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나는 현장 속 경제 이야기
“이 책은 나 혼자 천 발자국 앞서가는 것보다 천 명이 손잡고 한 발자국 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경제 현상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미국을 발화점으로 하여 세계 경제로 번진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지나친 욕심과 탐욕을 보았다.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더 멀리, 더 높이만 나아가려고 하는 갈구는 결국 우리 삶에 재앙을 가져온다는 교훈 또한 얻었다. 하지만 이러한 금융위기는 언젠가 다시 되풀이될 것이다. 저자는 거리와 높이로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는 일차원적인 삶을 사는 이상, 더 많이 갖겠다는 직선적 사고만으로 무장해 있는 이상 행복과는 점점 더 멀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경제와 경영은 ‘우리’의 회복이 지향해 나가야 할 길이라고 말한다. ‘나’의 ‘ㅏ’처럼 남을 밀어내지 않으면서 ‘우리’의 ‘ㅜ’처럼 서로 어깨동무한 협력과 상생의 물꼬를 열어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우리’의 관점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세상을 보자는 저자의 주장은, ‘비용’과 ‘이윤’의 관점에서 경제에 접근하는 기존 경제학의 시각에서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을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기업가 정신이 경제성장 이끈다
1983년 2월, 지금은 고인이 된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이른바 ‘도쿄 선언’을 한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냉소적이었으며, 심지어 반도체 망국론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으며,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 역시 조선업 진출 당시 500원 권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버클레이 은행의 차관을 따냈고, 달랑 황량한 조선소 부지 사진 한 장만으로 그리스의 해운업자로부터 배 두 척을 수주해냈다. ‘남는 장사’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위험천만한 일이었겠지만, 이러한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에 우리 산업의 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또한 저자는 안철수 교수와 금난새 지휘자를 사례를 예로 들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기존의 사업 모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도요타 자동차와 세계 1위 핸드폰 업체인 노키아의 변신 역시 같은 경우라 하겠다.
미국과 중국, 세계 경제의 패권은?
저자는 금번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 경제에 새로운 질서가 모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 개별 경제 주체의 자율에 많은 것을 맡기는 신자유주의의 흐름이 결국 인간의 탐욕에 제동을 걸지 못했고, 그 결과 세계 전반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다. 정부 개입이 강화되었을 뿐 아니라 ‘도덕(환경)’이 새로운 축으로 더해졌다. 또한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잡을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과 이러한 중국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세계 각국들의 모습을 꼬집는다.
2009년 런던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담의 뒷이야기를 들어보자. 당초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환경과 그린 에너지 문제를 의제로 넣으려 했으나, 화석원료를 많이 쓰고 있는 중국의 반대로 환경 문제는 아예 협상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다. 대신 중국은 반무역 보호주의를 밀어붙여 주요 의제로 관철시켰다. 2008년 12월, 중국의 항의를 무릅쓰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과용을 보였던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 그는 런던 정상회의 때는 예정에 없이 후진타오를 찾아가 티베트가 중국 영토임을 언급했다고 한다. 중국 경제는 과연 미국 대신 세계 경제를 이끌 새로운 기관차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패권 다툼과 그 실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제 구성원이 행복해지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자
한국 경제가 더 이상 세계 경제의 변방에 머물러 있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정부기관들은 국민과의 소통에 앞장서야 하고, 공기업들은 개혁을 실천해야 한다. 외풍에 대한 민감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내부시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이 책은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지기 쉬운 경제의 세계를 눈높이를 낮춰 쉽게 풀었다. 이 책을 통해 경제는 복잡한 수식이 아니라 나와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며 살아가는 이웃의 이야기임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의 성장 이전에 행복을 키우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실물을 지원하는 기능만이 아니라 경제 구성원이 행복해지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결국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같다.
이 책의 구성
1장 ‘경제의 비밀, 모르면 독이다’에서는 이렇듯 익히 알고 있지만 간과해온 ‘경제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 ‘경제위기를 부르는 인간의 본성’에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반복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말한다.
3장 ‘경제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에서는 금번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경제질서가 모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잡기 위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의 야심을 살펴본다.
4장에서는 이러한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며,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경제발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모습에 대해 저자의 주장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