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두려운 사랑

김신현경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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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불능)시대의 문화와 일상 읽기. 30여 년 전(1987년 이후), 개인성이 강조되고 그것의 표현으로서 연애가 장려되던 시기를 지나 서로가 서로를 혐오하며 우리 안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듯한 오늘날, 사랑/연애가 이토록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 된 과정을 더듬어본다. 영화 <접속>에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웹툰 <치즈인더트랩>까지 대중매체를 통해 사랑/연애를 가능하게, 혹은 불가능하게 만드는 사회적 조건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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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친밀성에 대한 우리의 욕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부서져왔나 1강 우리의 사랑은 왜 불안하고 혼란스러운가: 식민지 조선에서 오늘날까지, 사랑과 연애에 관한 질문 나혜석, 「이혼 고백장」(1934) | 드라마 「청춘시대」(2016) 2강 1990년대, 연애의 (재)탄생: 1987년 민주화 이후, 연애의 시대 영화 「접속」(1997) | 영화 「정사」(1998) |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2012, 2013, 2015~2016) 3강 자원 거래의 장이 된 연애: IMF 경제위기와 군가산점제 위헌 판결 이후의 사랑/연애 영화 「나쁜 남자」(2002) | 영화 「버스, 정류장」(2002) 4강 도시, 여성, 일: 2000년대 ‘차가운 친밀성’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칙릿 유행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2006) |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 5강 ‘나쁜 남자’ 변천사: 여성적 욕망의 대상으로서 ‘나쁜 남자’부터 ‘무서운 남자’까지 영화 「연애의 목적」(2005) | 웹툰 「치즈 인 더 트랩」(2010~2017) 6강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날 남성들은 친밀성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표출하는가 아이유, 「좋은 날」(2010) | 영화 「소셜포비아」(2015) 7강 이런 세상에서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 드라마 「밀회」(2014)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폭력과 혐오의 시대, 사랑은 어떻게 가능할까? 데이트 폭력, 불법촬영, 여성혐오, 취업난, 주거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친밀성이라는 문제 폭력과 혐오의 시대, 왜 우리는 친밀성을 고민해야만 하는가 2018년 8월 25일 불법촬영 편파 수사와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 1심 무죄 판결을 규탄하기 위해 7만여 명의 인원이 서울 도심에 모였다. ‘OO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와 미투 운동을 통해 여성들은 학교, 직장, 예술계 등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강간문화를 폭로했다. 소라넷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인터넷에는 수없이 많은 불법촬영 영상이 또 다른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매년 1000여 건 이상 증가해 2017년에는 1만 303건에 달했다. 이와 더불어 성차별과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인식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 사회는 젠더 이슈를 둘러싸고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판결, 도처에 깔린 리벤지 포르노,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 한가운데에서 여성들은 이제 친밀한 관계가 오히려 더 위험한 관계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여성과 남성의 친밀 관계, 특히 사랑 또는 연애가 평등하고 행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많은 여성들은 과연 어떤 남성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이 극심한 온도차를 극복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을지 절박한 고민에 휩싸여 있다. 『이토록 두려운 사랑』은 왜 우리가 이런 ‘연애 불능 시대’까지 와버렸는지 그 과정과 맥락을 살펴보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사랑과 연애를 향한 우리의 모순된 열망과 두려움이 형성되어온 과정을 성찰해보자는 것이다.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장 눈앞에 닥친 긴급한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만큼이나 섬세하고 정확하게 역사적, 사회적 흐름을 살피는 작업이 나란히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연애 또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왜곡되거나 훼손되어왔는지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파악해야만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지형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학자이자 문화연구자 김신현경은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키워드로, 한국의 대중문화 및 현상을 텍스트로 삼아 멀게는 신여성들로부터, 가깝게는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변동과 관련해 우리의 사랑/연애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살펴본다. 