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달콤한 말

정영훈 · 에세이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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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은 2015년 바닥을 알 수 없는 우울증의 늪에 빠져들었다. 암막을 친 방에서 정신과 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끼며 수개월을 앓았다. 어느 날 스스로 침대를 빠져 나와 정신과를 찾았다. 우울증이 왜 왔는지 알 수 없었다. 입원을 거부하고 약으로 우울증을 달래며 의사의 조언에 따라 걷고 뛰기를 시작했다. 달리기로 우울을 밟고 이겨 나갔다. 그렇게 일상이 제자리를 찾는 듯했다. 그러나 곧이어 더 큰 시련이 닥쳐왔다. 2018년 혈액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가슴에 케모포트라는 관을 시술하고 항암 치료가 시작되었다. 말 그대로 죽을 만큼 아팠다. 투병의 고통 속에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았다. 왜 병에 걸렸을까? 죽음을 마주하면서 내면으로 침잠해 생의 의미를 깊이 사유했다.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놓지 않았다. 6차례의 항암 치료와 17번의 방사선 치료 끝에 마침내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종양은 없는 상태. 살았다. 죽지 않았다. 하지만 항암 치료의 부작용은 사라지지 않았고 암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었다. 6개월마다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하루하루가 불안의 감옥이었다. 수시로 죽음을 응시해야 하는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그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살아야지, 그게 전부지." '살아 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말이었다. 암의 부작용도 재발의 불안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그는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걷고 달린다. 삶을 향해 '간다, 다시'.

