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지역기업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고무적인 책이다.”
- 조셉 E. 스티글리츠,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거대자본에 맞서는 슬로머니의 반란
- 망해가는 동네 빵집도 살리는 지역 투자의 힘!
2009년 5월, 미국 미시건 주의 작은 마을 클레어에서는 일대 경찰관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 하나가 발생한다. 살인이나 강도, 방화 같은 수준의 사건이 아니었다. 무려 111년 된 동네 빵집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었다. 이미 클레어 시내에서 다섯 개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빵집까지 사라진다면 근방 상권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경찰관들은 범죄와 전쟁하는 대신에 무너지는 상권을 수호하기로 결심했다. 클레어의 경찰관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빵집을 살리기로 결정했고, 바로 빵집 주인에게 연락해 점포를 인수했다. 이렇게 해서 클레어 경찰관 9명이 빵집의 새 주인이 되었다. ‘캅스 앤 도너츠’라는 간판을 달고 ‘사건에 휘말린 도넛’, ‘심야 교대’ 등 재밌는 이름을 붙인 메뉴도 개발하였다. 도넛 가게는 순식간에 언론의 관심을 받았고, 근처 고속도로에 광고판을 세워 어마어마한 군중을 끌어들였다. 빵집은 19명의 직원을 채용할 만큼 성공하였고, 그 여파는 다른 상점으로까지 번져 클레어의 중심가엔 새로운 활력이 넘쳐났다. 이제 캅스 앤 도너츠는 다른 지역 상인들을 지원하고, 지역 자선사업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중견 점포가 되었다. 무엇보다 캅스 앤 도너츠의 경찰들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지역 상권을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살려냈다는 데 굉장한 자긍심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로커베스팅의 힘이다.
지역(local)과 투자(investing)의 합성어인 로커베스팅은 가까운 곳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먹자는 ‘로커보어(Locavore)’ 운동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으로, 월스트리트의 ‘패스트머니(빠르게 투자했다가 이익이 나면 곧바로 회수하고 빠져나가는 글로벌 거대자본)’에 맞서는 개념이다. 즉 작은 가게와 지역 사회를 살리는 새로운 투자 방식을 뜻한다. 저자는 로커베스팅을 통해 은행에서 버림받은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프랜차이즈 기업에 밀려나고 있는 동네 서점과 빵집까지도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실제 사례들을 토대로 지역 투자의 효과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실천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지역의 돈은 지역 안에 머물게 하라
- 남의 것이면서,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가게
- 손실이 거의 없는 지역의 경제학
대기업이 지역 상권에 들어와서 구멍가게를 위협한다면 지역 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정부가 대형 유통매장에 ‘강제 휴무’를 종용하더라도 크게 상황이 진전되는 것 같지 않다. 결국 전통 시장과 골목 상권도 시대적 변화에 맞춰 손님들의 관심을 끄는 무언가를 제공해야만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어려운 실질적인 이유는 역시나 자본의 부족이다. 가게를 확장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변화를 추구하고 싶어도 투자를 받지 못해 결국 문을 닫고 만다. 이렇게 활로를 찾지 못한 지역의 돈은 대기업에 흡수되어 외부 상권으로 계속 새어나간다. 어떻게 해야 지역의 돈을 지역 안에 머물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지역의 돈을 지역 안에 묶어둘 희망의 단서가 소개되어 있다. 대형 체인 서점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던 뉴욕의 한 서점이 이웃 주민들의 열정어린 도움의 손길을 통해 40퍼센트 이상의 매출 증가를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역 주민들은 서점을 살리기 위해 적은 돈이라도 모아서 투자를 하였고, 새롭게 태어난 서점의 공동 소유주가 되었다. 그들은 수익에 대한 배당금을 받았고, 벌어들인 돈을 그 서점에서 책을 사는 데 사용했다. 그렇게 살아난 서점은 북클럽과 지역사회 포럼 등 동네에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해 나갔다. 이는 대형 체인 서점이 아닌 동네 서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로커베스팅이란 결국, 지역에 사는 이웃끼리 친밀감을 토대로 경제적인 관계를 맺고 함께 번영을 누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 안에서 돈이 재순환하게 한다.
저자는 실제로 로커베스팅을 취재하면서 많은 관련 분야 사람들을 만났지만, 손실을 본 곳은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흔히 지역의 작은 기업에 투자하면 투자 금액이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기업 성장의 내막을 알 수 없는 큰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것이다. 책은 별 볼 일 없는 동네 가게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사례들을 통해 지역 투자의 다양한 성공 모델을 제시한다.
자산의 5%를 집에서 10km 이내에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면?
- 친밀감을 기반으로 한 관계 금융의 활약
- 주민들의 애착이 높을수록 그 지역의 GDP가 높다
지금껏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바로 충분한 대출금 또는 잘 사는 친척이나 친구이다. 든든한 지원자가 없다면 누구나 시작조차 하기 힘든 게 바로 사업이다. 그렇다면 친척이나 친구라는 범위 안에 같은 지역의 이웃까지 포함시켜 보면 어떨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동네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쉽고 안전하다. 어떻게 회사가 운영되는지 과정조차 알 수 없는 대기업보다는 사장을 직접 만나 나아갈 방향과 가치관을 들어보고, 공장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로커베스팅?에서는 크라우드펀딩부터 협동조합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의 투자 전략을 알려준다. 지역 금융에 눈을 돌리면, 누구든지 투자를 통해 이익과 가치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시민 금융 혁명이 미국 전역에 뿌리내리는 광경을 소개하면서 지역투자가 우리의 비상금을 돌려주고 지역사회를, 나아가 국가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이 높을수록 그 지역의 GDP도 높게 나타난다고 하니, 과연 경제혁명을 일으킬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의 등장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을 통해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거대자본의 독주를 막고 즐겁고 활기찬 지역사회를 만드는 로커베스팅의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