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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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재미있는 책이라고 말하겠다. 그저 즐겁게 읽으면 그게 행복이니까.” 170만 독자를 사로잡은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 그가 전하는 행복한 독서법 ■ 즐겁게 읽으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요새 뭐 봐?”라는 질문에 책 제목을 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상당수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이나 넷플릭에서 본 드라마 제목을 말할 것이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하나로 즐길 수 있는 게 많아진 세상이다. 심지어 책도 유튜브로 ‘읽는’ 사람이 많아졌다. 필요한 부분만 쏙쏙 뽑아 정리해주는 영상을 보고 마치 내가 읽은 것처럼 대리 만족하는 것이다. 여전히 책은 ‘어렵고 심오한 것’ 혹은 ‘필요에 의해 억지로 읽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탓 아닐까. 이러한 편견을 깨뜨리고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서 책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행복한 삶’에 대한 안내자, 170만 독자를 사로잡은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이번에는 ‘행복해지는 독서법’을 들고 돌아왔다. 그의 신작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독서의 즐거움을 알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독서가 기분 전환 이상의 것임을 알려주고, 책을 좋아해 마지않는 사람에게는 책 읽는 즐거움을 전하는 책이다. 그는 “책을 읽는다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 자신은 책 읽는 기쁨과 즐거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음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행복한 독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유년 시절부터 이어져온 그의 농밀한 독서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 책에는 ‘책과 인생’을 대하는 그의 남다른 지론이 담겨 있다. 그가 책을 읽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독서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갖가지 이유로 책을 읽는다.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직장생활을 하기까지 각종 ‘필독서’ 리스트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억지로 읽는 것은 고통만을 안겨주어 책을 멀리하게 할 뿐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기쁨과 즐거움을 아는 것이 최우선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만나는 것이 바로 행복한 독서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 재미가 없으면 그만 읽어도 된다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는 책을 읽으면 얻는 게 있으니 읽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책 읽는 것 자체를 ‘즐기라’고 할 뿐이다. 꼭 읽어야 할 책은 없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읽다가 재미없으면 그만 읽어도 된다고 권한다. 재미가 없는 것은 지금 그 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그럴 때 그만 읽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하게 되니 과감하게 책을 덮을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당장에 다 읽을 필요도, 한 번에 한 권씩 읽을 필요도 없다. 한 달에 몇 권 혹은 몇 페이지를 목표로 세워두고 읽을 필요도 없다. 저자의 경우, 원어이긴 하지만 플라톤의 《법률》은 8년에 걸쳐 읽었고, 릴케의 《말테의 수기》는 쉰이 넘어서야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구약성서》는 〈창세기〉와 〈출애굽기〉만 읽었으며,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요리책을 구매하는 낭패를 겪기도 했다. 동시에 10권의 책을 읽을 때도 있다. 이 책을 읽다가 지루하면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독서에 목표를 세우고 효율적 읽기를 강조하다 보면 정작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는 그 순간을 즐기며 읽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천천히, 한 권 한 권 음미하듯이 읽는다. 누군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는 언제 다시 만날지를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도 그 순간에만 집중한다. “산다는 것도 원래 즐거운 법 아닌가. 뭔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행복이다. 독서도 그렇다. 그저 즐겁게 읽으면 그것이 행복한 것이다. 적어도 책을 읽으면 지루하지 않다.” ■ 현실을 뛰어넘게 하고 인간을 구원하는 독서의 힘 글을 배운 이후 활자를 보지 않은 날이 거의 한 손에 꼽힐 만큼 평생 활자 중독자로 살아온 저자는 자신이 병에 걸렸을 때도,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해야 할 때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이는 현실도피와는 다르다. 책을 읽을 때 느끼는 기쁨과 생명의 고취가 현실을 헤쳐 나가는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발밑만 보고 있으면 우리는 주어진 현실을 뛰어넘기가 힘들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약간 거리를 두고 현실을 바라볼 수 있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집중치료실에 누워 있게 된 저자는 어린 시절 단카(짧은 형식의 일본 전통적 시가)를 읽었던 것을 떠올리고는, 단카 짓는 걸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루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어머니가 입원했을 때는 곁에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소리 내어 읽으며 모자 관계를 되돌아보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해야 했을 때는 아버지 옆에서 내내 책을 읽으며 버텨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자신이 처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고, 다른 의미를 발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독서는 인간을 구원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구원’은 단순히 인생의 절망적인 순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외롭고 힘들 때도 독서는 우리의 구원병이 된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도 같은 경험을 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즉 책을 통한 ‘공감’이 우리로 하여금 인생을 살 만한 것이라 느끼게 하고 힘든 일을 헤쳐 나갈 희망과 용기를 준다. ■ 책 읽기를 통해 외국어를 배운다 책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바로 ‘외국어 공부’다. 그는 지금까지 외국어로 된 책도 수없이 많이 읽어왔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하지만 저자에게는 한 가지 목적이 더 있다. 바로 원서를 읽는 것. 원서를 읽음으로써 다채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고, 자신의 불완전함을 배울 수 있으며, 사고력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 때부터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고3 때는 영어로 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었다. 영어로 된 책을 읽을 수 있는지 스스로의 수준을 가늠해보고 싶었던 그는 우연히 800쪽에 달하는 이 책을 접하고는 수험생의 여름방학을 아낌없이 할애했다. 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지만 영어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얻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고등학교 시절에는 윤리사회 선생님과 함께 독일어로 된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 서문을 읽었으며, 학부생일 때는 전공과 관련해 그리스어로 된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그가 대학에서 그리스어를 가르칠 때 사용하던 교재이기도 하다. 《오이디푸스》의 경우는 고대 그리스어로 연극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외국어를 공부한 그는 영어, 라틴어, 그리스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을 할 줄 안다. 어떤 말을 배우든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기 시작하면 외국어를 읽는다기보다는 독서하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그야말로 책도 읽고 외국어도 배우고 일석이조다. 최근 저자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미움받을 용기》로 인해 한국에서 열리는 강연에 자주 초대된 것을 계기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아시아권 언어를 배우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덕분에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그간 잘 알지 못한 채로 살아온 게 부끄러웠다는 고백이 눈에 띤다. 그런 그가 열심히 공부 삼아 읽고 있는 한국어 책은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이다. ■ 생활 방식을 바꾸기 어렵다면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