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돌봐줘

J.M. 에르 · 소설
3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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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열 아홉 여덟 일곱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개를 돌봐줘』는 프랑스의 현직 고등학교 교사라는 걸 제외하고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J. M. 에르의 데뷔작으로, 기발한 스토리텔링과 별난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참신한 유머가 돋보이는 이 작품으로 그는 단번에 주목할 만한 작가로 부상했다. 소설은 우연히 맞은편 아파트에 살게 된 두 남자가 서로를 변태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게 되면서 출발한다. 이 두 남자가 밑도 끝도 없이 치졸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던 어느 날, 아파트 이웃인 부인이 기르던 개가 책 상자에 깔려 압사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부인은 범인을 잡아 화형시겠다고 아파트를 이 잡듯이 뒤지고, 그 과정에서 아파트 입주자들의 면면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남이 찍은 영화들을 편집해 이해할 수 없는 컬트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에서부터 노익장을 과시하는 에로소설가, 학교에서조차도 나오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엽기 소년, 파리 세는 게 취미인 자폐증 청년, 이미 죽은 어머니에게 시시콜콜 아파트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편지로 알리는 아파트 관리인, 쥐를 자식처럼 사랑하는 남자, 계란 세밀화가, 안 팔리는 라디오 작가에 이르기까지 아파트는 그야말로 악 소리 나는 괴상한 인격체들의 견본시장 같은 모습이다. 작가는 이 다양한 인물들이 쓴 일기와 편지, 이메일, 전단지 등등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이끌어 가는데, 이 방식은 각 캐릭터의 성격을 세세하게 파악하게 해줄 뿐 아니라, 그들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글은 각박한 현실과 인간관계, 타인과 사회에 대한 현대인의 이유 없는 불안과 불신을 여실 없이 보여주어 씁쓸한 웃음과 함께 공감을 갖게 한다. 작품 전반부에는 이 다양한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하여 끊임없이 웃음을 터뜨리게 하지만, 중반부터 서서히 의문의 사건들이 일어난다. 개를 찾아다니던 부인과 계란 세밀화가의 죽음. 아파트 주민들은 마치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막바지로 치달아 가는 듯한데, 그 모든 사건들이 우연인지 아닌지 모두가 의심하고 불안에 떨게 되는 종반 이후에 드러나는 막판의 반전, 소설은 웃지 못할 비극으로 막을 내리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확연해지는 결말에는 누구나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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