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즈루

가와카미 히로미 · 소설
3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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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감각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 ‘우화의 마술사’라 불리는 현대 일본 작가 가와카미 히로미의 대표작. 케이의 남편은 12년 전 홀연히 실종됐다. 유일한 단서는 일기장에 남긴 ‘마나즈루’라는 단어뿐. 사랑했던 사람의 부재 이후 케이의 일상을 유지해주는 것은 딸 모모와 함께하는 온화하고 소박한 생활과 오랜 연인 세이지와의 관계다. 증발하듯 사라져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남편 레이는 “없는데 있는” 존재로서, 영원한 부재로 남아 있다. 그는 죽고 싶어서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살고 싶어서 사라진 것일까. 풀리지 않는 의문과 상실감을 덮어둔 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뒤돌아보지 않고 살아온 케이. 어느 날 그녀는 기묘한 힘에 이끌리듯 가나가와현의 작은 바닷가 마을인 마나즈루를 오가기 시작한다. 한편 케이에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 비밀이 있다. 언젠가부터 그녀의 뒤를 ‘따라오는 자’들이 있다는 것. 마나즈루에 다녀온 케이는 이유 모를 상실감에 시달리고, 그때 한 여자 유령의 존재가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케이와 남편 사이에 벌어진 일에 대해 전부 알고 있는 듯한 여자는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 주변을 맴돈다. 무의식이 만들어낸 환각인지 분열된 자아의 일부인지 불분명한 여자를 따라, 케이는 마나즈루의 바닷바람과 안개 속으로 들어가 불안하고 아름다운 환영에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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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마나즈루 · 7 해설 · 318 옮긴이의 말 · 334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예리하면서도 부드러운, 시대의 대표작” 사랑의 상실과 치유를 그린 환상적이고 쓸쓸한 여정 “추리소설과 여행기, 우아한 에로티시즘을 결합한 꿈 같은 작품.” _커커스리뷰 “현실, 환상, 기억을 모호하게 만드는 가와카미 히로미의 놀라운 솜씨.”_퍼블리셔스위클리 * 아쿠타가와상·다니자키 준이치로상·요미우리 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카미 히로미 대표작 * * 57회 예술선장 문부과학대신상 수상작 * 독보적인 감각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 ‘우화의 마술사’라 불리는 현대 일본 작가 가와카미 히로미의 대표작 《마나즈루》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현대인의 상실과 아픔에 공명하는 따뜻한 환상성을 지닌 작품들로 아쿠타가와상,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등 일본의 주요 문학상을 전부 휩쓴 가와카미 히로미는 현재 일본 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가와카미 히로미 문학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대의 대표작”이라는 평처럼, 《마나즈루》는 그간 작가가 탐구해온 주제 의식과 문체를 온전히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랑했던 사람의 부재로 인한 오랜 아픔을 외면해온 한 여성이 작은 바닷가 마을인 ‘마나즈루’를 오가며 상실로부터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일본 문화청에서 수여하는 예술선장 문부과학대신상을 수상했으며, 영미권을 비롯하여 독일어, 프랑스어, 덴마크어, 루마니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해외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과거의 기억을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곳으로 한 여성의 상실에서 재생으로 향하는 여정 실종되기 한 달 정도 전 날짜에, ‘마나즈루’라는 글자가 볼펜으로 가늘게 적혀 있었다. 뜯었던 종이를 사각으로 접어서 일기장 사이에 도로 끼워놓았다. 마나즈루. 중얼거렸다. 눈치채지 못했다. 또는 잊고 있었다. _86쪽 케이의 남편은 12년 전 홀연히 실종됐다. 유일한 단서는 일기장에 남긴 ‘마나즈루’라는 단어뿐. 사랑했던 사람의 부재 이후 케이의 일상을 유지해주는 것은 딸 모모와 함께하는 온화하고 소박한 생활과 오랜 연인 세이지와의 관계다. 증발하듯 사라져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남편 레이는 “없는데 있는” 존재로서, 영원한 부재로 남아 있다. 