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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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이상문학상·SF어워드 수상 작가 김희선의 세 번째 소설집 극단으로 치달아 마법의 영역에 도달한 과학을 압도적인 SF로 완성하다! 우리는 어째서 호러에 매혹되는가? 영국의 문화비평가이자 작가인 마크 피셔는 “기이함의 매력은 통상적 인식이나, 경험 외부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매혹과 관계 있으며, 이러한 매혹은 불안이나 두려움까지 아우른다”고 말한다.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것, 혹은 없어야 할 곳에 있는 것에 인간은 공포와 매혹을 동시에 느낀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버지가 자녀보다 젊은 모습으로 더 오래 산다면?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 현재의 내 나이보다 젊은 모습의 부모를 조우했을 때, 우리는 무슨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순수 문학과 SF의 장르를 초월, 오직 천재성만으로 두 독자 군의 인정을 모두 얻은 작가 김희선. 젊은작가상과 이상문학상 등 영향력 있는 상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SF 마니아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그가 시간을 초월하는 영원과 사랑에 대한 세 번째 단편집으로 돌아왔다. 스타일리시하고 정교한 SF의 옷을 입은 독특한 여덟 편의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상실한 꿈과 사랑을 위로한다. 시간 여행자가 된 시계공 아버지와 평범한 자녀의 타임 패러독스를 다루는 「공간 서점」뿐 아니라 『빛과 영원의 시계방』에 수록된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시간관을 완전히 박살 내는 기이한 경험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이번 소설집 속 인물들은, 각자가 다른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진실의 총합이 아닌, 제3의 이야기를 빚어내는 『라쇼몬』처럼 서로 다른 시간관을 지닌다. 한 소설 안에서 여러 개의 시간관이 태엽처럼 맞물려 정교하게 작동하는 서사 속에서 독자들은 소름끼치는 전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김희선 작가를 흉내 낼까 봐 매우 조심하며 읽었다” 부커상 『저주 토끼』 정보라 추천! 빛과 영원의 시계공이 설계한 사랑을 닮은 괴담 호러와 환상 문학, SF라는 서로 다른 강한 개성의 세 장르를 모두 대표하는 작가로 존재감을 키워왔으며, 부커상 최종 후보로 지명된 정보라 작가. 그가 이번 소설집을 두고 “김희선을 흉내 낼까 봐 매우 조심하며 읽었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빛과 영원의 시계방』은 놀랍도록 독창적이며 탁월한 김희선 작가의 최신 대표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보라 작가가 특별히 추천하는 작품은 「꿈의 귀환」이다.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우주에서 꾼 꿈에 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꿈의 지도를 완성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사투를 핍진하고 박진감 넘치게 구성한다. 과학자들의 연구가 진행되며 우주적 진실에 가까워지는 과정은, 영화 〈인터스텔라〉의 불가능에 저항하는 장엄함, 〈돈 룩 업〉의 멈출 수 없는 거대한 풍자극을 방불케 한다. 또한 이야기는 앨런 디멘트라는 이론 물리학자의 강연 현장에서 놀라운 전환 국면을 맞는다. 소설 후반에 개입한 유튜브 동영상 속 강연이라는 소설적 장치가 독자와 작품 간의 제4의 벽을 돌파하는 섬뜩함을 준다. 김희선 작가는 이번 소설집 전체에서 미국, 러시아,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 다양한 국적의 인물들을 다국적 장소(심지어 광활한 우주와 삼국시대의 신라까지)를 넘나들며, 다성성을 총동원한 교향곡으로 버라이어티하게 엮어 낸다. 정보라 작가의 추천사는 그렇기에 『빛과 영원의 시계방』에 가장 가까운 찬사가 될 것이다. “김희선 작가는 상상과 현실의 씨실과 날실을 아주 솜씨 좋게 엮어내는 최고의 장인이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문장들이 무서울 정도로 매혹적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현직 의료인 작가가 정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집필한 SF 호러 스타일의 음모론을 무한 확장하는 도발적인 사고 실험 김희선 작가는 병원에서 약사로 일하고 퇴근해 매일 1~2시간씩 소설을 쓰는 루틴을 지켜 왔다. 