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위화 · 소설
2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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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의 작가 위화가 직접 가려 뽑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품들을 묶은 소설집. 이 책에 실린 여섯 작품은 위화가 1989년부터 1995년 사이에 쓴 소설들로, 초기 위화 작품에서 보이는 실험적인 경향과 그의 장편소설에서 드러나는 익살스럽고 서사 중심적인 경향이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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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 우연한 사건 여자의 승리 무더운 여름 다리에서 그들의 아들 나의 문학의 길 옮긴이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위화는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상징이 된 작가이다. 위화는 『허삼관 매혈기』가 처음 국내에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수많은 독자들에게 그 어느 중국 작가보다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위화의 작품 경향은 『허삼관 매혈기』를 비롯해 『인생』 『가랑비 속의 외침』 『형제』 등 익살스러운 캐릭터와 거침없는 수다, 장대한 서사를 특징으로 하는 장편소설과 주로 초기에 집필한 실험성 강한 중단편소설로 나뉜다. 그러나 위화는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후에도 중단편소설을 계속 발표해왔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무 자르듯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등단 이후 꾸준히 써온 중단편소설에서 오히려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그의 중단편집은 단 두 권에 불과했다. 따라서 위화가 직접 가려 뽑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품들을 묶은 『무더운 여름』이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문학동네는 앞으로 작가가 직접 고른 중편소설집 두 권도 출간할 예정이다. 젊은 날의 열정과 반짝이는 상상력, 가감없는 실험성으로 그려낸 범상치 않은 일상의 소묘 『무더운 여름』에 실린 여섯 작품은 위화가 1989년부터 1995년 사이에 쓴 소설들로, 초기 위화 작품에서 보이는 실험적인 경향과 그의 장편소설에서 드러나는 익살스럽고 서사 중심적인 경향이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형식적인 실험성을 보여주면서도 대화가 주를 이루고, 등장인물들의 면면에서 유머러스함이 배어나올 뿐만 아니라 그 소재가 일상에 밀착해 있기 때문이다. 「전율」(1991)은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퇴물로 전락해버린 한 시인이 십이 년 전에 받았던 한 통의 편지를 책 사이에서 우연히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묘한 연애 이야기이다. 지금은 기억나지도 않는 한 여인에게서 온 그 편지를 계기로 다시 만난 시인과 여자는 과거의 일들을 되짚으며 기억의 퍼즐 맞추기를 아슬아슬하게 전개해나간다. 위화는 동일한 사건에 대한 남녀의 감정과 기억이 어떤 식으로 교차되고 상반되는가를 절묘하게 그려냈다. 「우연한 사건」(1989)은 서사 형식이 꽤 흥미로운 작품으로, 한 카페에서 발행한 살인 사건을 중심축으로 두고 우연히 같은 자리에 있었던 두 남자의 편지 교환과 중간중간 삽화처럼 삽입된 남녀의 밀회 장면을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살인자와 피살자, 아내를 빼앗긴 자와 아내를 빼앗은 자 사이의 긴장과 갈등이 구조적으로 치밀하게 짜여 있는 이 소설은 수다스럽고 넉살 좋은 위화의 캐릭터만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산뜻한 충격이 될 것이다. 「여자의 승리」(1995)는 남편의 서랍에서 발견한 겹겹이 싸놓은 작은 열쇠로 남편이 회사의 서랍 속에 감춰둔 내연녀의 사진과 편지를 발견하면서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그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 변화를 세심하게 소묘한 작품이다. 어떻게든 남편이 바람피운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아내와 아내의 속은 모르고 자기 방식대로만 자신을 벌하는 남편 사이의 삐그덕대는 설왕설래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 소설은 일견 아큐의 정신승리법을 연상케 하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인물을 창조해냄으로써 일상을 문학화한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다. 「무더운 여름」(1993)은 두 여자가 한 청년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다. 간결한 대화가 주를 이루는 이 소설에서 두 여자는 청년이 자신만을 바라본다고 착각하며 각자 만족을 느끼지만 실익을 거두는 것은 두 여자 사이를 오가며 작업을 거는 청년뿐이다. 청년이 자신들의 손바닥 안에 있다고 생각하며 헛물을 켜는 헛똑똑이 두 여자가 겪는 자아도취의 종말이 한 편의 콩트를 읽은 듯한 웃음을 선사한다. 「다리에서」(1993)는 임신을 매개로 한 어느 부부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갑자기 생전 관심도 보이지 않던 아내의 생리 주기에 집착하며 아내를 들볶아대는 남편과 그런 남편이 한편 우습기도 하고 한편 불안하기도 한 아내. 이들의 동상이몽하는 희극적인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맞이하며 비극으로 마감된다. 「그들의 아들」(1995)은 현대 중국사회의 한 단면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중국이 인구 억제 정책을 실시한 결과로 한 가정에서 낳을 수 있는 아이의 수가 제한되면서 ‘소황제’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공장 노동자로 빠듯한 월급을 쪼개가며 근근이 생활하는 부모와 부모 수입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며 아무 걱정 없이 지내는 대학생 아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대비시켜 보여주는 이 소설에는 자신들은 고생스럽게 살면서도 아이만큼은 부러운 것 없이 키우겠다는 부모의 잘못된,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슬픈 현실이 담겨 있다. 이렇듯 『무더운 여름』에 실린 작품들은 평범한 인물들이 일상에서 겪을 법한 일들을 풍자적이면서도 세밀하게, 실험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려낸 ‘일상의 소묘’와도 같다. 이 책에는 작가가 2002년 쑤저우 대학에서 ‘나의 문학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강연문도 함께 실려 있다. 처음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와 스승이 된 작가와 작품, 오랜 시간에 걸친 자신만의 글쓰기 훈련 과정, 선봉파 작가로 시작해 서서히 작품의 경향이 변모하게 된 이유,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이 강연문은 위화라는 작가와 그의 작품을 좀더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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