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와
미하엘 쿤체 뮤지컬 <레베카>를 탄생시킨 불멸의 원작
『레베카』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가운데 하나. 영국 문화라는 직물 위에 아름다운 환상과 불안으로 가득한 꿈을 교차시켜 독특한 무늬를 수놓았다. 놀라우리만큼 매혹적인 작품이다.
_세라 워터스
『자메이카 여인숙』 『나의 사촌 레이첼』 등 로맨스와 서스펜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걸작들로 수십 년간 전 세계 미스터리 독자를 사로잡아온 ‘20세기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 대프니 듀 모리에. 그녀의 다섯 번째 소설이자 명실상부한 대표작인 『레베카』가 올해로 출간 80주년을 맞았다.
1938년 8월 첫선을 보인 『레베카』는 이후 4년간 영국에서만 28쇄를 거듭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라 그해 미국서점협회가 수여하는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어 1940년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 감독에 의해 스크린으로 옮겨지고 이 영화가 제13회 아카데미 작품상과 촬영상을 거머쥐면서 원작의 위상은 한층 더 공고해졌다. 『레베카』는 이후로도 수차례 영화, 연극, 라디오와 TV 드라마로 각색되어 당대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2006년에는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동명 뮤지컬로 재탄생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등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오늘날까지도 대중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레베카』를 필두로 듀 모리에의 대표작과 숨겨진 걸작들을 엄선해 소개해온 현대문학은 예술계에 끊임없이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고 있는 이 ‘젊은 고전’의 탄생을 기념하여 2013년 판에 이어 2018년, 시대를 풍미하는 클래식한 요소를 가미한 감각적 디자인의 새로운 『레베카』를 선보인다.
화려한 대저택의 이면에 감추어진 죽음의 그림자
출간 이후 단 한 번도 절판된 적 없는 고딕 미스터리의 고전
돈 많고 수다스러운 노부인의 시중을 들며 하녀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나’는 몬테카를로의 한 호텔에서 아내와 사별한 귀족 남성 맥심을 만난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까워진 우리는 서둘러 결혼을 하고, ‘나’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맨덜리 저택의 안주인이 되어 새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한 맨덜리에는 전 부인인 죽은 레베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맥심은 여전히 그녀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괴로워하고, 저택을 관리하는 댄버스 부인은 사사건건 ‘나’와 레베카를 비교하며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낸다. 아름다운 외모에 사교성까지 두루 갖추었던 레베카와 달리 ‘나’는 모든 면에서 그녀에게 못 미치는 어리고 미숙한 존재였다. 화려하지만 묘하게 음산한 대저택 맨덜리에서 ‘나’는 원인 모를 공포와 열등감에 시달리며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새하얀 안개가 사방을 뒤덮은 어느 날, 저택 인근의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시체 한 구가 물 위로 떠오르면서 ‘나’는 레베카의 죽음 뒤에 감추어졌던 엄청난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고딕 미스터리에 로맨스의 요소가 가미된 『레베카』는 치밀한 사건 전개와 예측을 뒤엎는 반전, 그리고 그 이상으로 돋보이는 섬세한 내면 묘사가 압권인 작품이다. 수줍음 많고 자기표현에 서툰 ‘나’는 맨덜리의 안주인이라는 낯선 역할에 적응하느라 홀로 고군분투한다. 주변인들로부터 남편의 전 부인 레베카와 비교당하고, 자기 안의 열등감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시험대 위에 오르는 기분으로 버텨낸다. 『레베카』는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던 한 여자가 보이지도 존재하지도 않는 ‘레베카’의 힘에 짓눌려 마음속에 서서히 지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훔쳐보는 듯 실감 나게 그린다. 듀 모리에는 평온한 일상과 죽음의 그림자가 교차하는 대저택에서 행복과 고독을 동시에 맛보는 ‘나’의 복잡한 심경 변화를 놀랄 만큼 섬세하게 묘사해냈고, 영화와 뮤지컬에는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원작의 심층을 꿰뚫는 심리 묘사는 『레베카』가 80년간 단 한 번도 절판되지 않고 세월을 뛰어넘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레베카』는 2003년 BBC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영국인이 가장 사랑한 책’ 14위에 올랐고, 2017년 영국의 대형 서점 체인 WH 스미스의 조사에서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조지 오웰의 『1984』,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제치고 ‘지난 225년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국내에서도 뮤지컬과 더불어 『레베카』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간 『레베카』를 뮤지컬 혹은 영화로만 접해보았다면 이제 새 옷을 입고 돌아온 이 책을 읽으며 원작만이 가진 매력을 발견하고 만끽해보기를 권한다. 소설이 가진 고유한 매력에 더해 뮤지컬, 영화와 비교하며 크고 작은 차이를 발견해가는 즐거움 또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siwon.hage
4.5
열등감, 망상, 오해, 환상, 극심한 스트레스와 도피에 대한 심리 묘사는 지독할 정도로 리얼하고 탁월하다. 몸에 맞질 않는 옷을 입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모래를 파먹는 기분과 (얼음 넣은 사이다가 아니라) 미지근한 제로 사이다를 먹는 맛을 오고 가는 심리극에 고구마 감자 구운 계란을 통째로 삼기는 답답한 기분이 계속되다 사이킥 드라마로 젖어드는 바다 습기가 사람의 혼을 빼놓는다. 여러 감정들이 뒤죽박죽 얽혀있는 실타래가 최종부에 들어서서는 묘한 진실이 어느 정도 밝혀지지만, 자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일까. 해피엔딩은 어떤 인물에게 어느 정도까지 적용되는지는 소설 속 인물들만 알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꽤 흐른 뒤에 누가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인가. -초반 신데렐라 스토리를 읽으면서 찰리 푸스의 I Don't Think That I Like Her를 들었는데, 완전 찰떡궁합의 음악이다. 미친 듯이 계속 듣고 또 들었다.
매미니스트
5.0
레베카,,메갈,,그 자체,,
Movie is my Life
3.5
명성에 비해 중반까지는 별다른 사건도 없고, 특히 답답한 여주인공 때문에 지루하기도 해서 이 작품이 왜 유명한건지 계속 의문이었다. 그런데 400쪽 전후를 기점으로 여주인공 성격도 답답함을 벗어나고, 사건도 갑자기 확 뒤집어지면서 그때부터 속도감이!! 400쪽부터는 멈출수가 없어서 끝까지 쭉 다읽음ㅋㅋㅋ 거기까지 버틴 나 자신 잘했어... 그 사건의 전환이 300쪽에만 나왔어도 더 좋았을텐데. 아무튼 뒷부분은 재밌게 잘 읽었다.
더블에이
4.0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다 자기만 생각한다. 그게 재밌다. 징그럽고.
웃기는짜장부들
4.0
남편의 애정에 자기존재를 의탁하고 자신의 영혼을 타락시키면서까지 애정을 갈구하는 그녀는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세계가 있었던 레베카는 죽어서도 결코 잊혀지지 않았다.
소냐
4.0
덕질은 댄버스처럼 해야 하나요?
바보들하고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4.5
단 한 번의 등장도 없이 이 정도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는 레베카 대단하다.
히션
4.0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넷플릭스 버전 레베카에서 봤던 색감과 풍경들이 점점 사라지고 원작 소설의 이미지가 그려질 정도.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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