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학사를 바꾼 불꽃의 작가들,
‘글쓰기가 삶의 전부’이자 ‘작품이 곧 실존’이었던 여자들
에밀리 브론테, 주나 반스, 실비아 플라스, 콜레트
마리나 츠베타예바, 버지니아 울프, 잉에보르크 바흐만
공쿠르 상 수상 작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리디 살베르가
직관적이고도 날렵하게 드린 일곱 개의 크로키화
2014년 공쿠르 상 수상 작가이자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리디 살베르가 그린, 불꽃같은 삶을 산 일곱 여자 작가들의 초상. 《폭풍의 언덕》의 에밀리 브론테, 《자기만의 방》의 버지니아 울프, 남편의 명성에 가려져 있다가 자살로 삶을 마감한 비운의 시인 실비아 플라스처럼 우리가 익히 아는 작가들과, 영미 현대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레즈비언 작가 주나 반스, 자기 욕망에 주체적인 여성을 천진한 상상력으로 그린 프랑스의 작가 콜레트, 20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 오스트리아의 지성이자 일상의 파시즘을 날카롭게 고발한 잉에보르크 바흐만을 다루었다.
리디 살베르가 “미친 여자들”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여자들” “글 쓰는 일이 삶의 전부인, 불붙은 여자들”이라고 부른 이 일곱 천재들은 너무 일찍 이 세상에 나와 여자라는 이유로 시대와 불화한 이들이었다. 살베르는 작가로서 슬럼프에 빠지자 자기 문학 세계의 근간이 된 이들의 작품을 다시 읽고 깊이 매료되었고, 그 행복을 연장하고자 그들의 편지며 일기까지 찾아 읽었다. 그리고 그들의 삶과 작품이 불가분으로 얽혀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글쓰기가 곧 삶”이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거의가 불행한 삶을 살았던 이 작가들은 역설적이게도 삶과 글쓰기를 뜨겁게 사랑한 이들이었다. 리디 살베르는 그 사실을 깨닫고 힘을 얻어 다시 글쓰기로 돌아오고, 그 덕분인지 2014년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270쪽이 안 되는 분량 안에 일곱 명이나 되는 작가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다루었지만, 그들을 익히 아는 독자는 물론 몰랐던 독자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손색이 없다. 리디 살베르가 작가로서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정신과 전문의 경력이 큰 몫을 한 덕분이다. 책에서 밝힌 대로 살베르 자신은 정신분석학적 확장을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며 작가들의 삶과 심리, 작품과의 관계에 대해 지나친 넘겨짚기를 저어했다. 그러나 그녀의 뛰어난 작가적 역량에 오랜 의사 생활로 축적된 인간 심리를 읽는 혜안이 결합한 결과, 간략하면서도 직관적인 크로키화 같은 작가의 초상들이 탄생했다.
살베르는 일곱 작가들의 삶의 중요 지점들을 따라가면서 그들의 주요 작품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의 성정과 경험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문학적이면서 힘 있는 문장으로 서술했다. 작가들의 전작과 사적 기록들을 빠짐없이 읽었기에 살베르의 글 안에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들의 구절들과 사적 기록들이 완벽하게 녹아들어갔고, 이런 요소들은 독자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한 권의 아름다운 에세이로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으며, 일곱 작가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전달하는 교양서로서 역시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글 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감히 세상과 삶에 질문을 던진 일곱 명의 ‘미친’ 여자들
글 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그녀는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여자다. 그녀는 감히 삶에 질문을 던진다. 먹고, 자고, 단추를 꿰매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가? 그녀는 어떤 부름에 따라 글을 쓴다. 그리고 글쓰기는 삶의 전부가 되고, 글을 쓸 수 없게 되자 그녀는 가차 없이 삶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간다.
