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경제학은 어렵다?
이 책의 첫째 장점은 쉽다는 것이다. 경제학이란 딱딱하고 따분하고 수식으로 가득 차 있을 뿐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통념을 깬다. 지은이 크리스 하먼은 마르크스주의 경제 이론과 150년에 걸친 자본주의 발전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주류 경제학의 무능함에 강력한 일침
이는 이론과 현실 생활을 종합해 이해하려는 지은이의 노력 덕분이다. 지은이는 150년 전에 마르크스가 분석한 자본주의 이론이 21세기의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서도 핵심임을 강조하며 마르크스의 이론을 충실히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현실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20세기 자본주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1930년대 대공황을 설명하는 일을 "경제학의 성배(聖杯)"라며 회피하는 주류 경제학의 무능함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주류 경제학은 부단히 변하는 자본주의를 설명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정태적" 모형에 현실을 끼워 맞추며 좀비 같은 자본주의를 정당화하기에 급급하다. 반대로 지은이는 마르크스 경제 이론의 핵심은 자본주의를 끊임없이 변하는 역동적 체제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동태적" 관점에서 주류 경제학의 허점을 조목조목 따지며 왜 마르크스주의가 지금도 타당한지를 논증한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주요 쟁점 총정리
또한, 노동가치론,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 전형 문제, 숙련 노동과 미숙련 노동,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 과소소비론, 제국주의론, 종속이론, 국가와 자본의 관계, 금융자본론 등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주요 논쟁점들을 고전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다루며 설명한다. 이런 설명 방식은 이미 지은이가 ≪민중의 세계사≫에서 보여 준 방식이다. 지은이는 ≪민중의 세계사≫에서도 수천 년에 거친 인류의 역사를 단지 연대별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대의 주요 사건과 쟁점을 역사유물론의 관점에서 명쾌하게 설명해 독자들에게 청량감을 맛보게 해 줬다. 독자들은 ≪좀비 자본주의≫에서도 마찬가지 느낌을 얻을 것이다.
마르크스의 이론을 사용해 현재 자본주의를 분석한다
지은이가 마르크스의 이론과 개념을 옹호한다고 해서 마르크스의 말을 교조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지은이는 마르크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마르크스 사후 자본주의에서 일어난 변화, 즉 독점, 전쟁과 제국주의, 자본과 국가의 관계, 국가 지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복지, 군비, 금융의 성장을 분석했다. 또 1 · 2차세계대전은 왜 일어나게 됐는지, 1930년대 대공황은 왜 발생했고 어떻게 극복됐는지, 전후 장기 호황은 어떻게 가능했고 왜 끝날 수밖에 없었는지, 2008년 위기의 진정한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그래서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학자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이 책을 두고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책이라고 극찬했다. 한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정성진 교수도 "마르크스주의 진영에서 쓰인 최상의 현대 자본주의 개론서"라고 평가했다.
'고삐 풀린 체제'의 위험성
이 책은 또 피크오일, 식량 부족, 기후변화 등 현재 자본주의에서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변화들이 어디에서 비롯했고, 왜 자본주의는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기후변화는 자본주의 체제가 자신의 존립 기반인 환경 자체를 갉아먹는 체제라는 것을 보여 준다. 그래서 지은이는 "이 체제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소외된 노동의 체제는 파괴의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그런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세계의 부에 대한 통제권을 빼앗아서 이를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가 없는가다" 하고 주장한다.
노동계급은 해체되는가? 국제 노동계급의 현 상태를 실증적으로 분석
그렇다면 자본주의를 누가 어떻게 변혁할 것인가 하는 핵심적 물음에 답해야 한다. 마르크스는 노동계급이 세계를 바꿀 핵심 세력이라고 했는데, 과연 이 주장은 21세기에도 타당할까?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 등으로 세상이 변했고, 마르크스가 말한 노동계급은 쇠퇴하고 해체돼 더는 변혁의 주체가 아니게 됐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현재 노동계급의 규모와 상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노동계급 해체론이 틀렸음을 보여 준다. 객관적 조건을 보면 노동계급은 21세기에도 마르크스가 말한 구실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혁명이 현실이 되려면 주관적 요소도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지은이는 이렇게 강조한다. "자본주의를 탐구하는 사람들이 자본주의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벌이는 운동의 필수적 일부가 돼야 한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운동이 없다면 이번 세기가 끝날 때까지도 다수의 사람들은 이 참을 수 없는 세계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청년 마르크스가 지적했듯이, '철학자들은 세계를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 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