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스타크의 파커 : 헌터

리처드 스타크의 원작인 <파커(Parker)>는 1962년 <더 헌터(The Hunter)>를 시작으로 2008년 <더티 머니(Dirty Money)>에 이르기까지 총 24편에 걸친 장대한 역사를 지닌 범죄소설이다. 그동안 10편 가까이 영화화되었고 최근 다윈 쿡이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시켰다. 다윈 쿡의 작업에 깊은 인상을 받은 원작자 리처드 스타크는 그동안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 ‘파커’라는 원작 캐릭터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기꺼이 다윈 쿡에게 내줬다. 파커는 범죄자이다. 그는 무기와 탄약을 가로채서 한탕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 성공한다. 그러나 그날 밤, 사랑하는 여인 린의 배신도 모자라 그녀가 쏜 총에 맞아 쓰러지는 파커. 그런데 운 좋게도 탄환은 벨트 버클에 명중했고 파커는 죽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복수를 향한 일념으로 뉴욕에 돌아온 파커는 린을 찾는다. 린을 추궁해 그녀 배후에 함께 일을 벌였던 인물 말 레스닉이 있음을 알아내지만 린은 그날 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사랑하는 여인의 배신과 죽음을 이끈 상대에 복수하고 엉망이 된 자신의 삶을 되돌리기 위해 파커는 조심스럽게 말 레스닉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대단히 건조하고 직선적이다. 돌아가는 일이 없고 복잡한 반전이나 자잘한 에피소드도 없다. 다윈 쿡은 이러한 원작을 각색하고 그래픽 노블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100% 활용해 독자를 몰입시킨다. 그는 이 작품에서 색의 사용을 과감히 줄여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