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나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영화를 볼 때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기타 잘 치는 사람에게 반할 때마다,
연주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해온 당신을 바꿔줄
연습 이야기
수백 년 동안 세상 사람들이 악기를 배워왔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악기를 배운 거의 모든 이들이 같은 좌절감을 경험했고,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을 그들도 배웠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도 어딘가에 도달할 것이다. _본문에서
좋아하는 곡을 악기로 연주해보고 싶다는 내 꿈은
왜 실현되지 않았을까?
- 연주와 연습은 다르다
- 악기 연습은 원래 지겨운 것이 아니다
- ‘내가 이 나이에 이런 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은 그만
- 음악에 소질이 없다는 핑계도, 연습할 시간이 없다는 변명도 필요 없다
- 어느 시점에는 방구석에서 벗어나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타리스트이자 송라이터인 저자가 들려주는, ‘내 삶을 위한 악기 연습 이야기’
연습의 재미를 알면 삶은 음악이 된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달라 보인다. 공부만 하던 친구가 밴드에서 베이스 치는 모습을 볼 때, 꼰대 같기만 하던 상사가 취미로 피아노를 친 지 오래됐다고 할 때,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에서 노래만 하던 출연자가 기타를 들고 나올 때, 그들은 그전과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매력적인 변신 도구 노릇마저 하는 악기의 힘에 끌려 누군가는 용기를 내 악기 배우기에 도전한다. 그런데 용감하게 악기에 다가가더라도 머지않아 다시 멈칫하고 당황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연습이라는 커다란 산을 맞닥뜨리는 순간이다.
사실 뭔가를 배울 때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악기 연습의 중요성을 안다고 해서 모두가 연습을 기꺼이 할까? 물론 아니다. 독학으로 배우든 레슨을 받든 연습을 충분히 해내서 결국 어느 단계에 이르기는 정말 어렵다. 부모의 권유 혹은 강요로 배우는 어린이들만 연습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스스로 원해서 배우기 시작한 성인들도 슬슬 연습하기 싫어지는 때를 맞이한다. 이들은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는데 하나도 멋있지 않은 소리만 내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좌절을 거듭하다가 학업, 업무 등이 우선이라며 연습하지 않아도 될 핑계를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그러고는 어느덧 악기로부터 멀어진다.
이렇게 악기로부터 멀어지지 않으려면 도대체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좌절과 귀찮음을 극복하고 좀 더 음악적인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악기를 처음 배우는 초보자도, 연주할 줄은 알지만 한 단계 올라서고 싶어 하는 이들도 적용할 만한 요령이 있을까? 열정이 식어가도 무조건 계속하면 좋은 날이 올까? 이런 질문에 대해 《악기 연습하기 싫을 때 읽는 책》은 신선한 답을 들려준다.
이 책은 기타리스트이자 송라이터로 활동해온 뮤지션이 쓴 ‘연습 즐기기 안내서’다. 때로는 악기 연습의 기술을, 때로는 연습이라는 행위의 철학적인 측면을 다루는 이 책에서 저자는 음악보다 움직임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전략적인 반복의 기술, 머리가 아닌 손으로 이해하는 방법, 성인이 된 이후 악기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마음가짐 등에 대해 두루 이야기한다. 이로써 연주가 아닌 연습에 필요한 사고방식과 습관, 음악을 배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즐기는 단계로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흥미롭게 제시한다. 악기 연습을 얼마든지 즐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일깨워주는 저자의 글은 지겨움에 함몰되지 않고 악기를 생활 속으로 더 끌어들이는 법을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그래서 연습뿐만 아니라 삶도 더 즐기게, 더 견디게 도와줄 것이다.
◇ 이 책의 특징 및 내용
음악보다 움직임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음악 감상이 아니라 악기 연습이라면.
악기를 다루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것은 좀 더 ‘음악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음악을 듣기만 하는 데서 나아가 음악 소리를 만들어보고도 싶다는 마음, 내 손으로 내는 소리를 다른 사람에게도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 노래방 기계가 있어야만 노래하는 사람 말고 악기로 반주를 하면서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장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어주는 행위는 레슨도 아니고 유튜브 영상도 아니다. 연습이다.
그런데 연습은 연주와 다르다. 이 책의 저자는 연주가 감정적이고 예술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는 데 비해 연습은 분석적인 활동에 가깝다고 일러준다. 그래서 다소 역설적이게도, 음악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악기 연습을 하는 이들에게 우선 음악이 아닌 다른 것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 일단 우리가 하는 행위가 음악 감상이 아닌 악기 연습이라면, 우리는 움직임에 집중해야 한다. 연습을 위해 악기 앞에 앉거나 악기를 잡았다면 손가락, 팔, 발, 입술 등 특정 신체 부위를 움직여보고 나서야 어떻게 움직일 때 더 나은 소리가 나는지 알아갈 수 있다. 오랫동안 연습과 연주를 일상적으로 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연습은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필요한 이상적인 움직임을 찾고 완전히 터득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리고 프레이징도 스타일도 박자도 다 중요하지만 이 중에서 원하는 대로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을 때에도 살려낼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확언한다. 즉 움직임을 연습하면 음악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움직임을 연습하고 몸의 감각에 중점을 두는 것은 지겨움을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악기 연습을 하다 지겨워지는 순간을 겪어봤다면 한번 떠올려보자. 단순히 악보 위에 적힌 음표나 악상 기호들을 따라가는 데 급급해하며 연습 시간을 채워나가는 것이 연습의 재미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던가? 아마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점점 ‘연습의 맛’을 터득할 수 있다. 곡 자체에만 신경을 쓸 때와는 달리 몸의 미묘한 반응에 유의하고 뭔가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을 틀리게 칠 때에는 손가락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손목이나 어깨는 어떻게 움직일 때 소리가 나아졌는지 다각도로 분석해보게 된다. 피크나 활이나 스틱을 어떻게 잡았을 때 느낌이 더 좋았는지, 페달에서 어떻게 발을 뗐을 때 더 듣기 좋았는지도 부지런히 탐색하게 된다. 이 책의 조언에 따라 스스로의 몸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능동적이고 분석적인 연습을 해본다면 움직임 자체에 효과적으로 몰두하게 되면서 지루함을 느낄 틈은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연습은 점점 다층적이고 흥미로운 것이 되어간다.
피아노 교육 전문가인 도로시 타우브먼Dorothy Taubman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움직임이 정확히 실행되었을 때의 느낌은 정말 달콤하다.” 나중에 우리는 움직임에 집중할 다른 이유들에 좀 더 깊이 다가가겠지만, 우선 지금은 그 이유가 기쁨에 있다고 해두자.
_1장 중 〈즐길 수 없다면, 즐길 수 있을 때까지 바꿔야 한다〉에서
어른이 악기 배우기에 도전한다는 것,
그 어렵다는 여정에서 지치지 않는 법
살다 보면 어떤 날엔 악기라는 물건에 눈이 간다. 어릴 때 억지로 학원을 다닌 후로는 악기 다루기를 포기한 이들도, 어릴 때부터 배우고 싶었지만 형편상 못 배워 아쉬워했던 이들도 다 큰 어른이 되어 어느 순간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에 이르는 것이다. 악기를 어느 정도 다룰 줄은 아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오랜만에 악기를 다시 꺼내 최근에 즐겨 듣는 곡을 직접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불쑥 들 때가 있다. 이때 영혼까지 끌어 모아 실행력을 발휘할 줄 아는 이들은 학원을 물색하거나 강의 영상을 찾아보며 의지에 불을 붙인다. 그런데 이 용기 있는 부류도 머지않아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