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자고 있을 때도 숨을 쉬고 있지만 그건 살아 있는 게 아니에요. 하고 싶은 걸 할 때만이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책을 읽고, 언덕을 오르고, 정원에서 톰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어제 지나온 아름다운 거리에서 본 집들과 사람들, 모든 것과 모든 장소를 탐험할 때요. 제가 말하는 살아 있다는 건 그런 거예요.” ‘낙천가’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어학사전에 등재된 소녀 ‘폴리애나’를 소개합니다 사람의 이름은 그 사람을 유일한 대상으로 구분하는 고유명사다. 하지만 어떤 이름들은 특정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보편적으로 가리키는 보통명사가 되기도 한다. 유명한 문학 작품의 주인공들이 그렇다. 성경의 ‘골리앗’은 ‘엄청난 힘과 크기를 가진 사람이나 조직’을 뜻하며,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는 ‘매력적이고 열정적으로 유혹하는 남성 또는 연인’을 가리킬 때 쓰인다. 제임스 매튜 배리의 ‘피터 팬’은 ‘나이보다 어려 보이거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지만 ‘폴리애나’ 또한 ‘낙천적인 사람’을 뜻하는 보통명사화된 문학 작품이다. 엘리너 하지먼 포터가 1913년에 출판한 《폴리애나》는 20세기 초반 미국 아동문학 황금기의 대표작이다. 출간된 해 전미 소설 베스트셀러 8위에 올랐고, 1914년 2위, 1915년 4위를 차지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은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엄마를 잃고 열한 살 어린 나이에 아빠마저 여읜 뒤 고아가 된 폴리애나의 성장담이다. 폴리애나의 이모 폴리는 집안이 반대하는 결혼을 한 언니와 인연을 끊고 살았지만, 고아가 된 조카를 어쩔 수 없이 양육하기로 한다. 가족의 애정을 갈구하는 폴리애나에게 폴리 이모는 ‘양육의 의무’만 내세울 뿐이다. 하지만 가난한 삶 속에서도 언제나 즐거움을 찾아왔던 폴리애나는 이모뿐만 아니라, 15년 전 헤어진 연인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남자, 아픈 몸으로 인해 정신까지 피폐해진 중년의 여인, 가난 때문에 헤어지려는 부부를 포함해 벨딩스빌 마을 전체를 행복하게 바꿔줄 어떤 게임을 시작한다. 20세기 초 아동문학 황금기에 아이와 성인 모두를 울고 웃게 한 소녀 폴리애나가 책 속에서 하는 ‘기뻐하기 게임glad game’은 책의 인기와 함께 일종의 사회현상처럼 번져서, 당시 독자들을 위주로 ‘기뻐하기 게임’을 하는 모임이 전국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로 가득한 《폴리애나》의 인기는 100년이 넘는 지금까지 지속되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심지어 보드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1916년에 20세기 최고의 연극 스타 헬렌 헤이스Helen Hayes가 폴리애나 역으로 캐스팅되어 브로드웨이에서 상연되었으며, 1960년에 디즈니에서 제작한 영화에서는 폴리애나 역할을 맡은 배우 헤일리 밀스Hayley Mills는 아카데미상 아역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1973년 영국 BBC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며, 1986년에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화되었고, 1989년에는 미국 NBC에서 TV뮤지컬로, 2018년에도 브라질에서 연속극으로 만들어지는 등 지금까지도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폴리애나’는 꾸준한 인기를 등에 업고 마침내 사전에 등재되기까지 했다. 〈케임브리지 사전〉에서 폴리애나를 검색하면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믿는 사람’이라는 뜻이 나오고 〈옥스퍼드 사전〉에는 ‘지나치게 쾌활하거나 낙천적인 사람’을 뜻하는 용어로 나온다. 긍정적인 것에 대한 잠재적 편향을 가리키는 ‘폴리애나 원리Pollyanna principle’라는 심리학 용어도 만들어졌다. 이 원리의 대표적인 사례가 사람들이 과거의 추억을 장밋빛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폴리애나’는 때로는 순진할 정도로 낙관적인 사람이나 불행한 상황을 직시하려 하지 않는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연극, 영화, TV드라마, 보드게임까지 100년 넘어 지금까지 사랑받아 현실에 적응하고 적당히 타협할 줄 아는 성인이 되어서 보면 폴리애나의 무엇이든 기뻐하는 모습이 때로 비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폴리애나처럼 무조건적인 긍정과 희망이 우리에게 필요할 때도 있다. 감기약이 치료제가 아니고 증상을 완화시켜줄 뿐이라고 해도,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어야 몸이 스스로 치유될 때까지 좀 더 편해지듯이, 폴리애나는―책 속 의사 칠턴의 말처럼―우울하고 지친 내 마음이 스스로 극복할 때까지 증상을 완화해줄 ‘처방전’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때, 위로가 필요할 때면 1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에 희망과 긍정을 전해주는 그 아이를 만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소녀를 세상에 소개한 작가 포터의 묘비에 새겨진 글귀처럼, 폴리애나가 우리의 삶에 드리운 구름을 걷어줄 것이다. ‘그녀의 글을 통해 누가 수백만 명의 삶에 햇살을 가져다주었는가 Who by her writings brought sunshine into the lives of millions.’ ‘다시 한번 꿈꾸는 나’의 동반자 ‘교보 클래식’ 《폴리애나》는 어린이와 어른, 동화책과 일반문학의 경계를 허물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고전을 목표로 하는 교보클래식의 두 번째 책이다. 교보 클래식은 바쁘고 팍팍한 현실에 ‘꿈’이라는 선물을 전한다는 콘셉트로 선보이는 교보문고의 고전문학 시리즈다. 어렸을 적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또 무언가를 꿈꾸었던 자신을 되찾기 프로젝트로, ‘다시 한번 꿈꾸는 나’를 발견하는 데 동반자가 되어줄 다양한 문학작품을 소개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