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언저리 프로젝트란? “영화·영상판 스토리 창작자들의 숨은 작품들을 발굴해 이를 책이라는 결과물로 세상에 알리는 기회를 만드는 창작자들의 자발적 독립운동이자 새로운 등용문이다.” 오늘도 수많은 창작자들이 자신의 뇌세포를 죽여 가며 영화, 방송, 게임, 웹툰, 웹소설 등 여러 분야에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한 적 없었던 스토리를 새로 짜내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천 스토리와 기획 아이템이 상품화될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특히 영화·영상 분야는 창작자 대비 사업화 비율이 저조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유명 제작사의 사무실에는 감독 지망생들의 투고 시나리오가 넘쳐 나고, 각종 공모전마다 무수히 많은 작품이 접수되는 등 세상을 향한 간절한 기회를 찾는 창작자들의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 4인의 스토리 창작자가 모여 창작자인 작가 입장에서 사업화를 담당하는 출판사에 콘텐츠를 기획 제공하여 상품화하는 적극적 방식의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애초에 영상화를 목표로 써놓은 스토리 콘텐츠를 소설 형태로 각색하고,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상품화시켜 세상에 알리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아주 심플한 진행 방식이다. 이에 4인은 논의 끝에 프로젝트 명칭을 ‘언저리 프로젝트’로 정하고 요즘 핫한 SF 분야의 창작물 4편을 책 한 권에 담기로 했다. “다락방 깊은 곳에 숨겨둔 보물상자에서 조심히 꺼내온 너무나도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재미난 스토리들을 만난다.” 언저리 프로젝트의 첫 삽을 뜨던 즈음, 멤버 간에 약속 된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언저리 프로젝트는 영상산업 분야의 좁은 등용문을 통과 못한 세칭 성공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지만 누구 못지않은 열정과 가능성을 가진 창작자들의 숨겨둔 작품들을 발굴해 책이라는 결과물로 세상에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며, 더 나아가 본연의 목적인 영상화 판권 판매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참여하는 창작자는 본인이 창작한 최고 수준의 스토리 콘텐츠를 제공하여 프로젝트의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하는 한편 각자의 홍보력을 적극 활용하여 콘텐츠와 프로젝트를 널리 알린다. 3. 출판사는 본 프로젝트의 의미와 명분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참여 작가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해 세상의 좁은 문을 두드려준다. 그리고 횟수를 거듭하는 속에서 <언저리 프로젝트>를 스토리 창작자들의 새로운 창작 공간으로 발전시킨다. 이렇게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과로 4편의 단편 SF소설과 2건의 영화·영상 종사자 인터뷰, 그리고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을 재미있게 엮은 또 한편의 스토리가 드디어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기발한 상상, 영화를 보는듯한 스토리 전개와 장면의 전환, 그리고 작품 곳곳에 녹아있는 현실의 문제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유머, 철학들.” 은 2477년 서울을 배경으로 동물적인 수사 본능을 지닌 강력계 민완형사 마계인과 그를 돕는 레플리컨트(인조인간) 후배 이브가 연쇄살인범을 쫓는 스토리로 세상의 운명 앞에 자신만의 선택지가 주어진 주인공의 이야기다. 작가는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요네스 뵈의 <헤리 홀레> 시리즈를 즐겨 읽던 시절, 이 스토리를 장편소설로 고안했다가, 영상화를 목표로 마무리 하였다.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과 장면의 전환 속에서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선사하지만, 결국 작가는 ‘선택’이라는 것은 ‘버리는 것’. 즉, ‘둘 중 하나를 버리는 것’의 문제라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여느 형벌보다 괴로운 선택의 순간, 빠르게 다가오는 운명의 마지막을 향한 주인공 마계인형사의 선택 역시도 그처럼 버리는 일에 집중하고 또 집중한 결과였을 것이다. <사주경찰>은 SF 장르 스팀펑크와 대체역사물이 조합을 이뤄 독특한 매력을 뿜어낸다.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강대국 조선제국에 의해 지구의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시대, 사주명리학을 기반으로 애초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반사회적 범죄자, 돌연변이, 반체제 반골의 사주를 가지고 태어난 자들을 제거함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한다는 세계관을 중심으로 서스펜스,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무협의 기법을 가미하여 기발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라인을 전개한다. 생명TO를 불법으로 거래하여 태어난 숨어 있는 범법자들과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반역의 사주를 타고난 자들을 찾아내어 관리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사주경찰 공안 팀장 김용균과 국가 전복세력인 백플라워(back flower)를 대표하는 류동국, 두 주인공의 교차되는 시점으로 표현되는 기법은 독자들에게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다. 이러한 실험적 기법들에 더해 스토리 전개의 구석구석에 심어져있는 현시대의 풍자적 모습들을 통해 작가가 이 작품이 단순한 시각적 재미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모순적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문제의식을 유머와 위트로 표현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트랜지스터와 약한 여자>는 기이한 이야기를 정적인 흐름 속에서도 박진감 넘치게 들려준다. 성적 뉘앙스로 응급실에서 시작이 된 이야기는 페미니즘이 가미된 여성의 일상을 다룬 사소설을 거쳐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에 나올 법한 환상과 생활을 오가는 기묘한 판타지로 독자를 안내한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문장은 독자가 이야기를 점점 따라가게 하고 색다른 러브스토리를 기대하게 하지만 후반부에서 폭주하듯 환상이 이어질 때는 다음 단락을 읽기가 두려울 정도가 된다. <트랜지스터와 약한 여자>가 무엇보다 흥미를 주는 것은 작가가 곳곳에 숨겨 놓은 기이한 유머다.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의 바닥 곳곳에는 마치 지뢰처럼 웃음을 숨겨 놓고 있다. 영상작업을 위한 스토리였던 원안이 글로 바꿔지면서 냄새와 향기에 대한 묘사가 추가된 점이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다 읽고 난 후에 ‘환상특급’의 멋들어진 에피소드 한편을 시청한 듯 만족감을 준다. <인류 기원에 관하여>는 200년 후의 미래, 오염된 지구,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소멸되어가던 인류를 구하고, 지구로부터의 이주를 진행하는 주인공 서 박사의 일상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그는 진보된 과학 기술의 최일선에서 활동하지만 인간으로서 반드시 겪는 질병, 노화, 죽음의 숙명도 가까이 하고 있다. 인류는 진보된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지구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이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과거의 지구와 태초의 인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 인간을 창조하는 신의 영역까지 도전한다. 작가는 현재 인류가 과학기술로 풀어나가고자 하는 당면 과제들, 현재 인류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들인 AI, 반도체, 나노, 로봇, 데이터센터, 양자컴퓨팅, 바이오, 바이오메스, 에너지, 우주 등의 이슈들을 기술결정론의 시각에서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작품 속 미래의 모습을 구성하고 묘사했으며, 여기에 더해 가상의 세계관, AI의 고도화, 판이동설, 바이오, 아틀란티스, 신학, NGO, 종교 갈등 등을 더하여 스토리를 재미있게 전개한다. 이러한 세심한 구성과 묘사는 독자들에게 200년 후의 미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인류를 영원히 구원할 것처럼 현란하게 표현되던 과학기술의 모습들은 결국 인간 태초의 원시성으로 이어지는 철학적 결말로 마무리를 짓는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시각적 상상의 재미와 더불어 철학적 사고의 재미를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