저자는 영 페미니스트, 다큐멘터리 제작자, 문화기획자로 활동해온 한편, 오랜 시간 동안 연애, 여성 노동, 미디어 산업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라는 고유한 장에서 벌어진 현상들을 꾸준히 분석해왔다. 이 책은 이런 오랜 관찰 및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서구와는 다른 근대화 과정을 거친 ‘한국’이라는 장에서 ‘사랑’이 지녀온 다양한 의미망들을 하나하나 풀어내서 이해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 책은 본격적인 연구서라기보다는 관련 선행 연구들을 핀셋 삼아 이 겹쳐짐을 한 겹 한 겹 들춰보는 과정의 기록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렇지만 특히 사랑과 연애에 대해서는 학문적 분석 못지않게 우리 자신들의 친밀성에 대한 욕구가 어떻게 조형된 것인지 성찰에 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나는 이 모든 일들이 이번 생에 더 나은 사랑을 하기 위함이라고 믿는다. 이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의지와 다르지 않다.(7) 첫 강의는 여러분이 저에게 보낸 이 강의에 대한 기대를 짚어보며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현실에서의 연애 관계에 대한 고민입니다. 아주 다양하고도 절실한 고민들, 예컨대 ‘왜 연애가 이렇게 어렵게 혹은 불안하게 느껴질까?’, ‘연애를 하면 행복해질까?’ 혹은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성과의 행복한 연애는 과연 가능할까?’ 같은 절실한 질문들을 가지고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이 있습니다. 둘째는 연애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페미니즘 문화 비평에 대한 관심입니다. 많이 거론되거나 재미있게 즐긴 문화 텍스트를 중심으로 연애와 페미니즘을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는 욕구에서 이 자리에 오신 거지요. 저는 이 두 가지 기대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연애나 친밀한 관계에 대한 고민은 언어를 포함하여 넓은 의미에서의 재현을 경유하지 않을 수 없기에, 연애나 친밀성을 다루는 문화 텍스트들과 깊은 관련을 맺습니다. 또 페미니즘 문화 비평의 질문은 결국 사람을 ‘여성’ 그리고 ‘남성’으로 만드는 문화적 과정에 관한 질문이라는 점에서 연애, 친밀성, 관계를 포함하지 않을 수 없지요.(15~16) 사랑과 연애는 오늘날 우리가 원하는 자유와 평등이 가장 첨예하게 각축을 벌이는 장이 되었고, 이런 긴장과 갈등은 섹슈얼리티를 통해 표출되며, 경제와 결혼 그리고 가족은 예전보다 더욱 복잡하게 얽혀 사랑에 대한 우리의 기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들이 바로 사랑과 연애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설렘보다는 혼란 또는 두려움으로 채색하고 있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23~24) 「청춘시대」에서 윤진명은 세 개의 고정 알바(과외, 레스토랑 서빙, 편의점 알바)와 부정기적인 알바를 통해 번 돈으로 대학생으로서의 삶을 유지하는 한편 식물인간이 된 남동생의 병원비까지 감당합니다. 과연 그녀의 삶은 나혜석 시대 노름과 술에 빠진 남성들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야 했던 여성들과 얼마나 달라진 것일까요? 청년 남성들의 경제적 삶도 이전 시대 남성들에 비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동세대 여성들에 비하면 평균 취직률이나 평균 임금은 훨씬 높습니다. 청년 남성들이 이를 실감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동세대 여성의 삶은 동세대 남성의 삶과 비교해야지 이전 세대 여성의 삶과 비교할 일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청년 세대의 어려움에 대한 설명과 문제화, 그리고 대안은 세대 격차와 젠더 격차를 항상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결국 청년 남성 중심의 이야기가 되고 말지요.(44~45) 여성에게 성적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의 여성들은 남성들과 관계를 맺으며 인간으로서 당연히 갖는 관계에 대한 갈망과 성적 욕망을 추구하지만 잘되지 않습니다. 여성들에겐 자율적인 성적 욕망의 추구라는 이상과 물화된 성적 대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 사이의 간극이 두려움, 때로는 공포라는 감정까지 자아냅니다. 남성들은 이제까지 체화해온 이상적 남성성의 균열로 인해 자아와 관계의 재조정이 필요해지면서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여담이지만 이런 면에서 이 드라마가 귀신 이야기를 등장시키며 일종의 스릴러 장르를 도입한 것은 설득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시대의 사랑과 연애를 ‘새로운 남녀 불평등 현실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모순적 기대가 극화되는 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47) 요즘은 ‘원조교제’라는 용어를 거의 안 쓰지요. 그럼 어떤 용어를 쓸까요? ‘조건만남’, 줄여서 ‘조건’이라는 말을 주로 씁니다. 두 용어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원조교제’는 원조를 받는 10대 청소년 여성의 연령과 ‘교제’로 뭉뚱그려진 관계에 방점이 찍힌다면, ‘조건만남’은 더 노골적이죠. 이 용어에서는 연령이 더 이상 문제시되지 않습니다. 대신 서로의 조건을 내건 거래의 측면이 두드러지지요. 청소년 성매매 연구들에 따르면 ‘원조교제’라는 말 대신 ‘조건만남’이라는 말이 등장한 시기는 대략 2000년대 후반부터라고 합니다. 동시에 ‘애인대행’이라는 말도 쓰이기 시작해요. 첫 시간에 살펴본 「청춘시대」 강이나가 하던 일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건만남’이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남성들의 수요에 부응한 것이라면, ‘애인대행’은 돈과 시간이 있는 남성들의 수요와 관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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