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허수경
3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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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2003년 2월에 나온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의 개정판이다. 제목을 바꾸고 글의 넣음새와 책의 만듦새를 달리하여 15년 만에 다시 출간하게 된 것은 시인의 요청에 의해서였다. 산문집은 시인이 쓴 총 139개의 짧은 산문과 9통의 긴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자연과 우리 음식과 우리 사람과 우리 시를 그토록 뼈저리게 사랑했던 시인이 이 땅을 떠나 우리 자연이 아닌 우리 음식이 아닌 우리 사람이 아닌 우리 시가 아닌 막막한 독일땅에 혼자 던져지게 되면서 제 안에 고이게 된 이야기들을 특유의 시와 같은 사유로 풀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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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정판 서문 ···························· 4 초판 추천사 ···························· 6 001―이름 없는 나날들 ······················ 15 002―마당 있는 집 ························ 16 003―동화라구요? ························ 17 004―정원사의 영혼 ······················· 18 005―꽃밥 ··························· 19 006―막걸리 속의 꽃잎 ······················ 20 007―가네쉬의 코끼리 머리 ···················· 21 008―작은 사람 ························· 22 009―늙은 학생 ························· 24 010―입맛 ··························· 26 011―썩어가는 쇠고기, 찢긴 인형 ·················· 27 012―대구 촌놈, 코스모폴리탄 ··················· 28 013―노란 잠수함 ························ 30 014―아픈가, 우리는?······················· 31 015―오래된 허기 ························ 32 첫번째 편지 : 베트남 요리책―이문재 시인에게 ··············· 33 016―시커먼 내 속 ························ 43 017―노새 이야기 ························ 44 018―증기 기관을 와트의 아버지가 아니라 와트가 발명한 까닭······ 46 019―묘비 없는 묘비명 ······················ 47 020―내 속의 또다른 나 ······················ 48 021―살아 있는 도서관 ······················ 50 022―이건 죽고 사는 문젠데 ···················· 51 023―가소로운 욕심 ······················· 52 024―베를린 시장 ························ 54 025―누구도 아님의 장미 ····················· 55 026―소녀 전사 ························· 56 027―종교의 중립성 ······················· 57 028―점심 비빔밥 ························ 58 029―별들은 ·························· 59 030―어두움, 사무침 ······················· 60 두번째 편지 : 수메르어를 배우는 시간―차창룡 시인에게 ··········· 61 031―비단집 ·························· 70 032―곰이 또 실수를 했나?····················· 71 033―처음 본 죽음 ························ 72 034―내가 날씨에 따라서 변하는 사람 같냐구요?············ 74 035―마음속의 등불 ······················· 76 036―축제 ··························· 77 037―단풍 ··························· 78 038―지구는 둥글다 ······················· 79 039―냉전 시대, 복제 인간····················· 80 040―욕지기 ·························· 82 041―날틀 ··························· 83 042―우리 모두는 ························ 84 043―북경오리 만드는 법 ····················· 85 044―살아가는 조건을 밝히는 숫자 ················· 86 045―간 먹는 계모 ························ 88 세번째 편지 : 발굴을 하면서 빛에 대하여 생각하기―김지하 선생님께 ······ 89 046―가족계획 실천 마을 ····················· 99 047―품종 개량························· 100 048―평화주의자 ························ 101 049―새장 ··························· 102 050―오스턴 ·························· 104 051―상처의 어두움 ······················· 106 052―불안한 날························· 107 053―모든 것의 시작을 좇는 자 ·················· 108 054―예쁜 뒤꼭지 ························ 109 055―진흙 개·························· 110 056―어이, 탑골이야······················· 112 057―잡초를 위하여 ······················· 114 058―호박잎 바나나잎 ······················ 116 059―울고 있는 마리아······················ 117 060―엘람인들의 비둘기국 ···················· 118 네번째 편지 : 종 모양의 토기, 그리고 과거를 바라보기, 아니 지나간 시간을 소처럼 우물거리기, 벗들을 그리워하기―주인석 벗에게·········· 119 061―하늘길, 지상길······················· 127 062―거품의 눈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그리움은 네가 나보다 내 안에 더 많아질 때 진정 아름다워진다. 이 책은 그 아름다움을 닮으려 한 기록이다.” 2018년 8월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를 펴냅니다. 이 책은 2003년 2월에 나온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의 개정판이기도 합니다. 제목을 바꾸고 글의 넣음새와 책의 만듦새를 달리하여 15년 만에 다시 출간하게 된 것은 시인의 요청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2월 시인이 알려온 자신의 아픈 안부와 더불어 단단한 당부가 제게 남았던 것입니다. 말기암을 앓고 있다고 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세상에 뿌려놓은 제 글빚 가운데 제 손길이 다시 닿았으면 하는 책들을 다시 그러모아 빛을 쏘여달라는 짧은 편지였습니다. 일체의 망설임도 보이지 못하고 재차 물음도 건넬 수가 없었습니다. 시인이 머물고 있는 그곳, 독일의 뮌스터에서 홀로 제 생을 정리하고 싶다며 아주 단호하게 그 어떤 만남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는 수 없이 아주 간간 어렵사리 시인과 통화를 하며 책을 만들어나갔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책을 쓴 시인이나 이 책을 읽은 저나 이 책이 나온 직후부터 너무 이 책을 사랑해왔기 때문에 그간 자주 대화를 나눠왔다는 기억에 기댈 수 있었던 안도였습니다. 처음 책이 출간되었을 때는 김혜순과 김사인, 두 시인이 멀리 독일에서 어렵사리 공부하는 후배 시인을 위해 부모된 마음을 얹어주셨지요. 이번 책에는 신용목과 박준, 두 시인이 멀리 독일에서 극한으로 앓고 있는 선배 시인을 위해 자식된 마음을 바쳐주었고요. 워낙에 시인 좋아하는 시인이라 이 네 명의 시인이 평생 제 책 안에 머물게 됨을 보고 참 든든해했습니다. 이 책은 시인이 쓴 총 139개의 짧은 산문과 9통의 긴 편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 자연과 우리 음식과 우리 사람과 우리 시를 그토록 뼈저리게 사랑했던 시인이 이 땅을 떠나 우리 자연이 아닌 우리 음식이 아닌 우리 사람이 아닌 우리 시가 아닌 막막한 독일땅에 혼자 던져지게 되면서 제 안에 고이게 된 이야기들을 특유의 시와 같은 사유로 풀어놓고 있습니다. 얼마나 배고플까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서러울까 하는 모든 상황을 건너서서 섬찟섬찟 놀라게 되는 문장들을 마주할 때가 대부분인데, 그때마다 내가 주춤하게 된 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시인이 쥐고 있는 손수건이 '죽음'이었구나 하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그러면서 알았지요. 아, 한국을 떠나는 순간 시인은 죽었구나. 그 죽음을 경험한 사람이니까 거죽은 그대로 둔 채 삶과 죽음을 겁도 없이 오갈 수 있었던 거겠구나. 이 시인의 시가 언제듯 통곡의 가락일 수 있는 연유는 예 있었겠구나. “더이상 이 지상에 없던 마당을 가꾸던 사람”, “나는 더 혼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 “사는 힘도 힘이지만 죽음으로 가는 힘도 힘”이라 말하는 사람, “지상의 삶과 지하의 삶이 그렇게 맞닿아 있다고”고 말하는 사람, “되돌아보면 아무 일도 내 인생에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 “꼭 다시 만나자, 네가 돌아오는 그날까지……”라고 말하는 사람, 시인 허수경. 사람 허리 창자를 끊을 만큼 무시무시한 말들인데 듣다 보니 묘하게 단련이 되는 것이, 그리하여 납득이 되는 것이, 우리에게 ‘죽음’을 일찌감치 공부시키고 훈련시켜서 긍정적이고 능동적이게 받아들이게도 한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사람을 휘게 하는구나, 구부리고 구부려서 끝끝내 부러지게 하지 않는구나, 모두를 원으로 둥글려놓는구나, 원이 원일 때 합하기도 좋게끔 그리 우리를 유연하게 하는구나. 허수경 시인에게 쓴 박준 시인의 편지에서 이 부분에 굵게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래도 시만한 선물은 없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선배의 선물을 저만 받은 것이 아니라 세상의 사람들이 함께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같은 것으로 보답을 드리고도 싶습니다. 선배의 것을 선배에게로.” “고마웠다, 그 생의 어떤 시간”이라지만 나는 이 시간의 다른 이름이 ‘영원’임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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