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와 원 나이트 스탠드를 싫어하지만
다이어트와 로맨틱 코미디는 좋아하는
유일무이한 매력의 코미디언, 민디 캘링의 톡톡 튀는 수다 속으로!
미드 <오피스>의 작가이자 드라마 속 인도계 여성 캐릭터 ‘켈리 카푸어’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직접 제작한 시트콤 <민디 프로젝트>로 성공적인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난 할리우드의 대표적 ‘평범한 소수(majority of minority) 민디 캘링의 이야기 속으로.
어릴 때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았던 에피소드는 외모 때문에 놀림을 받아본 적이 있는 모두의 공감을 얻는다. 하지만 민디는 통통한 자신의 몸을 좋아한다. 이런 저런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게 취미지만 굳이 살을 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뚱뚱하다는 소리는 안 웃기다거나 멍청하다는 말보다는 민디에게 별 타격이 없기 때문이다. 살을 쫙 빼고 예뻐지는 것? 삶의 우선순위에서 ‘베스파 타는 법 배우기’ 바로 위에 있지만 ‘영화에서 추격 장면 찍기’보다는 한참 아래에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동경하는 소녀들에게 주는 민디의 조언은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에서 정점을 찍지 말 것. 학교에서 인기 짱이 되기보다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말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를 찾는 데 보낼 것. 민디는 자신을 비롯한 많은 코미디언들이 학교를 다닐 때 얼마나 존재감 없는 너드였는지, 그리고 그때 겪었던 조용히 사람들을 관찰했던 경험이 작가가 된 지금의 자신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알아채겠지만 민디 캘링은 생각보다 보수적인 가치들을 소중히 여긴다. 멍청해 보인다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고 밝히거나 자신이 결혼이라는 가치를 얼마나 추구하는지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여러 경험을 쌓으며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낸 목소리이기에 수다스러운 민디의 목소리에 절로 귀를 기울이게 된다.
자신이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던 뉴욕 생활 에피소드는 아무것도 없이 오직 꿈을 향해 돌진하던 어린 민디 캘링의 모습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후 친구와 함께 직접 자신의 배역을 만들어 연극 공연을 성공시키고 <오피스>에 합류하게 되는 과정은 영화를 보는 듯하다. 물론 이 과정을 민디는 대단치 않다는 듯 표현하지만 할리우드가 얼마나 많은 연예계 지망생들이 모이는 곳인지를 생각하면 그 에너지와 추진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민디의 성공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자신의 정체성에 들어맞는 배역이 없는 세계에서 직접 자신의 배역을 만들었다는 것.
“드라마 전공자, 고등학교 연극부 학생, 감옥 도서관의 수감자 연극에서 배역을 맡을 것을 꿈꾸며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한 조각 조언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직접 자신의 역할을 써라. 이게 내가 배역을 얻은 유일한 방법이다. 생각보다 어렵지만 자신의 손으로 운명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렇게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강점이 정말로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하고 그것을 찾아내면 공개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으며 그렇게 하는 순간부터는 아무도 여러분을 말릴 수 없다. 오프오프브로드웨이 연극인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역할이 없었다. 벤 애플렉을 연기함으로써 내가 하고 싶은 배역을 보여줄 수 있었다.” (본문 1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