭게 된 참나, 얼나가 바로 내속에 계신 신성, 불성, 인성임을 깨닫는 것이다. 종교란 깨달음이라는 체험과 분리될 수 없고 , 나아가 신비주의라는 개념은 이러한 깨달음을 가져다주는 궁극적 실재와의 합일, 다른 말로 신비적 합일에 기반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깨달음 체험에 뿌리를 둔 종교를 지칭하는 간단한 표현이 심층종교다. 우리에게 필요한 종교는 어떤 모습일까? 서양속담에 “목욕물은 버려도 아이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게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아이를 종교에 비유하자면 문자주의적 표층 밑에서 발견되는 심층종교다. 현대에는 과학적 합리주의에 충실한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나, 크리스토퍼 히친스나 밀스 같은 과학자들은 종교가 가치가 없을 뿐 아니라 인위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종교가 오히려 인간들의 삶을 훼손하고 평화적인 공존마저 가로막는 원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이까지 버렸다. 그러나 반대편에 서 있는 문자 그대로의 믿음만을 강조하는 근본주의적 종교에서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종교가 약화되어서 발생한다고 하며, 종교적 교리에 충실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자고 한다. 무신론과 근본주의적 종교는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오강남, 성해영 두 종교학자는 과학적이며 세속적인 세계관을 그저 반대하는 종교보다는 인간의 영성, 나아가 인간성의 근본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 시대의 갈등과 불화를 넘어서는 통합적인 종교가 꼭 필요하다고 피력한다. 특히 세속적인 세계관과 종교적 세계관, 나아가 종교적 세계관들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건설적으로 통합하려 한다. 미래의 종교 이렇게 심층 차원의 종교가 보편적인 현상으로 부상할 때 우리 모두의 종교적 삶이 진실로 해방과 자유의 삶으로 바뀌고, 나아가 종교 간의 만남과 대화라든지, 환경문제, 인권문제 같은 데에서도 적극 협조하여 인류에 공헌하는 종교로 심화될 것이다. 심층적 차원의 깨달음이라고 해서 활연대오하는 일생일대의 큰 깨달음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작은 깨달음도 매우 소중한 것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진정한 의미의 종교, 예수나 붓다, 수운과 같은 종교적 선각자들이 가르치는 종교는, 무지에서 생겨난 미망과 허상을 깨뜨리고 날마다 더 깊은, 더 높은 차원의 실상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타조처럼 머리를 쑤셔박고 현실을 도외시함으로써 헛된 위안을 팔고 다니는 종교가 아니라, 독수리처럼 더욱 높이, 더욱 멀리 봄으로써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