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아버지의 자살, 어머니의 학대, 친구들의 따돌림 ……
계속되는 시련에 상처 입은 영혼은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별을 담은 배》를 잇는 또 하나의 감동 대작,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가 무라야마 유카가 그리는 진정한 자유!
김난주 번역가의 손을 거친 깊은 감동과 공감
《별을 담은 배》로 제129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한 손에 거머쥐며,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떠오른 무라야마 유카의 또 하나의 대표작 《날개》가 김난주 번역가의 손길을 거쳐, 국내 독자들을 찾는다. 《날개》는 뉴욕에서 루트 66, 애리조나까지 광활하게 펼쳐진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자살, 어머니의 학대, 학교에서의 따돌림 등 자신을 옭죄고 있던 온갖 굴레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기까지, 등장인물들의 지난한 여정을 담고 있다. 무라야마 유카는 이 작품을 통해 아동 학대, 인종 차별, 총기 사고, 사이비 종교 등 현대의 다양한 고질적 사회문제도 함께 다루며 전 세계 독자의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벗어날 수 없는 엄마의 저주, “너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모두 불행해진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사랑을 모르는 어른이 되는 것일까?
다른 이들에게는 쉬운 일이, 어떤 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거대 도시 뉴욕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날개》의 주인공, 시노자키 마후유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심한 거부감이 있다. 친구는 물론이고 그녀의 다정한 연인, 랠리에게도 속내를 내비치는 일이 없다. 그런 이면에는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어머니에게 학대당했던 과거가 존재한다. 우연히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했을 뿐인데, 어머니는 그 이후 집안의 몰락마저 어린 딸의 탓으로 돌리고,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그녀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 그로 인해 그녀의 마음은 언제나 닫혀 있다. 한없이 불행하기만 했던 일본에서의 삶,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불합리한 환경에 벗어났어도 그녀는 절대로 어머니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랑을 받아 본 적 없는 과거 때문에 그녀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연인의 고백에도 무작정 기뻐할 수 없다.
굉장히 좋아한다. 왜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일까. 왜 랠리는 ‘사랑한다’고 말한 후에, 반응을 살피듯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일까. 이유는 물론 알고 있다. 그는 ‘나도’라는 대답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란 어차피 말일 뿐이다. 그런 말을 하든 안 하든, 그에게 품고 있는 감정 자체가 달리 변하는 것은 아니다.
마후유는 조금 답답해졌다. 변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상대가 그 말을 듣고 기뻐한다면, 그냥 말해 버리면 모든 것이 원만하게 풀릴 텐데 그러지 못하는 어정쩡한 자신이 답답해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마치 고행하듯 힘겨운 삶을 살아온 마후유는 랠리의 부단한 노력으로 인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사랑을 믿지 않던 그녀가 자신을 찾아온 사랑을 받아들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로 결심한 그때, 그녀의 인생을 바꿀 큰 사건이 벌어져 그녀의 마음은 다시 한 번 산산조각 난다. 끝도 없이 그녀를 덮치는 불행의 격랑 속에서 그녀의 아스라한 행복은 쉬이 흩어져 버릴 뿐이다.
하지만 오르기 힘든 오르막 뒤에는 편한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 아픈 기억으로 가득했던 삶은 그녀를 단련시켰고, 보석과도 같은 결과물을 선물한다. 분노와 좌절 속으로 침잠해 버릴 수 있었던 매일 매일을 깨달음을 통해 마침내 새 출발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마후유는 기나긴 고통을 결국 정신적 독립과 자유로 승화시킨 것이다. 삶의 희생자임과 동시에 해방자이기도 한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타협하고, 사랑하기 시작한다. 결연한 의지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마친 그녀는, 과연 창공을 향해 ‘날개’를 펼쳐 날아오를 수 있을까?
살아간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 ……
가슴 뭉클한 사랑을 얘기하지만, 단순한 연애 소설이길 거부한다!
광활한 아메리카 대륙을 무대로 펼쳐지는 감동의 대서사시
아무리 큰 불행이 우리를 덮쳐도 우리의 인생은 흘러간다. 그 누구도 슬픔과 좌절 속에 고립된 불변의 존재일 수는 없으며, 수많은 사건사고와 그로 인한 관계를 통해 자신의 길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만들어 낸다. 물론 이 소설에는 무라야마 유카의 작품 세계 전반에 흐르는 ‘사랑’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지만, 마후유라는 한 여성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낸 이 작품의 메시지는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다. 마치 우리들 인생이 그렇듯이.
이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소설에는 현대 최고의 도시 뉴욕에서 거친 애리조나의 황야를 오가는 광활한 무대가 있고, 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가 있고, 미국이 안고 있는 인종 문제가 있고, 지금도 인간의 고결한 영혼을 존중하는 인디언들의 경구가 있으며, 인간을 한없이 품는 대자연이라는 어머니가 있다.
또한 가족 간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외로움과 질투와 갈증에 허덕이는 한 가족의 드라마가 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은 무엇으로 구원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심오한 질문이 있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옮긴이의 글>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이 작품은 연애뿐만이 아니라 가족애, 우정, 증오, 정신적 상처, 그리고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 이를 테면 인종 차별이나 아동 학대 등 다양한 이야기를 견고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정체성을 상실한 이방인들이 문화 충돌이나 차별 문제를 겪는 장면에서는 사실적이고도 복잡한 인생 드라마가 펼쳐져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맛이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여러 사건을 치러 내며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발견한다. 이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치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독자들에게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심오하고도 무거운 문제를 제기한다.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은 될 수 없다.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한심하게 여기지 않고, 똑바로 마주할 수 있을 때에야 진정한 자신의 삶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소설의 주인공 마후유가 얻은 해답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 황야에서 나 자신이 굳게 다진 각오이기도 하다.
― 저자 무라야마 유카 인터뷰 중에서
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질문이다. 무라야마 유카는 이 작품을 준비하며, 미국 16개 주를 자동차로 횡단하면서 자신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어야만 인생이라는 거대한 폭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작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순수한 삶의 방식, 자신 속의 ‘진실’을 마주할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한 폭의 풍경화처럼, 혹은 한 편의 옛이야기처럼
인생이란 끝없는 불행에 지친 독자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지혜와 철학
무라야마 유카는 자타공인 일본 문단 제일의 청춘소설, 연애소설을 보장하는 작가다. 그녀의 작품은 컬러풀한 유화처럼 생동감있고 다채롭다.《날개》역시 그런 무라야마 유카표 소설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배반하지 않는다. 일본인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작품의 배경은 일본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시작해 루트 66을 거쳐 그랜드 캐니언 스테이트, 애리조나까지 다양한 풍경이 웅장한 풍경화처럼 펼쳐져, 독자들을 눈길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이 책은 무라야마 유카 문학의 정점이라 불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