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에 걸친 야외 탐험과 6년간의 연구로 밝혀낸 자연 탐험 기술
★땅, 하늘, 바다, 식물과 동물 등이 알려주는 자연 현상 850가지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은 날씨 예측, 자취 추적, 도심 산책, 해변 산책, 야간 산책, 그리고 수십 가지 분야에서 자연의 단서와 신호를 알아보고, 그것을 통해 상황을 예측하거나 추론하는 기술을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의 관찰력으로 세상을 보는 방식이 훨씬 더 근사해지도록 도와준다.
이 책 속에서 소개하는 수백 가지 자연의 흔적들과 친숙해지면 야외에서의 경험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고, 모든 것을 알게 될 때까지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주는 짜릿한 감각을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 널린 자연의 신호와 단서들을 알아보는 법
땅, 하늘, 식물과 동물 들이 제각기 자신의 특성을 드러내면 산책자는 각각의 카테고리에 담겨 있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나무뿌리의 곡선이 나침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바위의 색깔이 야간 산책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분명 자연은 간단하게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름 없는 것들의 연결 관계를 헤아리면 자연과 연결된 우리의 일상이 과학적이고 다채롭게 느껴진다. 전혀 달라 보이는 요소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추론을 하는 데서 진짜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다.
… 나침반 역할을 하는 나무뿌리의 곡선・색깔이 진할수록 유기물과 영양분이 더 많은 토양・발을 순서대로 들어 올렸다가 내리며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모든 네발짐승・고도를 알려주는 기본적인 길잡이인 수목한계선・나무의 중심부가 한가운데보다 남쪽이나 남서쪽에 치우쳐서 위치하는 이유・150세와 300세 된 나무의 나이 추정하는 법・숲에 중간 나이대의 나무들이 없다면 산불이 났었다는 증거・여러 개가 한군데 모여 있는 네잎클로버는 제초제를 뿌렸다는 징후・온도계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귀뚜라미・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공기를 증명해주는 지의류・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절대 파랗지 않은 지평선・무지개가 떴다는 것은 공기의 온도가 0도 이상이라는 의미・여름날 아침 안개는 대체로 날씨가 맑을 거라는 징조・나무 중에 가장 벼락을 자주 맞은 참나무・열여덟 종류로 알려져 있는 닭의 울음소리・연못 근처에 달팽이가 있다면 석회암 지역이라는 증거・계절에 따라 금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하는 순록의 눈 …
자연 속 단서에만 의존해서 살아가는 다약 족과의 아주 특별한 산책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제도 내부에는 200개가 넘는 부족이 살고 있는데, 이들을 모두 합쳐 다약 족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일부러 현대 사회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고립된 지역에서 살고 있다. 저자 트리스탄은 자연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 다약 족과 특별한 도보여행을 했다.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안에는 오직 자연 속 단서에만 의존해서 살아가는 다약 족의 지혜와 한결같지 않은 우림 생활의 이야기가 두 장에 걸쳐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튿날 아침은 사슴 내장을 먹는 걸로 시작했다. 나는 콩팥의 맛과 질감, 냄새를 곧장 알아챘고 내가 알 수 없는 부위가 어디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힘을 내기 위해서는 어쨌든 다 먹어야 했고, 어느 부위인지 모르는 편이 먹기에는 더 나았다. 다약 족은 언제나 실용적이고 실제적으로 생각한다. 서양에서 우리는 최소한 아침 여섯 시에는 내장을 먹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약 족이 보기에는 내장을 가장 먼저 없애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먹는다. 개구리와 사슴 고기는 밤새 불에 구웠다가 매달아놨고, 그 냄새나는 시커먼 덩어리들은 이제 티터스와 너스의 배낭으로 들어갔다. 두 시간 만에 그들은 우리가 사흘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한 것이다.“
“날씨가 바뀌는 것에 관해 또 다른 단서는 없는지 물었고, 호우가 쏟아지기 전에 이 지역 개구리들이 요란하게 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개구리는 짝짓기를 할 때도 시끄럽게 울기 때문에 샤디는 날씨에 대해 이 지역의 농담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호우를 ‘개구리 짝짓기’라고 부른다는 거였다.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유머가 항상 그렇듯이 그 미묘한 농담의 뉘앙스는 통역 과정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도 빗속에서 개구리가 짝짓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우스꽝스러워서 둘 다 유쾌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