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만화 인권교과서’라는 별명을 얻은 청소년 필독서로 자리잡아 지난 10년간 20만부가 넘게 판매되었고 ‘인권만화’라는 장르를 새롭게 펼쳤던 『십시일反』(창비 2003), 그 뒤를 이어 출간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거멀못이 되기를 표방했던 『사이시옷』(창비 2006)에 이어 세번째 인권만화 『어깨동무』가 출간되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인권만화에도 동시대 만화계를 주름잡는 가장 대표적인 만화가 10인이 참여했고, 특히 젊은 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인권’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이며 조화를 이루는 한권의 책을 완성해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만화가 각자의 개성이 자유롭게 표현된 작품집의 성격을 띠고 있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완성도 높은 만화로 상상한 인권 세상 『어깨동무』에는 전작들보다 현실에 밀착한 소재, 이를테면 공권력의 폭력과 기업의 인권문제, 사교육 과열과 청소년 인권, 아동 인권, 성폭력 피해자, 세대별 노동문제, 독거노인의 고독사 등을 소재로 한 극화들과 인권 개념의 발전사를 돌아보는 교양만화까지 망라하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십시일反』과 『사이시옷』이 청소년 교양만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 이번 인권만화는 최근의 시사적인 이슈와 다소 민감하고 무게있는 주제까지 적극적으로 소재화해 청소년은 물론 성인 독자까지도 누구나 충분히 공감 가능한 내용을 다뤘으며,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완성도 높은 만화적인 화법과 상상력으로 형상화하고 있으니 전국민 필독 인권교양서로 추천할 만하다. 『어깨동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년여 기간의 기획을 거쳐 완성해낸 인권만화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영화, 동화, 사진집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의 가치를 전파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인권만화 『십시일反』과 『사이시옷』은 ‘차별’을 주제로 만화라는 대중 친화적 장르의 힘을 빌려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며 사랑을 받았다. 앞의 두 만화가 ‘차별’을 주제로 ‘인권만화’라는 장르를 새로이 개척했다면 『어깨동무』는 ‘인권’ 그 자체를 주제로 했다. 인권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어깨동무』는 전작들보다 우리 사회의 현실에 더욱 밀착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권문제를 집어내며 재미와 함께 고민을 선사한다. 『어깨동무』는 소외 받는 ‘타자’가 아닌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 모두는 비정규직 노동자일 수도,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는 대학생일 수도, 독거노인일 수도, 과도한 학습노동에 시달리는 학생일 수도 있다. 인권의 남의 문제가 아닌 나의,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일깨우는 작품집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무심하게 지나쳤던 주변의 인권문제들을 다시 생각하고 고찰할 수 있는 인권감수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어깨동무』는 크게 주제에 따라 4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에 실린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1부 거대한 힘, 아찔한 현장 1부에는 폭력적인 현실로 다가오는 노동문제와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의 현장이었던 강정 사태를 다루면서 거대한 권력이나 힘 앞에 불가항력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실려 있다. ‘인간을 담았’다는 최신 스마트폰 생산 하청 공장의 인권 실태를 그린 정훈이의 「꿈의 공장」은 작가 특유의 유머와 풍자가 물씬 풍기고, ‘버스 폭행남’에게는 분노하면서 용역 깡패의 폭력에는 무감한 우리들의 모순을 날카롭게 찌르는 최규석의 「맞아도 되는 사람」은 파업 현장을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다큐 만화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다룬 손문상의 「은별이」는 평화로운 강정을 파괴하려는 세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을 대비시켜 극적인 효과를 꾀했다. 제2부 다 너 잘되라고?! 1부의 작품들이 ‘보이지 않는 손’의 폭력을 다뤘다면 2부는 우리 주위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는 인권문제를 다룬다. 학부모들에게 유년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키며 ‘다 너를 위해서’라는 명목의 사교육 과열을 지적하는 김수박의 『사랑이란 이름의 추억 박탈』, 국어교사이기도 한 만화가 조주희가 학교 현장의 지극히 현실적인 에피소드와 학생과 교사의 인권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제시한 『교문 안 이야기』, 성폭력을 당한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자신을 책하는 박철권의 자전적 만화 『그 아이』는 부모 세대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통쾌하게 다가올 것이다. 제3부 세대유감 3부는 동시대를 살아가되 서로 다른 현실에 직면해 실상은 서로를 보듬을 여유조차 없는 고스란히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김성희의 『세대유감』은 할머니, 엄마, 손녀에 걸친 3대의 노동을 그린 수작이다.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는 손녀와 비정규 청소노동자인 할머니, 육아노동에 시달리는 딸과 아들이 겪는 세대 갈등과 애환이 마음을 잔잔히 울린다. 윤필의 『늙은 개가 짖는 밤』은 작가 특유의 단순하지만 서정적인 필치로 독거노인의 쓸쓸한 죽음을 강렬하게 그려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제4부 끝나지 않은 인권 이야기 앞의 1~3부가 현실적인 소재를 만화로 형상화했다면 4부는 여전히 우리에게 남은 ‘인권’이라는 과제를 다시금 돌아보자는 의미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시사만화가로 이름 높은 굽시니스트의 『人權 Begins』는 인권 개념의 발전사라는 딱딱한 내용을 작가 특유의 유머로 녹여냈다. ‘인권’이란 개념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우리 생활에 ‘인권’이란 말이 일상화되기까지의 좌충우돌 과정을 신세대적인 감각과 유머로 전달한다. 유승하의 『세계인권선언의 탄생』은 학생을 앞에 놓고 차근차근 가르쳐주듯 세계인권선언의 탄생 과정을 찬찬히 설명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웃으며 읽는 전국민 인권교양서 『십시일反』과 『사이시옷』이 청소년 필독도서로 거듭 선정되고 10년간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온 것은 인권이라는 자칫 고루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 소재를 만화로 풀어낸 덕이기도 하다. 접근하기 쉬운 형식과 재미는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환영받았으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왔다. 인권위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대중의 인권감수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인권영화와 인권만화는 인권과 관련된 ‘불편한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인권의식을 높이는 친근한 도구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어깨동무』는 서툴게 교훈을 안기려고 하거나 과장스런 이상주의로 독자를 거북하게 만들지 않는다. 한발 떨어져 일상을 날카로운 눈매로 포착해 그려주고 독자에게 올바른 인권인식에 대한 생각거리를 안겨줄 따름이다. 『어깨동무』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워크숍에서부터 창작에 이르기까지 1년이 넘는 작업을 함께 해온 10인의 작가들은 ‘인권세상으로 가는 길에 마침표는 없다’며 한 목소리로 더 나은 미래를 이야기한다. 『어깨동무』는 2013년 현재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자 독자들에게 인권 세상을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는 길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