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100년의 통찰 <SF 김승옥> 우리 시대 영원한 청년 김승옥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SF 단편 소설! 1970년부터 2070년까지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은 100년의 인사이트 김승옥을 오마주한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우주의 별처럼 쏟아진다! <SF 김승옥>의 출발은 오래된 신문 한 장이었다. 1970년 4월 1일, 당시 창간 50주년을 기념하여 한 일간지 신문에 한 편의 SF소설이 실렸다. <50년 후 디 파이 나인 기자의 어느 날>이란 제목의 소설은 발표 된 50년 후, 즉 2020년을 배경으로 쓰였다. 1970년 SF 소설에 나오던 신인류가 바로 지금의 우리였던 것, 그 한 조각의 신문에 시간과 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빛나던 한 작가의 통찰력이 담겨있다. 2020년의 후배 작가들은 50년 전 선배 작가의 소설을 기리고자 다시 50년 후인 2070년을 상상하며 100년의 통찰을 담아내기 위해《SF 김승옥》을 기획하게 되었다. 2020, 김승옥을 아시나요? <무진 기행>, <서울 1964년 겨울> 등을 발표하며 1960년대 문학계를 풍미했던 소설가. 1970년대 <안개>, <겨울여자>, <충녀> 등의 수많은 영화 시나리오를 썼던 영화인. 1980년, 신군부의 잔인한 학살극에 과감히 펜을 꺾어버린 지식인, 그가 바로 작가 김승옥이다. 일찍이 ‘감수성의 혁명’이라는 찬사와 함께 무수한 명작을 남긴 김승옥은 언제부턴가 대중에게서 잊힌 작가가 되었다. 2003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말과 글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다큐멘터리 <김승옥 무진>을 제작해오던 제작진은 우연히 그가 50년 전에 이미 SF소설을 발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마치 청년 김승옥이 보내온 타임캡슐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2020년을 살아가는 후배작가들은 그를 오마주한 SF소설을 써서 선배를 기억하고 다시 50년 후를 상상하는 미래 여행에 동참한다. 내용 및 특징 <50년 후, 디 파이 나인 기자의 어느 날>에는 연료 전지로 가는 자율주행 자동차, 화상 통화, 인공자궁 등이 소재로 다뤄진다. 2020년인 지금도 너무나 핫한 소재들이다. 주인공 기자가 타는 자율주행 자동차 이름은 ‘귀요미19’다. 귀요미는 작품에서 밝혔듯 귀염둥이에서 발생한 단어로 작가 김승옥이 처음 지어 쓴 이래 지금까지도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마치 30살의 청년 김승옥이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후, 2020년으로 날아와 겪은 경험담을 쓴 듯 생생하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 통찰력을 가지게 되었을까? 인간에 대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주변 환경과 사회에 대한 깊은 사색과 고민이 담긴 작품이다. 준 또는 D.π.9 그의 부모들이 그에게 붙여준 이름은 ‘준’이다.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인 그에게 사(社)에서 붙여준 이름 또는 호출번호는 ‘D.π.9’, 1990년생, 금년 나이 서른. 아내와 네 살짜리 딸과 함께 관악 제27 아파트 단지 사십 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디 파이 나인, 뭘 하고 있어? 범인이 체포된 걸 모르나? 멍청한 표정이나 짓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야!” <중세소설>의 김학찬 작가는《소설 도쿄》에서 도쿄로 하루키 작가를 만나러 무작정 떠나는 신인 작가의 시점으로 유쾌하게 도쿄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중세소설을 연구하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혹은 여전히 소설을 쓰는 작가 본인의 관점으로 진지하게 소설에 대한 ‘변명’과 소설을 쓰고 혹은 연구하는 자의 고민과 고통을 토로하고 있다. <시에스타>의 윤이안 작가는 최근작《별과 빛이 같이》에서 20대 동년배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트라우마를 다루면서 고통과 치유를 주제로 작품을 써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근 미래 감정이 없고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외계인 부모’를 추적하는 수사관 딸을 등장시켜 은유로서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에 대한 가슴 아픈 지적을 하고 있다. 