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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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 그 어디쯤 우리들의 일기 이따금 꼭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결정한 몫의 책임을 안고 행복한 어른이 되기를 바라며 매일 한 발씩 이십대의 평범한 일상과 고민을 따뜻하게, 잔잔하게, 사랑스럽게 한 컷의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가 김그래의 첫 번째 장편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그동안 한 컷의 그림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던 그녀의 진짜 일상과 고민, 그리고 몇 마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작가 내면의 깊은 감정들이 담겨 있다. 일기를 읽다 보면 처음에는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에 쿡쿡 웃음을 짓다가도 어느새 상처 받은 내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지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사실 그래의 일상은 우리들의 그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스마트폰 없는 슬로우 라이프를 꿈꾸면서도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고, 살찌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운동하는 것은 너무 너무 싫다. 방 청소를 하지 않아 늘 엄마에게 혼이 나면서도 오늘의 할 일은 일단 내일로 미룬다. 하지만 이렇게 철없어 보이는 그녀에게도 청춘이기에 겪어 내야 하는 아픔들이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이제 더 이상 속해 있을 곳이 없다는 막막함, 나를 위해 고생하신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 좋아하는 일을 마음만큼 잘하지 못하는 답답함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스물다섯의 그래는 이런 인생의 파도를 어떻게 넘어야 할지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서두르지 않고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바다가 잔잔해지기를 기다린다. 하루 정도 온전히 푸욱 쉬면서 좋아하는 것들의 이름을 하나씩 연습장에 적어 보는 소소한 일이 그녀가 파도를 견디는 방법이다. 거친 파도 앞에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곧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지는 때가 온다. 이렇게 그녀는 세상을 살아가는 자기만의 방법을 하나씩 터득해 나간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 평범하게 존재하고, 고민하고, 때로 행복해 하는 그래의 모습은 정확히 오늘을 사는 보통의 우리들의 모습이다. 아직은 내가 상상했던 어른이나 동경하는 어른, 그 어디와도 가깝지 않지만 내가 결정한 몫의 책임을 안고 행복한 어른이 되기를 바라며 매일 한 발씩. 나와 똑같은 모습의 그래를 만날 수 있어 우리는 결코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