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칼라브리아의 왕은 시칠리아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딸을 스페인 왕자와 결혼시키려 하지만, 공주는 정당한 왕위 계승자인 필래스터를 사랑하며 그와의 혼인을 통해 왕좌를 되찾고자 한다. 정치적 음모와 개인적 오해가 얽히며 극은 긴장감을 더해 가지만, 결국 모든 오해가 해소되며 행복한 결말로 이어진다.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빠른 전개 속도로 펼쳐지며, 때로 개연성을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낭만적인 스토리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변장과 극적인 반전, 사랑과 욕정의 대비, 감상적이고 선정적인 요소는 당대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보몬트와 플레처는 산문 로맨스라는 장르를 대중적인 드라마로 재구성하며 ‘비희극’을 탄생시켰다. 플레처는 자신이 시도한 새로운 문학 장르인 서정적 비희극을 “죽음에 근접하지만 죽음으로 결말을 맺지 않으며, 즐거움이나 죽음을 주제로 취하지 않는 장르”로 정의한다. 〈필래스터〉는 왕위 찬탈, 시민 반란, 외국과의 정략결혼 등 제임스 1세 시대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비희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그 심각성을 완화한다. 이는 당시 정치적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다가 탄압받은 작가들의 사례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몇 년간 실험적인 시도를 거치며 관객의 취향 변화를 주도한 두 작가 덕분에 비희극은 이후 30여 년간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