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울 감옥 생활

펠릭스 클레르 리델 · 인문학/역사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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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발간사 서문 나의 서울 감옥 생활 1. 체포되다 2. 수감 생활 초기 3. 옥졸들, 내가 받은 문초 4. 좌포청에서의 심문 5. 이감 그리고 나의 동반자들 6. 새 동반자들 7. 자유를 향하여 8. 석방 9. 만주를 향해 출발 10. 만주에서 역자 후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펠릭스 클레르 리델, 병인양요의 한복판에 서다 이 저서의 원본은 펠릭스 클레르 리델(Felix Clair Ridel. 한국 이름 李福明. 1830~1884)의 회고록을 아드리앵 로네 신부가 편집·정리하고 해설을 붙여 펴낸 것이다. 이번에 나온 『나의 서울 감옥 생활 1878 ― 프랑스 선교사 리델의 19세기 조선 체험기』는 로네의 간행본을 기본으로 하여, 로네의 간행물에는 빠져 있는 회고록의 일부 내용을 되살려 우리말로 옮긴 책이다. 이 책은 19세기 조선의 감옥 문화를 잘 보여주는 1차 사료라는 점에서 우선 의미가 있지만, 원저자 리델이 우리 근대사와 맺은 특별한 인연이 더욱 관심을 끈다. 1830년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난 리델은, 1857년 사제 서품을 받고 1859년 파리 외방전교회에 입회 후 조선 포교지로 배속되어 1861년 3월에 조선으로 잠입하였다. 사목활동을 시작한 지 5년째 되던 1866년 3월에 병인박해가 터지자 이를 피해 중국으로 피신했다. 같은 해 7월, 리델은 톈진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 극동함대 사령관 로즈 제독에게 조선에서 일어난 천주교도 박해를 알렸고, 이어 9월 로즈 제독이 이끄는 프랑스 함대는 리델 신부와 조선인 신도 3명의 안내를 받아 조선으로 향한다. 이렇게 시작된 사건이 병인양요이다. 병인양요 이후 중국에 머물던 리델은 1869년 6월 25일 조선교구의 제6대 교구장으로 임명되었다. 1877년에 다시 조선 선교지로 들어와 포교활동을 펼쳤으나 4개월 만에 잠입 사실이 발각되어 서울 포도청에 투옥되었다가 5개월 뒤 석방과 함께 중국으로 추방되었다. 이로 인해 조선에서 잡히고도 사형당하지 않은 최초의 선교사가 되었다. 만주에 머물며 최초의 한국어 문법서인 『한어문전』과 『한불자전』을 완성시켜 출간하였으며, 선교사이며 조선교구장으로서 공한, 사한을 비롯한 방대한 양의 기록을 남긴 그는 1884년 사망하였다. 감옥으로 보는 19세기 말 조선의 풍경 이 책은 리델이 1878년 1월 28일 서울에서 체포, 투옥되어 같은 해 6월 10일 석방되어 만주에 당도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회고한 것이다. 특별한 역사적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극으로만 보던 조선시대 감옥 생활을 생생하게 되살린 기록물로서 소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그렇다면 130년 전 조선의 감옥은 어떠했을까? 옥졸(현재의 교도관)들의 부정부패는 죄수들의 감옥 생활을 견디기 힘든 것으로 만들었다. 죄수들에게 밤새 노래를 부르게 하여 잠을 못 자게 하는가 하면, 자기가 맘에 둔 여인을 가로채기 위해 아무 죄 없는 사내를 잡아들여 반불구로 만든 경우도 있었고, 옥졸들의 구타로 시체가 되어 몰래 성문 밖에 버려지는 죄수의 수도 적지 않았다. 옥졸들의 만행뿐 아니라 열악한 감옥 시설 및 처우도 감옥 생활을 힘들게 했다. 갈아입을 옷을 주지 않아 붙들려 올 때 입었던 한겨울 솜옷을 입고 유월 초여름까지 견딘 건 리델 주교만이 아니었다. 마실 물을 제외한 유일한 물은 감옥 중앙의 웅덩이에 고여 있었는데, 이 물로 감지덕지 하며 씻었다가 피부병을 얻은 죄수도 한둘이 아니었다. 더위와 추위, 환기가 안 되는 좁은 공간, 빈곤한 식사로 건강을 잃는 죄수가 많았다. 리델은 이 외에도 조선 감옥에 대한 다양한 기록들을 남겼다. 죄수들의 비밀 정보를 염탐하기 위해 걸인 행색을 하고 옥간에 눌러 있는 포도청 소속 비밀경찰, 목매러 가자는 옥졸의 부름에 밥숟가락을 놓고 옥졸을 따라가는 어느 사형수, 새로 온 죄수가 거쳐야 하는 입방 절차 및 감옥 안에서의 하루 일과, 석방되어 나가는 수감자가 남아 있는 자들의 석방을 기원하며 베푸는 잔치, 죄수들 사이에서도 혐오 대상이 되는 인물에 대한 묘사, 사형 방법 등등. 그의 글은 조선의 감옥을 통해 조선 사회 전체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단서들로 가득하다. 관찰자이자 관찰의 대상 리델은 의연한 자세로 감옥 생활에 임한다. 감옥 안에서 조선인 가톨릭 신도들을 모아 놓고 은밀하게 각종 성무를 집전했고, 스스로 믿음을 신실하게 지켜나갔다. 주일이 언제인지 모를까 봐 벽 나무판에 숯 조각으로 다가오는 주일들을 표시하는 모습은 그의 믿음이 얼마나 성실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는 조선의 감옥과 조선인을 관찰했는데, 동시에 조선인들의 관찰 대상이 되었다. 조선인들은 그를 관찰하여 평가하기를 즐겼고, 그 앞에서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곤 하였다. 외눈박이들만 사는 나라가 있는지를 질문하는가 하면, 사람들을 잡아먹는 나라가 있는지, 까만 사람들이 정말 있는가, 서양인의 조선 진출의 의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석방되어 만주까지 가는 동안 그가 머무는 곳이면 으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그를 구경하고 각종 질문들을 던져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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