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진다.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소름끼치게 만드는 책은 여태 있어왔지만, 이토록 살고싶어 지게 만드는 책은 처음이었다.’
'이 소설은 한번 잡은 손을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사랑이 그러하듯.'
꽃을 가볍게 껴안아주던 바람이 바로 그 다음날, 그 꽃을 뿌리 채 뽑아버릴 만큼 거센 변덕을 부린다면 우리는 도대체 바람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
우리 삶에는 자신을 살게 했던 것이, 자신을 죽고싶게 만드는, 그 놀라운 모순들이 곳곳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소설 ‘바람은 도착하지 않는다’는 이러한 인생의 모순 앞에 작가가 써내려간 무려 이십만자가 넘는 실로 기적에 가까운 대답이라 할 수 있다.
슬퍼하지 말 것.
사랑이 지나치게 짙어지면, 우리는 간혹 부탁이 아니라, 명령하게 된다.
모든 어머니들이 뛰지 말아줄래? 가 아니라 뛰지마. 라고 말했던 것 처럼.
소설 [바람이 도착하지 않는다] 표지의 뒷면에는, 단 한문장이 이렇게 적혀있다.
슬퍼하지 말 것.
이것은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재채기 처럼 나온 작가의 말이자, 부탁이다.
부디 이 이야기 속에 담긴 인간의 슬픔. 그 안에 가라앉은 사랑을 쥐고, 수면 위로 무사히 올라오기를.
그리하여 사랑의 산 증인이 되기를 작가는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단숨에 읽어내려간 필자는, 물에 흠뻑 젖은 손으로 이 짧은 서평을 쓰고 있다.
한 손에는 힘차게 펄떡이는 사랑을 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