《소설 제주》《소설 뉴욕》에서 만났던 SOOJA 작가가 이번에는 김승옥 작가를 오마주한 <준>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50년 후, 디 파이 나인 기자의 어느 날> 작품에 등장했던 ‘준’ 캐릭터를 다시 한 번 주인공으로 내세워 ‘준’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비밀을 파헤쳐간다. 인류가 종말을 고하게 될지도 모를 근 미래에 준은 하나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준의 비밀을 만나본다. <로그아웃월드>의 박생강 작가는《소설 뉴욕》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밤색머리 소녀를 통해 1970년대의 뉴욕으로 우리를 안내했다면 이번에는 2040년 국제 평화의 도시가 된 파주로 안내한다. 견학을 가게 된 고등학생들의 시점으로 그려지는 미래 도시 파주. 그들이 파주에서 맞이하게 될 로그아웃월드는 어떤 세상일까? <원인 불명의 질병으로 인한, 가려움증에 의한>의 이하루 작가는 모두 방독면을 쓰고 다니고 인육거래가 허가된 근 미래를 그린다. 주인공 윤은 그저 파트너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굳은 일인 ‘시체처리반’에서 일하며 옛날 물건들을 수집해서 건넨다. 인육이 원인 불명의 질병에 좋다는 이유로 시체강탈전이 벌어지는 파국으로 치닫는 근 미래에서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아빠는 오늘을 좋아합니다>의 강병융 작가는 현재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소설 속 화자로도 등장한다. 동료교수와 환담을 나누거나 교실에서 학생들과 김승옥의 <무진기행>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들, 그리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그의 일상은 어느새 그 물리적 공간만큼이나 멀게 느껴진다. 미래에서 현실로 불러들인 2020년의 현재, 작가는 그 일상을 그리워한다. 《소설 도쿄》의 김민정 작가는 씩씩하게 도쿄 거리를 걷는 ‘리의 여정’을 통해 그녀가 만난 여러 이성들의 편력을 유쾌하게 보여줬다. <가라아게 금지령> 속에서 ‘리’는 기자로 다시 등장한다. 노인의 인구가 절대적으로 늘어난 일본은 ‘노인세’와 ‘가라아게세’를 도입하여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려고 한다. 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한인사회가 반대에 나서면서 한국인 ‘리’ 기자가 취재에 나선다. 왠지 충분히 있을 법한 일본의 근 미래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섬뜩하다. 전혜진 작가의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하여>에서 딸 승옥은 달의 이면에서 연구 활동을 하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지구로 귀환한다. 고집불통으로 신문물을 거부한 한 탓에 뇌손상을 입은 아버지를 탓하는 딸 승옥은 어머니로부터 아버지의 마지막을 위해 놀라운 제안을 받게 된다. 곽재식 작가의 <야행 다시 만들기>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 현주가 김승옥 원작 각색의 영화 <야행>을 미래기술을 적용하여 다시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당시 검열로 3분의 1일이 잘려나간 영화를 원작에 충실하게 만든다는 프로젝트인데 마치 근 미래에는 충분히 가능한 일로 상세하게 과학적 기술이 묘사되고 있다. 《SF 김승옥》을 펴내는 이유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김.승.옥. 이라는 무한한 자산을 다시 한 번 점을 찍어 기록하기 위해서입니다. 50년 전 깊은 통찰력으로 청년 김승옥이 우리에게 화두를 던졌듯 이제 우리들은 50년 후의 삶을 빗대어 인간과 우리의 삶에 화두를 던지고자 합니다. 2070년에도 100년 전 시작되었던 문학으로 고민하는 자의 깊은 통찰이 지속되기를 희망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