그는 죽고 싶어서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살고 싶어서 사라진 것일까. 풀리지 않는 의문과 상실감을 덮어둔 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뒤돌아보지 않고 살아온 케이. 어느 날 그녀는 기묘한 힘에 이끌리듯 가나가와현의 작은 바닷가 마을인 마나즈루를 오가기 시작한다. 당신, 레이에 대해 알고 있어? 레이라니? 여자는 되물었다. 남편이야. 욕조에 물을 받고 있을 때도 목욕을 마치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도 고요해진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테라스에 둘이서 나왔을 때도 여자는 따라붙었다. 뭔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알고 있어. 아마도. 여자는 대답한다. 순간 흐려졌다가 어느새 다시 진해졌다가 일정하지 않다. 우선 뚜렷한 형태를 가진 자가 아니다. 그냥 붙어 있다는 것만 안다. _58~59쪽 한편 케이에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 비밀이 있다. 언젠가부터 그녀의 뒤를 ‘따라오는 자’들이 있다는 것. 마나즈루에 다녀온 케이는 이유 모를 상실감에 시달리고, 그때 한 여자 유령의 존재가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케이와 남편 사이에 벌어진 일에 대해 전부 알고 있는 듯한 여자는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 주변을 맴돈다. 무의식이 만들어낸 환각인지 분열된 자아의 일부인지 불분명한 여자를 따라, 케이는 마나즈루의 바닷바람과 안개 속으로 들어가 불안하고 아름다운 환영에 뒤섞인다. 여자에게 이끌려 걸었다. 들리지 않고 보이지도 않았다. 눈은 뜨고 있는데 경치라는 것이 없다. 안개가 짙은 장소를 걷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현기증 속을 떠돌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멀리 바다가 있고 배는 타오르고 있다. _171~172쪽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통한 치유와 회복, 무수한 이별과 상실에 공명하는 이야기 마나즈루는 나와 타인, 산 자와 죽은 자,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며 “결코 상상조차 한 적 없는” 깊은 무의식까지도 생생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몰아치는 파도처럼 과거의 기억이 케이를 휩쓸고, 그녀는 여태 들여다보지 못했던 기억, 욕망, 아픔을 마주하게 된다. “잃어버린 것을 꿈에서 볼 수 있다면 상처는 이미 치유되기 시작한 것”이라는 케이의 독백처럼, 죽음의 장소에 가까웠던 마나즈루는 여자 유령과 함께 꿈의 세계를 헤매며 잃어버린 것들과 대면하는 동안 점점 치유의 장소가 되어간다. 그렇게 케이는 황폐한 바닷가에 버려진 집을 뒤덮은 이끼처럼, 상실 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의 기운을 발견한다. 사람이 살지 않게 된 집은 10년 정도는 그냥 춥게 텅 비어 있을 뿐이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내버려두면 오히려 생명을 가진 것처럼 되어간다. 덧문을 덮지 않은 유리창의 깨진 틈으로 담쟁이가 들어와 있다. 담쟁이의 잎사귀는 대부분 갈색으로 시들었지만 시든 나뭇잎 아래서 아주 작은 새로운 초록이 이미 싹트고 있다. (……) 조용히 썩어들어가고 있는 집 그 자체가 다른 생명을 가지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_263~264쪽 작품 세계에 관한 한 인터뷰에서, 가와카미 히로미는 《마나즈루》를 문체 실험을 시도한 작품으로 언급하며 보통의 연애소설처럼 써나갔다면 그저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의 이야기’가 되었으리라고 말했다. 부드럽고 정적인 서술 속에 여성 화자의 분열된 마음이 강렬하게 압축된 《마나즈루》의 문체는 단순한 이별담의 전형을 벗어나 끝없는 여행을 보는 듯한 하나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소설 속 남겨진 한 여성의 아픔은 남편의 부재만을 향하기보다 한때 자신의 일부였던 딸과의 멀어진 관계, 서로에게 온전히 기대지 못하는 연인 세이지와의 복잡한 감정, 사랑을 쏟았던 대상이 돌연히 사라지는 순간의 고독과 허무함 등 현대인이 겪는 무수한 이별과 상실의 경험과도 공명한다. 《마나즈루》는 그런 평범하고 헛헛한 마음들에 나와 타인의 내면을 진솔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로, 남겨진 자들의 애도와 회복에 관한 깊은 성찰과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나를 버리고 사라진 후에도 레이를 사랑했다. 사랑하기를 그만둘 수 없었다.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 마음 그 자체 안으로 들어와버린다. 주머니 속이 밖으로 뒤집히듯이 마음도 뒤집혀버린다. (……) 어느새 그것은 어슴푸레하고 흐리멍덩하고 막막하고 이질적인 것이 되었다. _255~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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