저자/역자

목차

들어가며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1부 두 발로 우울을 밟아나갔다 2부 당신은 암입니다 3부 죽기 좋은 날은 없다 4부 간다, 다시 나오며 | 나태하게 사는 게 꿈입니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울증과 암, 죽음을 마주한 자의 진솔한 일기 이 책의 저자 정영훈은 2015년 바닥을 알 수 없는 우울증의 늪에 빠져들었다. 암막을 친 방에서 정신과 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끼며 수개월을 앓았다. 어느 날 스스로 침대를 빠져 나와 정신과를 찾았다. 우울증이 왜 왔는지 알 수 없었다. 입원을 거부하고 약으로 우울증을 달래며 의사의 조언에 따라 걷고 뛰기를 시작했다. 달리기로 우울을 밟고 이겨 나갔다. 그렇게 일상이 제자리를 찾는 듯했다. 그러나 곧이어 더 큰 시련이 닥쳐왔다. 2018년 혈액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가슴에 케모포트라는 관을 시술하고 항암 치료가 시작되었다. 말 그대로 죽을 만큼 아팠다. 투병의 고통 속에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았다. 왜 병에 걸렸을까? 죽음을 마주하면서 내면으로 침잠해 생의 의미를 깊이 사유했다.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놓지 않았다. 6차례의 항암 치료와 17번의 방사선 치료 끝에 마침내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종양은 없는 상태. 살았다. 죽지 않았다. 하지만 항암 치료의 부작용은 사라지지 않았고 암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었다. 6개월마다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하루하루가 불안의 감옥이었다. 수시로 죽음을 응시해야 하는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그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살아야지, 그게 전부지.” ‘살아 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말이었다. 암의 부작용도 재발의 불안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그는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걷고 달린다. 삶을 향해 ‘간다, 다시’. 삶과 죽음의 의미를 묻는 깊은 통찰 막 나온 빵의 온기처럼 위로가 되는 이야기 저자는 치병 과정의 경험과 그 뒤 계속된 삶에서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었던 일들을 세심하게 글로 기록했다. 크게 아프고 난 뒤에 되찾은 삶에 대한 통찰은 마음을 툭 터놓고 하는 수다처럼 진솔하다.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해낸 저자의 깨달음은 감동적이다.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고 유려한 문장은 투병기이지만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때로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가 기자 정신을 발휘해 치병 과정에서 찾아낸 암에 관한 정보와 지식들은 환우들에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은 이들은 “나도 진즉에 그랬어야 했는데……”라는 공감의 순간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느 페이지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과 마주한다. 죽음이 아니더라도 삶은 고달프다.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아도, 암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삶이 늘 꽉 막힌 터널처럼 답답하다면, 그가 우리를 향해 내미는 손이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그의 말 한마디가 다시 일어나도록 힘을 줄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진정 감사한 일이기에. 죽고 싶기는 한데 살고 싶어요 저자는 KBS 방송국 기자다. 매일 매순간 마감에 시달리는 고달픈 직업이지만, 어쩐지 요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직업 중 하나가 되었다. 스트레스가 그의 마음을, 몸을 망가뜨린 것일까. 어느 날 생각도 감각도, 존재조차 사라졌다. 우울증이었다. 정신과를 찾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한마디 더. “죽고 싶기는 한데 살고 싶어요.” 막연히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사는 전혀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모두 환자 분처럼 병이 나지는 않아요.” 세로토닌 같은 뇌 신경전달물질이 추운 겨울 수도가 얼어붙듯 굳어버린 것이니, 따뜻하게 해주면 녹을 것이라고 했다. 처방해준 약이 바로 언 수도를 녹이는 따뜻한 물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일어나 걸으세요.” 이 한마디는 마법을 부렸다. 그날부터 그는 한강 길을 걸었다. 걷는 것이 하루 일과 중 유일한 일이 되었다. 무작정 걷기만 하던 어느 날, 달리기를 시작했다. 걷는 날보다 뛰는 날이 많아지면서 심장이 펄떡이는 것을 느꼈다.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했다. “달리기는 단 한 걸음이라도 직접 힘을 쓰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 삶은 그리고 달리기는 한 톨도 거저 주어지는 것이 없다. 달리기로 좁힌 것은 나와 나 사이의 거리였다.” 암이 찾아왔다 달리기로 우울증의 우물에서 나와 햇빛을 본 지 2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 그는 혈액암 중의 하나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포종이라는 최종 진단을 받았다. 총 6차례에 걸친 항암 치료가 시작되었다. 죽음이 코앞이었다. 처음엔 절망했고 분노했다. 다음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자책했다. 그러면서 친구를 사람을 찾기 시작했고, 암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모았고, 환우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심지어 점을 보기도 했다. 모두 아프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일들이었다. “삶의 큰 변곡점은 꼭 이렇게 아픈 것밖에 될 수 없었을까. 의지를 갖고 쉬고 멈추고 돌아볼 수는 없었을까.” “각각의 사연 하나하나가 모두 한 생명의 삶과 죽음에 닿아 있다. 영화의 대사처럼 죽기 좋은 날은 실제로는 없다. 그런데도 포기하는 글을 읽은 적은 없다. 생의 의지를 가진 이들은 말과 글을 놓지 않는다. 살고 싶다고. 살아야 한다고. 이겨낼 거라고. 함께 그렇게 하자고 말이다.” 항암 치료를 끝내고 후유증에서 좀 벗어났을 때쯤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예전만큼 속도를 낼 수는 없었지만 이젠 그런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 운동의 효과는 분명했다. 우선 숨쉬기부터 편해졌다. “달리기는 두 번이나 구원의 동아줄이 되었다. 우울증에서, 그리고 항암 극복에서.” 암 생존자로 살아가기 저자는 극심한 항암 치료의 고통을 견뎌내고 2019년 봄,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죽음의 불안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희망보다 더 아름다운 말은 없기에. “내일이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고 소중한 일인가. 한때는 내일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제는 다시 하나씩 지켜나가면 된다. 마음이 그려내는 여유, 암 환자의 생존법이다.” “크게 아프고 나서야 다시 삶이 생겼다. 회사에서 몸과 마음을 떼어냈다. 병이 가져다준 선물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명함에서 앞뒤 수식어를 빼고 이름만 남긴 것, 그것의 소중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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