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기억하며, 사랑을 떠나보낸 모든 마음에게 전하는 그림책 『맑음이』는 부산에 사는 열일곱 살 동갑내기 친구, 로아와 현수가 함께 지은 그림책입니다. 숫기 없던 로아에게 믿음직한 등이 되어준 현수와 활발한 현수를 편안하게 받아 준 로아의 가슴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커다란 구멍을 남겼습니다. 그러고서 얼마 뒤, 참사로 식구를 모두 잃은 강아지 푸딩이 소식을 접한 이 둘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참사의 기억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어떤 상실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이야기라는 걸 말하고, 사랑을 떠나보낸 모든 마음에 조용히 닿을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어 이 그림책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식구들이 나를 잊은 건 아니겠죠?”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기다리기’가 특기인 강아지 맑음이. 엄마, 아빠, 희망이와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식구들이 모두 비행기 여행을 떠나고 맑음이는 혼자 집에 남습니다. 매일매일 식구들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여러 날이 지나도록 식구들은 돌아오지 않고, 맑음이는 외로움 속에서 점점 지쳐 갑니다. 강아지의 눈에 비친 그리움의 세계 『맑음이』는 세 가지 색으로 인쇄되었습니다. 글자는 검정, 그림은 노랑과 파랑입니다. 그림을 노랑과 파랑으로만 구현한 것은 강아지가 이 두 색으로 세상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현수 작가는 맑음이가 살아가는 세상에 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서고자 했습니다. 현수 작가는 책 곳곳에 넓은 여백도 마련해 두었는데, 그 공간은 맑음이가 느끼는 텅 빈 그리움이자 독자의 마음이 그리움의 온도에 잠시 머물게 하는 방입니다. 세상의 모든 푸딩이에게 전하는 따뜻한 안부 맑음이는 애타게 기다리던 엄마, 아빠, 희망이를 꿈속에서 만납니다. 식구들은 맑음이에게 약속합니다. 맑음이가 마당에서 기지개를 펼 땐 시원한 바람으로, 쌀쌀한 겨울날엔 머리 위에 쌓이는 눈송이로, 잠든 밤엔 포근한 달빛으로 늘 곁에 머물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네 곁에 있단 걸 기억해!” ‘기다리기’가 특기이던 맑음이에게 이제 새로운 특기가 생겼습니다. “나는 맑음이, 특기는 ‘기억해’!” 맑음이는 식구들과 늘 함께라는 걸 기억하며 살아갈 힘을 회복합니다. 글을 쓴 로아 작가는 우리의 ‘기억’에 주목합니다. 참사가 우리의 기억에 오래 남을수록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기다림’으로 시작해서 ‘기억’으로 마무리되는 맑음이 이야기가 슬프을 넘어 희망으로 이어지는 것은, 기억이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는 작가의 이런 믿음 덕분입니다. 『맑음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고, 슬픔에 공감할 줄 알며, 상실은 끝이 아니라 기억이라는 형식의 사랑이 될 수 있음을 알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