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의 소녀

크리스타 빈슬로 · 소설
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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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살 문고 시리즈. 20세기 초, 연극과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고, 레즈비언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선구적 작가, 크리스타 빈슬로의 장편 소설이다. 영화와 희곡이 의도적으로 삭제한 주인공 마누엘라의 성장 과정, 모녀 사이의 절절한 사랑, 가정의 상실, 최초의 동성애적 끌림 등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독일 장교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난 마누엘라는 부모와 형제, 모두의 사랑 속에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다. 그러나 아버지의 좌천으로 가세가 기울고, 큰오빠와 어머니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며 심각한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술과 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아버지 탓에 마누엘라의 고독과 고통은 더욱 커져 가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의지하려는 주인공의 참담한 발버둥은 차츰 격렬해진다. 결국 버려지듯이 기숙 학교로 보내진 마누엘라는, ‘군인의 신붓감’을 양성하는 억압적인 교육 환경에서 더 큰 상처를 짊어지게 되고, 지옥 같은 수도원 학교의 유일한 희망이자 빛이라 할 수 있는 ‘폰 베른부르크 선생님’을 만난 뒤부터 그에게 걷잡을 수 없이 사로잡히게 된다. 무한한 사랑 속에서 태어났지만 끝내 모든 것을 잃게 된 한 소녀의 삶을 통해 ‘여성 성장 소설’의 새로운 전범을 이룬 『제복의 소녀』는, 오늘날 중요성을 더해 가는 페미니즘 문학의 위대한 개척자이자 선구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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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1 2 3 4 5 6 옮긴이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저는 여자인 것이 정말 싫어요. 이런 머리 모양, 이런 치마가 싫어요. 전 항상 바지를 입고 싶어요. 남자가 되어서 선생님을 위해서 살고 싶어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선생님, 선생님을 사랑해요. 어머니를 사랑하듯 선생님을 사랑해요. 아뇨, 그보다 많이, 훨씬 더 많이 사랑해요.” 본문에서 “은총처럼, 마치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알 수 없는 행복처럼 선생은 이 아이의 사랑을 느꼈다. 그것은 다른 아이들의 강한 애착이나 우상화와는 다른, 훨씬 더 순수한 감정이었다.” 본문에서 “빈슬로는 여성의 삶을 소설과 극으로 표현해 낸 작가다. 항상 최전방에 있었고, 어느 누구도 그보다 앞서지 않았다.” 크리스타 라이니히 성장의 갈림길, 질풍노도에 사로잡힌 상처투성이 영혼 엄숙한 여자 기숙 학교, 푸른 교복 아래 감춰진 소녀들이 사랑과 상실 20세기 초, 연극과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고, 레즈비언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선구적 작가, 크리스타 빈슬로의 장편 소설 『제복의 소녀』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1880년 독일의 군인 가정에서 태어나, 일찍이 엄중한 기숙 학교에서 성장한 빈슬로는 어머니의 상실과 강압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다. 섬세한 예술적 재능을 지니고 있던 저자는 먼저 조각가로서 진로를 결심하지만, 곧 헝가리의 문인이자 대지주 하트바니 남작을 만나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결혼 생활에 안주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여성 역할에 만족할 수 없었던 빈슬로는 이혼을 결정하고, 그 뒤 뮌헨에 정착하여 본격적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다. 모험심 강하고 도전 정신이 투철했던 저자는 연극뿐 아니라, 당대로서는 최신 예술이라 할 수 있는 영화에도 진지한 관심을 보이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약한다. 이때 자신의 정체성에 눈을 뜬 빈슬로는 스스로 레즈비언이라 커밍아웃하며, 자기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체화한다. 젠더를 초월하는 캐릭터, 여성 사이의 우정과 사랑을 조형하고, 여성 억압적이고 편협한 성역할을 해체하는 작업을 꾸준히 전개하면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낸다. 그러나 나치 독일의 압제가 거세지자 조국을 등진 채 미국, 프랑스 등 해외를 떠돌게 된다. 긴긴 망명 생활 탓에 작가로서의 입지와 모국어를 잃게 된 빈슬로는 비참하게도 더 이상 작품 활동을 유지할 수 없었고, 결국 깊은 우울과 번민에 시달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슬로는 나치 독재에 저항하고, 잔혹한 전쟁을 종식시키고자 레지스탕스로 나서는 등, 최후의 순간까지 사회 참여에 주저하지 않았다. 『제복의 소녀』는 크리스타 빈슬로가 남긴 유일한 장편 소설로, 처음에는 희곡으로 쓰이고, 이어서 시나리오로 각색되었다가 다시 소설로 집필된, 제법 독특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2차 세계 대전과 작가의 죽음으로 한동안 잊힌 작품이었던 『제복의 소녀』는, 1958년 로미 슈나이더와 릴리 팔머 주연의 「제복의 처녀」(두 번째 영화화 작품이다.)로 영화화되며 일약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된다.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불러일으키며 유럽, 미국은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흥행한 영화 「제복의 처녀」 덕에, 원작 소설과 작가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비등해졌다. (원작이 처음 나온 지 한참 지난 1958년) 당대에도 여성 제자와 여성 교사의 ‘동성애’ 코드는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고, 자극적인 논란과 함께 ‘여자 기숙 학교’에 대한 클리셰가 문화 전반으로 편입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소설 『제복의 소녀』는, 두 차례의 영화 작품과 달리 한층 복합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빈슬로는 과도할 만큼 선정적으로만 해석되는 원작 희곡과 영화 작품(첫 번째 영화화 작품은 1931년에 개봉했다.)을 경계하고, ‘주인공 마누엘라’에게 보다 풍부하고 입체적인 캐릭터와 개인사를 부여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따라서 소설 『제복의 소녀』에서는, 영화와 희곡이 의도적으로 삭제한 주인공 마누엘라의 성장 과정, 모녀 사이의 절절한 사랑, 가정의 상실, 최초의 동성애적 끌림 등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독일 장교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난 마누엘라는 부모와 형제, 모두의 사랑 속에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다. 그러나 아버지의 좌천으로 가세가 기울고, 큰오빠와 어머니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며 심각한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술과 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아버지 탓에 마누엘라의 고독과 고통은 더욱 커져 가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의지하려는 주인공의 참담한 발버둥은 차츰 격렬해진다. 결국 버려지듯이 기숙 학교로 보내진 마누엘라는, ‘군인의 신붓감’을 양성하는 억압적인 교육 환경에서 더 큰 상처를 짊어지게 되고, 지옥 같은 수도원 학교의 유일한 희망이자 빛이라 할 수 있는 ‘폰 베른부르크 선생님’을 만난 뒤부터 그에게 걷잡을 수 없이 사로잡히게 된다. 무한한 사랑 속에서 태어났지만 끝내 모든 것을 잃게 된 한 소녀의 삶을 통해 ‘여성 성장 소설’의 새로운 전범을 이룬 『제복의 소녀』는, 오늘날 중요성을 더해 가는 페미니즘 문학의 위대한 개척자이자 선구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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