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과 죽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님 외 9명 ·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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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묻는 일은 곧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일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오지만, 그 의미는 시대마다 달랐다. 고대와 중세는 죽음을 초월적 세계로 향하는 이행으로 이해했고, 삶은 그에 이르는 준비 시간이었다. 그러다 20세기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전개된 실존주의는 죽음을 삶의 바깥이 아닌 내밀한 차원에서 바라보았다. 이 책은 죽음을 깊이 성찰한 열 명의 실존주의 사상가의 사유가 담긴 아포리즘 모음집이다. 철학에 익숙지 않은 독자도 해당 사상가의 사유를 따라가며 실존주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구성되었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마저 알고리즘에 따라 예측 가능해진 오늘날 인공지능 시대에 실존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이 단순히 정보의 집합이나 기능적 존재가 아니라 고유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할 때, 삶의 태도와 방향 역시 새로이 성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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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블레즈 파스칼 쇠렌 키르케고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프리드리히 니체 카를 야스퍼스 마르틴 하이데거 가브리엘 마르셀 장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알베르 카뮈 책 소개 엮고 옮긴이 후기 출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누구나 자기 고유의 죽을 운명을 떠안은 채 산다. 그러니 누구나 자기 고유의 삶을 실현하려는 충동과 의욕의 존재로 살아야 한다. 오직 이러한 충동과 의욕을 통해서만 삶이 의미로 충만할 수 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제가끔 다른 형태로 죽음을 맞이할 따름이다. 그것이 각자의 것이긴 해도, 예기치 않게 느닷없이 닥쳐 오건 마음먹은 때에 딱 대어 도착하건 우리로 하여금 그 자체로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는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죽음이 두려운 데에는 미지에 대한 막연함 그 이상으로, 내가 나라고 느껴 온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공허함에서 오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죽음이 꼭 부정적인 감정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때로 죽음은 내가 현재를, 나 자신을 자각하게 거드는 듯싶다. 죽음을 느끼려 들수록, 그러니까 이제 더는 나를 느낄 수 없다는 아득함을 떠올릴수록 바로 지금, 나라는 존재에 대해 더 잘 실감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죽음에 대한 감각이야 시기를 막론하고 저마다 다르겠지만, 죽음은 시대별로 그 의미가 다르게 받아들여져 왔다. 플라톤에게서 죽음이란 영혼이 육체의 감옥에서 벗어나 이데아의 세계로 되돌아가는 계기였고, 삶은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중세 기독교 세계에서 죽음은 인간이 원죄로 인해 마주해야 할 필연적 운명이었지만, 동시에 그것은 종말이 아니라 영원한 삶의 시작이었다. 이렇듯 내세를 설정해 영원이라는 개념으로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물리치고자 했는데, 이때 죽음은 단지 생명의 끝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었다. 다만 이러한 시각은 우리가 실질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죽음을 묻고 존재로 답하다 죽음에 대한 실존주의적 성찰 20세기에 본격적으로 전개된 실존주의 사상가들은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받아들였다. 죽음을 불안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사실 그 자체로 보았으며, 죽음을 외부의 섭리나 영원성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 그 자체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하나의 계기로 여겼다. 죽음을 외부에서 주어진 의미의 틀 안에 가두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존재의 가능 근거’로 삼았던 것이다. 물론 개개의 사상가들 사이에서도 죽음에 대한 입장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하이데거를 비롯한 실존주의자들은 우리가 죽음을 응시함으로써 자기 본연의 고유성과 존재의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처럼 실존주의는 죽음을, 기존의 초월적·종교적 틀에서 벗어나 삶의 내면에서 새로이 사유하며, 인간 존재에 가까운 태도를 보여 주었다. 이러한 관점은 20세기 철학에서 실존주의가 중심 사조로 자리 잡아 가던 흐름 속에서 뚜렷하게 부각되었지만, 비단 이것이 20세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이전 시대보다 더욱 절실해진 요즘, 특히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마저 알고리즘화하려는 오늘날에도 실존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효율성과 생산성의 기준으로만 인간이 평가되는 사회에서, 실존주의는 도구와 구분되는 인간만의 ‘고유한 삶’을 다시 묻도록 이끈다. 인간이 단순히 정보의 집합이나 기능적 존재가 아니라, 고유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는 인식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태도와 방향을 다시 성찰하게 한다. 결국 죽음을 고찰하는 일은, 삶의 본래성을 되찾고자 하는 질문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곧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물음이다. 파스칼에서 카뮈까지, 죽음을 사유한 실존주의자들의 문장들 그들을 통해 본 죽음과 삶의 의미 엮고 옮긴이 한상연 교수에 따르면 좁은 의미의 실존주의는 20세기의 철학과 문학에 국한되지만, 니체와 하이데거, 사르트르의 사상을 중심으로 그 이전과 이후의 사상을 살펴보면, 실존주의 사상의 역사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구성하기 위해 한상연 교수는 실존주의의 역사에서 죽음에 관해 가장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성찰을 보인 사상가들을 선정하고, 이들 사상가의 저술 가운데 역시 죽음에 관한 가장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생각을 담은 저술을 선별했다. 그다음으로 각 사상가 특유의 관점이 잘 드러나는 문장들, 특히 사상가들 사이의 철학적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문장들을 선택했다. 이는 실존주의 사상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사상가의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고려한 엮은이의 배려인 셈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 책이 각 사상가들의 통찰을 출발점으로 삼아 독자가 각 실존주의 사상을 입문하게 해 주는 입문서로서도 손색없는 까닭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열 명의 실존주의 사상가들의 성찰은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마주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 주고, 이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다시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물음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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