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어엿한 작가가 되어 미국 북 투어에 초대받은 주인공! 금주법 폐지를 코앞에 두고 다과 모임에서는 칵테일파티가 벌어지고 뉴욕의 밤거리에는 주류 밀매점이 활개친다. 화려한 파티를 즐기면서도 뼈를 파고드는 진실. “나이는 못 속인다니까!” 7월 7일 오늘의 두 번째 우편배달을 받고 몹시 놀란다... 뜻밖에도 미국 출판사가 보낸 정중하고 기분 좋은 편지가 들어 있는 게 아닌가. 런던 진출에 이어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초대장이 날아왔다! 때는 1933년 가을. 미국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으로 서서히 대공황의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었고, 역대 가장 기만적인 법이라는 오명과 함께 수많은 부작용을 낳은 금주법은 폐지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의 주인공은 공공연한 주류 밀매의 마지막 나날을 아슬아슬하게 목격했고, 그 덕분에 다과 모임을 가장한 칵테일파티나 뉴욕의 밤 문화가 이 유쾌한 작품을 한층 더 풍성하게 채색한다. 가장 사사롭기에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 이 소설은 자전적 이야기이며 작품 속의 많은 인물도 작가의 주변 인물들을 허구화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네 편이 쓰인 시기에 E.M. 델라필드의 삶은 주인공의 삶과 대체로 맞닿아 있다. E.M. 델라필드는 1917년에 첫 소설을 발표한 이후 많은 작품을 썼지만 1929년 주간 문예지 <시간과 조수>에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을 연재하면서부터 비로소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의 대중적인 성공으로 작가가 런던 블룸스버리의 문학계에 진출한 상황은 후속편인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두 번째, 런던에 가다》의 소재가 되었다. 델라필드는 영국 여인과 똑같이 런런 블룸스버리 도티가 57번지의 작은 아파트를 빌려 데번과 런던을 오가며 생활했다. 신기하게도 다소 건조한 이 여인의 영국식 풍자와 유머는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출간은 지금의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출판사의 전신인 하퍼 앤드 로우(Harper and Row)에서 맡았다. 델라필드는 당시 이 회사를 이끌던 미국의 대표적인 출판업자 캐스 캔필드(Cass Canfield)에게 두 번째 런던 이야기를 헌정하며 그와 따뜻한 관계를 이어 갔다. 1933년 캔필드는 델라필드의 미국 및 캐나다 동부 순회강연을 준비했고, 이 경험이 바로 이 세 번째 미국 이야기에 투영되었다. 첫 두 권은 제각기 영국에서 먼저 출간된 뒤 이듬해에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세 번째 미국 이야기와 네 번째 전쟁 이야기는 모두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출간되었다. 미국에서 델라필드의 입지와 위상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의 많은 영국인과 달리 미국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선은 한없이 긍정적이고 호의적이다. 음식과 기차역, 호화로운 파티와 실내 장식, 화려한 쇼핑몰 등 영국보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많은 것들에 순수하게 감탄하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쓰인 《위대한 개츠비》의 휘황찬란한 파티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다행히도 이 여인은 주특이인 신랄한 풍자를 끝내 내려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