2014년 공쿠르 상 수상 작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리디 살베르는 그 여자들을 “미친” 여자, “불붙은” 여자라고 호명한다. 《폭풍의 언덕》 단 한 권을 썼으나 온 세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사랑 이야기를 지은 작가로 남은 에밀리 브론테, 영미 모더니즘 문학의 아이콘이자 전천후 예술가였던 주나 반스, 범속하지만 숭고한 여성의 일상을 시의 세계에 끌어들인 비운의 시인 실비아 플라스, 거침없는 욕망을 드러내는 주체적 여성을 그린 작품을 쓰고 그 자신도 그렇게 산 콜레트, 시대의 격동 속에서도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을 자유를 선언하고 끊임없이 누군가를 사랑한 러시아의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 여성에게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외친 페미니즘의 상징 버지니아 울프, 일상의 파시즘과 결혼제도의 폭력에 학대받는 여성의 처지를 고발한 오스트리아의 지성 잉에보르크 바흐…
살베르가 《일곱 명의 여자》라는 제목 아래 불러 모은 이들이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온 이 일곱 천재들은 필연적으로 시대와 불화했고, 거의가 불행하게 삶을 마감했다. 여자로서 감히 글을 쓰려는 “건방진 의지”를 표출하기 위해서, 낭떠러지 길을 헤쳐나가고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의 무지를 견디기 위해서 그들은 미쳐야만 했다. 이 광기가 그들의 삶에 불을 댕겼고, 그들은 주저 없이 삶을 소진해 작품으로 남았다.
“글 쓰는 일을 뺀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마리나 츠베타예바
실존의 고통을 삶과 글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한 생명력의 작가들
리디 살베르는 작가로서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던 시기에 자신의 문학 세계를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그들에게로 다시 돌아갔다. 그들의 전작을 재독한 그녀는 다시금 깊이 매료되었고, 그 행복을 연장하기 위해 그들의 일기며 편지 같은 사적 기록까지 샅샅이 찾아 읽었다. 그 자신이 무용하다고 생각하던 일이었다. 그동안 작가로서의 자아와 세속적 자아 사이에 별 상관관계가 없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일곱 작가들의 삶에 대해 알아가면서 살베르는 그들의 삶과 글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는 것, 그들에게 글쓰기란 곧 삶이었다는 것, 그들이 살기 위해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 대부분이 불행한 삶을 산 까닭이었다. 에밀리 브론테와 마리나 츠베타예바, 잉에보르크 바흐만은 시대를 잘못 타고났으며(물론 일곱 작가들 대부분이 생전에 명성을 누리지 못했다), 실비아 플라스와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을 벼랑으로 몰고 간 정신질환에 평생 시달렸고, 주나 반스는 사랑의 실패와 당대 문단과의 불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세상으로 난 문을 닫아버리고 고독 속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들 중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콜레트조차 처음에는 남편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수모를 겪고,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야 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리디 살베르는 그들이 새하얗게 불태운 삶에서 황폐가 아닌 생에 대한 열정과 뜨거운 생명력을 발견한다. 같은 여성이자 창작을 하는 작가이기 때문일까? 살베르는 그들의 빼어난 재능과,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삶을 글쓰기로 승화시킨 예술혼에 깊이 감동해 다시 글 쓸 힘을 얻었다. 《일곱 명의 여자》를 출간하고 이듬해인 2014년, 그녀는 장편소설 《울지 않기》로 공쿠르 상을 탔다. 아마도 이들 일곱 명의 여자 덕분인지도 모르겠다(《울지 않기》는 올가을에 뮤진트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전기적 글쓰기와 문학적 글쓰기가 완벽한 균형을 이룬 매력적인 책
각각의 작가가 책 한 권을 가득 채울 정도로 곡절 많은 삶을 살고 풍부한 작품 세계를 이루었지만, 리디 살베르는 그 내용을 짧은 분량 안에 효과적으로 구현해냈다. 일곱 작가들의 전작은 물론 사적 기록들까지 샅샅이 찾아 읽은데다, 인간이라는 불가사의한 존재에 대한 그녀의 이해가 깊은 까닭이다. 살베르는 각 작가들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요 지점들을 부각한다. 그리고 단순히 사실 관계를 서술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문체로, 때로는 외침이나 시의 한 구절 같은 단문으로, 때로는 휘몰아치는 긴 문장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빠른 시간 안에 인물의 특징을 잡아 최소한의 선으로 구현하는 크로키 기법과도 비슷하다.
이렇게 엄정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전기적 글쓰기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