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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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작가
    김개미
    카테고리
    출간 연도
    2017
    페이지
    128p
    연령 등급
    전체 이용가
    정보
    문학동네시인선 91권. 김개미 시집. 시집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본격적으로 시를 읽기 전에 각 부의 머리말이 되어준 소제목부터 먼저 읽어보십사 당부를 드리고 싶은 까닭은 ‘울면서도 웃었어’, ‘우선 좀 혼탁해져야겠다’, ‘소리에도 베인다는 말’에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가 그득 배어 있는 탓이다. 사실 이 시집은 손에 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술술 읽어 넘길 수 있는 그런 유의 시집은 아니다. 한 편 한 편 한 연 한 연 한 문장 한 문장이 아프기 때문이다. 짙기 때문이다. 질기기 때문이다. 상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진행형의 ‘나’이며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완벽하게 새로운 스타일의 사랑 시집으로 읽혀도 좋으리라. “흐린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우리의 임무는/ 해를 기다리는 것이라는 것/ 해가 떠도 해를 기다리는 것이라는 것”(「하얀 밀림의 시간」)이 바로 사랑일지니 나는 궁금할 따름이다. “왜 아무 때나 한숨을 푹푹 쉬게 되는지. 왜 돌멩이를 걷어차게 되는지. 왜 사타구니가 손을 끌어당기는지.”(「무료한 아이들)」). 사랑이라는 알 수 없음, 사랑이라는 설명 불가의 덩어리와 놀기 위해 이 시집은 태어났다. 키보다 빨리 자라는 궁금증을 점점 더 증폭시키며 이 시집은 놀고 있다. 이 시집의 건강함은 “매일 한 가지씩 시시한 것들이 생”(「무료한 아이들」)겨나기에 “공벌레처럼 혼자서도 똘똘똘 뭉칠 수밖에”(「무료한 아이들」) 없게 된 우리들의 생명력이 점점 자생력을 더욱 갖추게 된다는 사실에 입각한다. “나의 역할은 눈코입이 없는 구슬. 차이고 밟혀도 명랑하게 굴러다니는 것.”(「잔인한 동거」)이라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