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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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르는 것은 떨어지게 되어 있어. 아무리 높게 멀리 난다고 해도 언젠가는 떨어져야만 해. 그러니까 봉석아.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 그것만 기억해. 잘 떨어지면 돼. 그러면 잘 날 수 있어. 최고의 이야기꾼 강풀 작가가 직접 극본을 집필한 드라마 「무빙」의 원작만화! ‘웹툰’이라는 새로운 문화의 창시자이자 자신이 구축한 세계를 끊임없이 확장해가는 천재 만화가 강풀의 열두 번째 장편만화 『무빙』(전 5권). 강풀 작가가 직접 극본을 집필한 드라마 「무빙」의 원작만화이다. 다음 웹툰에 연재될 당시 ‘무빙 업로드 언제’가 매주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던 『무빙』은 치밀한 복선이 돋보이는 구성, 매 화마다 울컥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스토리, ‘액션만화’의 생동감이 살아 있는 작화 등으로 강풀 만화의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무빙』의 무대는 정원고등학교 3학년 5반이다. 초능력처럼 상상력을 극도로 발휘해야 하는 내용일수록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을 그려 넣어 이야기에 묘한 균형을 부여하는 강풀 만화가는 정원고등학교 3학년 5반에 공중부양 능력이 있는 김봉석, 상처 치유 능력을 가진 장희수, 엄청난 힘과 스피드를 지닌 이강훈을 모아놓고 지각, 청소, 수능, 체육수업 등의 에피소드만으로 독자들을 팽팽한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자신의 능력을 숨긴 채 살아왔던 아이들이 우연한 기회에 비밀을 공유하고 ‘날고 싶다’고 깨닫는 순간, 시간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야기의 바통은 안기부 옥상에서 처음 마주친 블랙요원 김두식과 정보분석관 이미현, 조직폭력배에서 안기부 블랙요원이 된 장주원, 청계천 8가 노점상 이재만에게 넘어간다. 눈치챘겠지만 정원고등학교 3학년 5반 아이들의 부모들이며, 한 시대를 있는 힘껏 살아낸 어른들이다. 독특한 상상력, 생동감 있는 캐릭터 구축, 긴장감 넘치는 전개, 허를 찌르는 반전,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으로 매 작품마다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강풀 만화가는 첫 번째 액션만화 『무빙』에서도 과거와 현재, 부모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솜씨 좋게 직조하며 또 한 편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내 아이라고 생각한다면 판단은 쉬워.” 날아오를 아이들과 그들을 지켜내는 부모들의 이야기 아기 때부터 공중에 뜰 수 있었던 봉석은 하늘을 나는 슈퍼맨이 되고 싶었지만 엄마의 걱정 때문에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살아간다. 살면서 한 번도 아파본 적 없는 희수는 학교 일진들과의 싸움에 휘말리며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아빠의 보호 아래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아간다. 신체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강훈이지만 그의 아빠는 매일 저녁 골목에서 아들을 기다린다. 초반 15화까지 초능력을 지닌 아이들의 풋풋한 학원물을 선보였던 『무빙』은 2부 격인 중반부부터 부모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루며 액션만화의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온 3부에서는 예상치 못한 적들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는 부모들의 사투를 그린다. 주먹질과 총탄이 난무하는데도 『무빙』이 매 순간 감동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린 보호하려는 거야.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라는 봉석의 엄마 미현의 말처럼 『무빙』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처한 모든 위험은 어른들의 잘못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들의 초능력이 자신들로부터 유전되었듯이. 그리고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고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서라면 적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그 아이가 비록, 내 아이가 아닐지라도. 선의를 가진 어른들이 악의 무리로부터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낸다는 어찌 보면 진정한 판타지 같은 이야기가 학교라는 상징적인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무빙』은 단순히 재미있는 만화를 뛰어넘어 깊은 성찰과 반성을 이끌어낸다. “반갑다. 나도 괴물이거든.” 본격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 시간을 다루는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타이밍』에 이어 신체 능력을 쓰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탄생시킨 강풀 만화가는 “더 허황된 이야기, 더 뻥 같은 이야기, 더 만화 같은 이야기, 만화라서 더 그럴듯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더 많이 쓰고 그리고 싶어서” 『무빙』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 ‘뻥 같은 이야기’의 바탕에는 한국 현대사와 그 역사를 통과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총에 맞아도 죽지 않고, 빛보다 빠르게 뛰는 사람들이 벌이는 활극의 이면에 입시제도, 개인에 대한 국가기관의 감시와 통제, 야만의 시대를 통과한 이후 남과 북의 관계 등이 담겨 있는 것이다. 강풀 만화가는 여전히 ‘한국형’이 무언지 잘 모르겠다고 하지만, 『무빙』의 탄생이야말로 가장 재미있는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무빙』의 히어로는 부모 세대의 영웅들이 아니라 이제 막 날아오르기 시작한 아이들이다.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봉석이 역시 하늘을 나는 북한 특수요원과 일대일 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엄마 미현은 더 이상 아들을 말리지 않고 조용히 응원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능력을 물려주고, 자식은 부모의 응원을 받으며 힘껏 날아오른다. 이것이야말로 『무빙』이 들려주는 가장 힘찬 ‘한국형’ 응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