약사 일과 소설 쓰는 일이 많이 달라 어려움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그는, 두 일이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 모두, 사람을 위해 사람에게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닮았다고 대답한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죽음을 의료 현장에서 수없이 목도한 김희선은 『빛과 영원의 시계방』에서 소설을 통한 정교한 사고 실험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의 태엽을 반대로 감아낸다. 이번 작품집 『빛과 영원의 시계방』에 수록된 「달을 멈추다」는 전 지구를 죽음으로 뒤덮은 팬데믹 사태에 대한 역발상을 엔진 삼아, 세계와 우리 영혼의 관계성에 대한 깨달음을 향해 폭발적으로 질주하는 이야기다. 전 세계에 영생을 위한 마인드 업로딩이 확산되는 군나르 순드베리 사태와, 그가 말하는 ‘영혼들의 커뮤니티’는 이례 없이 긴 장례식이자 거대한 스케일의 묘지지만, 그 장소성은 우리가 죽음을 생각했을 때 처음 떠올리는 어둠의 자리가 아니다. 종교적 환생을 연상시키는 ‘영혼들의 커뮤니티’는 시간 밖에 존재하는 영원한 앎을 통한 전율의 빛이 쏟아지는 자리다. 번져가는 죽음과 반대되는 영생의 확산 구도는 낯선 경악과 색다른 공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독자는 앎의 가속도가 극단으로 치달아, 윤회를 깨닫는 초자연과 마법의 영역에 도달하게 되는 매혹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매혹을 통해 우리가 가진 보수적인 시간관 자체가 전복되는(달이 멈춰버리는) 기이하고 환상적인 경험을 이 책을 통해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김희선의 두 번째 장편 소설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는 광산업이 쇠한 뒤 화성처럼 황폐해진 W시에서 영화를 촬영하며 벌어지는 스릴러 SF다. 이번 소설집 『빛과 영원의 시계방』에서는 W시의 낡은 시계방이 김희선 유니버스에서 의미심장한 거점으로 등장한다. W시는 김희선이 2002년부터 20년 동안 약사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원주시가 모티프면서, 현실과는 다른 독특한 진실이 거주하는 매력적이고 기이한 도시다. 태엽과 태엽을 정교하게 맞춰 시간의 마법을 물성화화는 장인 시계공. 그리고 그의 일터이자 은밀한 시간 여행 터널이 자리한 W시의 시계방은, 얼핏 『불편한 편의점』이나 『달러구트 꿈 백화점』, 『리빙스턴 씨의 달빛 서점』 같은 특정 장소에서 지친 현대인에게 쉴 자리와 마법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익숙한 구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김희선의 시계방은 즉각적인 위로를 리얼 타임으로 제공하는 따뜻한 위로에 머무르지 않는다. W시의 서점과 연구소 같은 다양한 거점들은 우리가 생존을 위해 억압한 근원적인 상처까지 마주하게 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있기에, 부드러운 치유에서 만족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 문제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나 지금껏 우리를 가장 사랑해야만 했던 부모나 반려자에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던 진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던 경험을 반복해서 서사화하며 이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바는, 인간 존재에 대한 결함을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하는 내적 윤리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이다. 김희선의 이번 소설집 세계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며 활동하는 탐정이, 사라진 사람들의 행적에 대한 의뢰를 받고, 조사를 시작하는 곳도 W시다. 사라진 사람들은 시간 여행을 떠나 돌아오지 못 하는 시계공이었다가, 월드컵 기간 도중에 종적을 감춘 국가대표 축구선수이기도, 여느 날처럼 매일 아침 들르는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출근하지 않은 우편배달부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한 세계 안에서 타인들과 관계성을 가지는 인격으로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그와의 관계성을 견고히 하기 위해 자기 자신이 되기를 무한 번 포기한다. 어느 날 거울 앞에서 시간의 풍파를 견뎌 온 자기 자신의 얼굴이 낯선 가죽 가면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불운의 연속 속에서 장미 정원을 꿈꿔본 있는 독자라면, 김희선의 소설을 읽는 것이 양자 역학에서 말하는 관측자로 거듭나는 일이며, 다세계 안에서 자신의 세계를 끝없이 분기하는 소중한 작업임을 알게 될 것이다. 수록 작품 소개 공간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