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삶과 문명이 시작된 나라, 이집트
나일 강이 흐르고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있는 신비의 나라 이집트는 아마 우리들뿐 아니라 지구촌에 살고 있는 세계인 누구나 언젠가는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동경의 나라일 것이다. 인류 최초의 삶과 문명이 시작된 나라, 세계역사의 중심무대가 바로 이집트이기 때문이다.
피라미드의 건설, 투트모세 3세의 위업, 모세의 출애급, 클레오파트라의 사랑, 나폴레옹의 침입과 같은 고대와 근대의 이집트 역사와 문화적 사건들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또한 이런 사건의 증거들인 고대 벽화나 파피루스에 그려져 있는 고대 이집트 인들이 살던 삶의 모습들은 지금 우리의 것들과 너무나 흡사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밭을 갈고 빵을 굽고 포도주를 만들며 낚시를 하고 소를 잡는 모습들과,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성대한 파티를 열어 즐기고 있는 광경들은 정말 현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여인의 화장, 의상과 목걸이, 팔찌, 반지 같은 장신구 등 모두가 오늘날 우리들의 것과 대동소이하다는 데에서 우리는 7000년이란 긴 세월 속의 인생살이들이 바로 어제의 일들같이 하나로 꿰어져 있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책에서 그러한 이집트 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장구한 시간 속을 넘나들면서 인간 삶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호흡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장구한 이집트 역사를 한눈에 보고, 이 같은 지난 인류역사의 일면들을 돌이켜보면서 인간 삶의 과거와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21세기를 맞고 있는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혜안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생생히 살아숨쉬는 세계역사와 문명의 중심무대
인류 역사의 수많은 주역들이 이 땅을 밟았고, 그들 중 많은 영웅들이 이곳을 점령하고는 위대한 제국을 세웠다. 이 땅의 주인이었던 파라오들이 세운 고대 이집트 파라오 제국은 물론이거니와 외부에서 침입해 들어온 알렉산더가 그리스 대제국을 세웠고, 뒤를 이은 로마 제국, 비잔틴 제국, 이슬람 제국, 오스만 터키 제국 모두가 그러했다. 그러니까 헬레니즘-로마-비잔틴-이슬람 문명 모두가 나일 문명의 토대 위에서 그들 문명의 꽃을 활짝 피웠던 것이다. 아무리 서구인들이 서양 문화의 뿌리를 그리스-로마 문명에 두고 정체성을 분리하려 하지만, 그 원류가 나일 문명에 있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집트는 파라오 시대 이래 경험해온 다양한 종교, 언어, 정부 형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나름대로의 문화적 영속성을 독특하게 지켜오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격변하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어떤 다른 나라의 정치·종교·사회적 삶과 구별되는 파라오 시대, 그리스-로마 시대, 이슬람 시대의 문화유산들이 이집트 인의 생활 속에서 서서히 융화되어 이어져왔기 때문일 것이다. 파라오들이 남긴 비범한 유산들 중에는 아직까지 신비의 베일에 감추어져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런던 대영박물관에서도,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이집트 문화유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집트 고대 문화유산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현대인들에게 문화적 영감을 일으키게 한다. 이 책에서 여러분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살아숨쉬고 있는 건축?문학?예술의 보고寶庫, 이집트를 한층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집트의 장구한 7천 년 역사 이야기
이 책은 이집트 역사를 고대 이집트 시대, 그리스-로마 시대, 이슬람 시대, 현대 등 4장으로 구분하여 서술했다. 제1장 고대 이집트 시대는 그 종말까지 매우 오랜 기간이므로 기존의 역사가들과 마찬가지로 고왕국시대, 중왕국시대, 신왕국시대로 대분했고, 왕조들 사이에서 국가가 쇠약해져 발전의 틈이 생긴 오랜 외부 침략의 시련기를 제1중간기, 제2중간기로 두어 주요 사건들을 다루었다.
제2장은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한 뒤 열린 마케도니아 왕들 시대, 프톨레미 왕조와 그 후 로마 제국 통치기와 비잔틴 통치기를 다루었다.
제3장 이슬람 시대에서는 아랍 이슬람군이 이집트를 정복하여 이집트가 이슬람 제국의 속주가 되었던 시대와, 그 뒤 독립왕조를 형성한 툴룬 조, 이크쉬드 조, 파티마 조, 아이유브 조, 맘루크 국 시대와, 뒤를 이어 침입하여 다시 이집트를 점령한 오스만 터키 제국의 통치기 중 일부를 한데 묶어 다루었다.
제4장 현대편은 나폴레옹의 침입부터 시작된다. 원래 이슬람 시대는 7세기 이래 현재까지이지만, 아랍 및 이집트 역사가들이 그들의 현대사를 나폴레옹의 침입을 기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이슬람 시대와 오스만 통치기를 둘로 나누어 서술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오스만 터키 치하의 이집트에 대한 나폴레옹의 점령기, 오스만 터키 종주권하에 세워진 무함마드 알리 가계의 통치기, 그 후 영국의 점령과 보호통치기, 독립을 선언한 후의 무함마드 알리 조와, 1952년 자유장교단의 혁명에 의해 세워진 오늘날의 이집트 아랍 공화국의 역사와 문화적 사건들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